협상 또 결렬 '30년 숙원' 전남의대 물거품 되나

입력 2026.08.06. 18:01 이정민 기자
목포대-순천대 오늘 통합 논의…10일까지 협상
"개별 신청 땐 기회 다른 곳에 넘어갈 수도" 우려
교육부 “의대 신설, 양 대학 신속한 합의 필요”
전남도, 순천대·목포대와 의대 신설 업무협약

전남지역의 최대 숙원사업으로 꼽혀온 국립의과대학 신설이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국립목포대와 국립순천대가 의대 유치를 위한 통합을 놓고 다시 머리를 맞댔지만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다. 이에 전남 의대 신설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양 대학 등에 따르면 목포대와 순천대는 이날 오후 보성에서 약 2시간 동안 비공개 회의를 열고 대학 통합과 의대 신설 방안을 논의했다.

양 대학은 의대 캠퍼스와 대학본부, 대학병원 위치 등을 놓고 논의했지만 기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측은 오는 10일까지 추가 협의를 이어가며 합의 가능성을 끝까지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2일 민형배 시장이 양 대학에 조속한 합의를 주문한 이후 열린 후속 협의였지만, 실질적인 돌파구는 마련하지 못했다.

현재 교육부는 전남 의대 신설의 전제 조건으로 목포대와 순천대의 대학 통합을 유지하고 있다. 양 대학이 통합안을 마련해 정부에 신청해야만 의대 신설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다.

지역 안팎에서는 양 대학이 각각 의대를 신청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부가 통합을 전제로 전남 의대 신설을 추진해 온 만큼 개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개별 신청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의대 정원 배정 자체가 보장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부담이다. 정부가 증원된 의대 정원을 다른 지역 대학에 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자칫 전남이 오랜 숙원사업을 통째로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정부는 통합을 전제로 전남 의대 신설을 추진해 왔다”며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존 전제가 무너지는 만큼 정부가 다른 지역에 정원을 배정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별 신청을 허용해 달라는 요구는 할 수 있겠지만 교육부의 기본 입장은 통합을 통한 의대 신설”이라며 “결국 양 대학이 합의하지 못하면 전남이 기회를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안도 쉽지 않다.

현재 전남대와 조선대 의대 정원도 각각 125명 수준으로 전국에서도 많은 편인데, 의대 정원이 대폭 늘어나면 교수 확보와 교육시설, 실습병원 등 인프라를 함께 확충해야 한다. 의학교육은 단기간에 교수진과 교육 시스템을 갖추기 어려운 만큼 상당한 준비 기간과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초 정부와 지역이 대학 통합을 전제로 의대 신설을 추진했던 것도 두 대학의 인적·물적 자원을 결집해 안정적인 의학교육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취지였다는 분석이다.

지역에서는 이제라도 양 대학이 ’누가 의대를 가져가느냐‘는 경쟁보다 ’전남에 의대를 반드시 신설해야 한다‘는 공동 목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교육계 관계자는 “협상이 끝내 결렬되고 정부가 개별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거나 다른 지역에 정원을 배정하면 전남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양 대학 모두 지역의 미래를 위해 보다 책임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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