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6·3 지방선거] 압승 속 깊어진 균열···민주당 ‘상처뿐인 승리’

입력 2026.06.04. 18:44 이정민 기자
공천 잡음에 광양·강진·신안 흔들리고 전남 5곳 내줘
김영록·송영길 잇단 비판…“공천 혼선·지도부 책임” 직격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4일 인천 연수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소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6.04. photo@newsis.com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당 안팎에서는 상처 뿐인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장과 대구시장, 부산 북구갑, 경기 평택을 등 주요 선거에서 패배한 데다 전남에서도 기초단체장 5곳을 내주며 텃밭 민심의 경고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영록 전남지사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보다 전당대회에 몰두한 당 지도부와 공천 과정의 혼선이 패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남 22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17곳을 차지했지만 장흥·신안에서는 조국혁신당 후보가, 광양·강진·완도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표면적으로는 압승에 가까운 성적표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 광양과 강진, 신안의 경우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이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양에서는 박성현 무소속 당선인이 현역 시장인 정인화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박 당선인은 당초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불법 전화방 운영 의혹으로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자격 박탈이 없었다면 민주당 후보 간 경쟁으로 정리됐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진과 신안 역시 사실상 ‘컷오프’에 가까운 당원 자격 정지 징계가 변수로 작용했다. 강진원 강진군수 당선인과 김태성 신안군수 당선인은 불법 당원 모집 혐의로 당원 자격이 정지되면서 민주당 간판을 달지 못했고, 이후 각각 무소속과 조국혁신당 후보로 출마해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공천 갈등만 없었다면 사실상 전남 전 지역 석권도 가능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선거 결과도 예상보다 치열했다. 강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승부가 초박빙으로 갈렸다. 신안은 3.91%p, 광양은 3.86%p 차로 당락이 갈렸고, 완도에서는 김신 무소속 당선인이 우홍섭 민주당 후보를 2.59%p 차로 꺾었다. 장흥에서는 사순문 조국혁신당 당선인이 김성 민주당 후보를 1.11%p 차로 제치며 승리했다. 표 차이는 248표에 불과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가까스로 수성한 지역도 적지 않았다. 함평에서는 이남오 당선인이 이윤행 조국혁신당 후보를 3.11%p 차로 따돌렸고, 진도에서는 이재각 당선인이 현역 군수인 김희수 무소속 후보를 0.53%p 차, 170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결국 4%p 이내 접전 지역만 6곳에 달했다. 민주당이 모두 가져갈 수도 있었지만 반대로 상당수를 내줄 수도 있었던 셈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 독점 구도에 대한 경고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김영록 전남지사도 당내 경선 과정의 문제와 지도부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 SNS 캡처.

김 지사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바로 이 시각부터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이번 선거에서 우리 호남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공천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4월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수장 후보 최종 경선에서 민형배 후보에게 패한 이후 경선 과정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결선투표 첫날 전남지역 ARS 투표 과정에서 2천308건의 전화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와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납득할 만한 해명이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민주당 당선인도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송 당선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선과정이 너무 불투명하고 논란이 많았다. 이거는 중앙선관위에 위탁을 해야 될 문제이고, 여론조사 기관도 투명하게 밝히고, 그리고 로데이터도 전부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체 호남의 경선이 바로 본선과 동일한 결과인데, 경선 자체의 정당성에 논란이 많은 상태에서 그냥 당이 했으니까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의 모습은 호남에는 맞지 않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전남을 지켜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라며 “공천 과정의 잡음과 지도부 리더십 논란이 없었다면 싹쓸이도 가능했던 선거였고, 반대로 접전 지역 결과가 조금만 달랐다면 패배라는 평가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지역민들이 민주당이라는 당명만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임창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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