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송영길 잇단 비판…“공천 혼선·지도부 책임” 직격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인 승리를 거뒀지만 당 안팎에서는 상처 뿐인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장과 대구시장, 부산 북구갑, 경기 평택을 등 주요 선거에서 패배한 데다 전남에서도 기초단체장 5곳을 내주며 텃밭 민심의 경고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영록 전남지사를 비롯한 지역 정치권에서는 선거보다 전당대회에 몰두한 당 지도부와 공천 과정의 혼선이 패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남 22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17곳을 차지했지만 장흥·신안에서는 조국혁신당 후보가, 광양·강진·완도에서는 무소속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표면적으로는 압승에 가까운 성적표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쉬움이 적지 않다. 광양과 강진, 신안의 경우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이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양에서는 박성현 무소속 당선인이 현역 시장인 정인화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박 당선인은 당초 민주당 경선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불법 전화방 운영 의혹으로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지역 정가에서는 자격 박탈이 없었다면 민주당 후보 간 경쟁으로 정리됐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진과 신안 역시 사실상 ‘컷오프’에 가까운 당원 자격 정지 징계가 변수로 작용했다. 강진원 강진군수 당선인과 김태성 신안군수 당선인은 불법 당원 모집 혐의로 당원 자격이 정지되면서 민주당 간판을 달지 못했고, 이후 각각 무소속과 조국혁신당 후보로 출마해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공천 갈등만 없었다면 사실상 전남 전 지역 석권도 가능했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선거 결과도 예상보다 치열했다. 강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승부가 초박빙으로 갈렸다. 신안은 3.91%p, 광양은 3.86%p 차로 당락이 갈렸고, 완도에서는 김신 무소속 당선인이 우홍섭 민주당 후보를 2.59%p 차로 꺾었다. 장흥에서는 사순문 조국혁신당 당선인이 김성 민주당 후보를 1.11%p 차로 제치며 승리했다. 표 차이는 248표에 불과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가까스로 수성한 지역도 적지 않았다. 함평에서는 이남오 당선인이 이윤행 조국혁신당 후보를 3.11%p 차로 따돌렸고, 진도에서는 이재각 당선인이 현역 군수인 김희수 무소속 후보를 0.53%p 차, 170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결국 4%p 이내 접전 지역만 6곳에 달했다. 민주당이 모두 가져갈 수도 있었지만 반대로 상당수를 내줄 수도 있었던 셈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민주당 독점 구도에 대한 경고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김영록 전남지사도 당내 경선 과정의 문제와 지도부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김 지사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바로 이 시각부터 정청래를 당대표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치겠다.이번 선거에서 우리 호남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며 공천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4월 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수장 후보 최종 경선에서 민형배 후보에게 패한 이후 경선 과정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결선투표 첫날 전남지역 ARS 투표 과정에서 2천308건의 전화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와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납득할 만한 해명이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송영길 민주당 당선인도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송 당선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경선과정이 너무 불투명하고 논란이 많았다. 이거는 중앙선관위에 위탁을 해야 될 문제이고, 여론조사 기관도 투명하게 밝히고, 그리고 로데이터도 전부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체 호남의 경선이 바로 본선과 동일한 결과인데, 경선 자체의 정당성에 논란이 많은 상태에서 그냥 당이 했으니까 무조건 밀어붙이는 식의 모습은 호남에는 맞지 않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전남을 지켜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결코 만족할 수 없는 결과”라며 “공천 과정의 잡음과 지도부 리더십 논란이 없었다면 싹쓸이도 가능했던 선거였고, 반대로 접전 지역 결과가 조금만 달랐다면 패배라는 평가가 나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지역민들이 민주당이라는 당명만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임창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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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4년인데 또 원점?"···노관규표 사업 손대나, 순천 야권 '격양'
순천 연향들 일원. 순천시 제공
6·3 지방선거를 통해 순천시정이 4년 만에 더불어민주당 체제로 재편된 가운데 민선 8기 노관규 시장이 추진해 온 핵심 사업들의 향배를 두고 일부 야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손훈모 순천시장 당선인이 일부 현안 사업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치자 야당 의원들은 “정치적 이유로 정책을 뒤집어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손 당선인은 9일 한 방송사의 인터뷰를 통해 “연향들 폐기물처리시설과 애니메이션 클러스터 조성 사업 등에 대해 시민 의견 수렴과 재검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민선 8기 역점사업 일부가 인수위원회 검토 과정에서 ‘원점 재검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노관규 시장의 성과로 꼽힌 ‘연향들 소각장 사업’과 ‘애니메이션·웹툰 클라스터’ 사업이 재검토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연향들 폐기물처리시설은 수십 년간 해결하지 못했던 쓰레기 처리 문제의 대안으로 추진됐지만 입지 선정과 환경성 등을 둘러싸고 지역사회 갈등이 이어져 왔다. 이와 관련, 지난해 대법원이 입지결정고시 집행정지 신청을 최종 기각한 데 이어, 순천시가 입지 결정 절차의 적법성을 둘러싼 행정소송에서도 승소하면서 일단락된 상태다.애니메이션·웹툰 클러스터 사업 또한 추진 과정에서 예산 증액과 사업 선정 배경 등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난 3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감사원 감사를 요구했다. 현재 감사가 진행 중으로 결과는 빠르면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손 당선인은 “그간 추진된 사업들에 문제가 있다면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야권에서는 이미 상당한 행정력과 예산이 투입된 사업까지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순천시의회에서 유일한 보수정당 인사인 이세은 의원(국민의힘)은 “연향들 소각장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망상”이라며 “이 사업은 지난 4년 동안 순천시가 가장 획기적으로 추진한 사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이어 “허석 전 시장 시절에는 입지 선정조차 하지 못해 임기 내내 논란이 이어졌던 사안인데,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해 어렵게 입지를 정한 사업을 이제 와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일각에선 손 당선인이 새로운 정책 추진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기존 핵심 사업들이 소외될 가능성을 우려했다.이번 선거를 통해 5선 순천시의원이 된 이복남 의원(조국혁신당 순천지역위원장)은 “원도심은 도시의 뿌리인데 손훈모 당선인의 공약과 비전이 이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인다”며 “특히 애니메이션·웹툰 클러스터 사업이 우려된다. 좋은 정책이라면 정당을 떠나 연속성을 갖고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한편 손 당선인은 이날 오후 ‘민선 9기 순천시장직 인수위원회’를 발표했다. 인수위는 박기영 민주당 과학기술미래전략분과장을 포함해 15인 규모로 구성됐다. 우주항공, AI, 환경, 복지 등 분야별 전문가들로 꾸려졌으며 민선 9기 시정 방향과 핵심 공약 구체화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순천=김학선기자 balaboda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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