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지를 옛 전남도청으로” 제안에 민형배 “좋은 생각···검토”

입력 2026.07.09. 18:23 이정민 기자
타운홀 미팅서 3개 청사 운영 지역별 입장차
민형배 시장 “무안·광주·동부 청사 균형 활용”
3개 청사 조직 재배치 검토…7개 부서 증가
광주 10개 부서 줄이고 동부 9개·무안청사 8개 확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9일 오후 무안청사 소공연장에서 “특별시민과 함께 설계하는 통합특별시 청사”란 주제로 열린 ‘통합특별시 청사 관련 타운홀미팅’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렇게 싸울 바엔 옛 전남도청에 주소지를 두시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3개 청사 운영 방향을 논의하는 첫 타운홀 미팅에서 통합특별시 법적 주소지를 리모델링을 마친 옛 전남도청에 두자는 시민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좋은 생각”이라며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다만 청사 운영 방안을 놓고 동부권과 서부권, 광주권 시민들의 입장차가 뚜렷했다.

민 시장은 9일 무안청사 소공연장에서 ‘특별시민이 제안하고 특별시가 답합니다’ 타운홀 미팅을 열고 행정 전문가, 시민, 공무원 등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개 청사 운영 방향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민 시장은 인사말에서 “특별법에는 동부청사·무안청사·광주청사를 균형 있게 운영하도록 명시돼 있다”며 “법의 정신과 통합의 취지에 맞게 청사별 기능과 조직을 배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청사는 산업·경제 중심의 미래 성장 거점, 무안청사는 시민주권과 생활행정, 농수산 정책 중심, 광주청사는 기관 유지와 기획·조정 기능 중심으로 운영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민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지역별 시각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동부권 참석자들은 행정 기능이 여전히 광주와 무안에 집중될 수 있다며 보다 과감한 기능 이전을 요구했다.

변황우 순천제일대 교수는 “동부청사에 주소지만 오는 것 외에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며 “행정적 균형이라는 원칙이 제대로 실현되는지 아쉽다”고 말했다.

순천시민 황남교씨도 “광주에 반도체 산업이 들어서면 인구와 기능이 다시 광주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며 “동부권 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무안 등 서부권 시민들은 통합 이후 행정 기능이 광주로 쏠리는 것을 우려했다.

한 무안 시민은 “통합의 취지는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것인데 핵심 기능이 광주에 집중되면 의미가 퇴색된다”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주요 기능은 무안청사에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안청사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상인도 “전남도청 이전 이후 형성된 지역경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기존 행정 기능 유지를 요구했다.

이처럼 지역별로 의견이 팽팽하자 3개 청사 외에 다른 곳으로 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광주 동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동구는 과거 전남도청과 광주시청을 모두 품고 있었지만 결국 두 기관을 모두 떠나보냈다”며 “지역별로 청사를 놓고 다투기보다 리모델링을 마친 옛 전남도청에 통합특별시 주소지를 두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민 시장은 “기발한 아이디어다”며 “현재 옛 전남도청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유이기 때문에 가능한 방안인지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행사에 앞서 ‘종전 근무지 보장’과 ‘기관 유지 기능 균형 배치’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인 공무원노조도 발언에 나서 청사 운영 원칙을 보다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9일 오후 무안청사 소공연장에서 열린 ‘통합특별시 청사 관련 타운홀미팅’서 동부·무안·광주 3개 청사 기능 배분 및 행정 효율성, 균형발전 실현을 위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민 시장은 “종전 근무지를 보장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기관 유지 기능 역시 시민의 삶과 공익, 행정 효율성을 기준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결국 판단 기준은 통합의 취지와 공익”이라며 “시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의회와 협의하면서 합리적으로 정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타운홀 미팅에서는 3개 청사 균형 운영을 위한 조직 재배치 구상도 공개됐다.

백승주 대전환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체적으로 7개 부서가 늘어날 예정이며 상대적으로 기능이 약했던 동부청사 조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토안에 따르면 광주청사는 현재 69개 부서에서 59개로 10개 부서가 줄고, 동부청사는 12개에서 21개로 9개 부서가 늘어난다. 무안청사도 58개에서 66개로 8개 부서가 확대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동부청사는 산업·경제 중심의 미래성장 거점으로 운영하고 부시장 1명과 통합특별시 법적 주소지를 두는 방안이 검토된다. 무안청사는 시민주권과 안전·생활행정, 농해수산 정책 중심 기능을 맡고 부시장 2명을 두는 안이 제시됐다. 광주청사는 기획조정과 정무, 기관 유지 기능을 담당하며 부시장 1명을 배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백 부위원장은 “3개 청사는 모두 특별시의 주청사라는 원칙 아래 기능과 조직, 권한을 균형 있게 배치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시민들이 어느 청사를 방문하더라도 동일한 행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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