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6·3지방선거] '거친 승부사' 민형배, 광주·전남 메가시티 선장으로

입력 2026.06.04. 00:50 이삼섭 기자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민형배 당선인이 걸어온 길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3일 오후 광주 서구 마륵동 선거사무소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엄지척 하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오는 7월 공식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초대 수장으로 선출된 민형배 당선인은 강한 추진력과 풍부한 행정·입법 경험을 동시에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치 현장 최일선에서 논란과 파격의 중심에 서기도 했던 민 당선인은 이제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등으로 대표되는 대전환의 시기, 광주와 전남의 재도약과 상생발전을 이끌 거대한 돛을 올리게 됐다. 지역언론 기자로 시작해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구청장, 청와대 비서관, 국회의원을 거쳐 초대 통합특별시장 자리에 오른 민 당선인의 삶과 정치 역정을 톺아봤다.

2017년 12월 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의 ‘광주의 권력’ 출판기념회에서 민 청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나란히 앉아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뉴시스

◆시대의 기록자에서 자치분권 설계자로

1961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민 당선인은 마산국민학교와 해남중학교, 목포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전남대학교 사회학과에 입학했다. 같은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땄다.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재학 시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으며 사회 변혁에 눈을 떴다고 했다. 1988년부터 12년간 전남일보 기자와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현장의 기록자로 살았다. 2001년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의 공동대표를 맡으며 본격적으로 현실 사회 운동에 뛰어들었다.

정치 입문은 참여정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시작됐다. 최고 권력기관에서 국정 운영의 메커니즘과 국가 균형발전 정책 등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이 때의 경험을 발판 삼아 2010년 민선 5기 광주 광산구청장으로 당선되며 본격적인 ‘풀뿌리 자치 행정’의 시험대에 오른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재선 구청장으로 지낸 8년은 그에게 ‘풀뿌리 정책가’라는 타이틀을 확고히 해 준 시기다. 전국 최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대표적이다. 구청 소속 비정규직 직원들을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노동계와 중앙정부의 주목을 받았다. 이는 민주당의 핵심 정책으로 채택돼 문재인 정부에서 전국적 의제로 확대됐다. 또 부구청장과 동장 직선제 등 파격적인 행정 실험을 도입해 한국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차례 휩쓸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자치발전·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내며 역량을 쌓았다. 광주형 일자리, 한전공대 설립, 인공지능(AI) 집적단지 등 광주의 굵직한 현안을 풀어가는 데 기여했다.

민형배 광주 광산구청장이 2018년 3월 6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6·13 지방선거 광주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선명성 무기, 중앙 정치와 검찰 개혁 선봉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광주 광산구을)에서 전국 최고 득표율인 84.05%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특히 민주당 내 가장 선명한 ‘투사형 정치인’으로 각인됐다. 검찰 수사·기소 분리 입법 과정에서 보여준 강단과 대여(對與) 투쟁의 선봉에 선 행보는 호남 지지층의 강력한 결집을 이끌어냈다. 22대 국회에선 광주 유일의 재선 의원이 됐다. 검찰정상화특위 위원장을 맡아 검찰청 폐지 법안 통과를 주도하는 등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확실하게 증명해 왔다.

특히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법안(검수완박법)의 안건조정위원회 통과를 위해 탈당을 감행하면서 단숨에 전국적 인지도를 가진 정치인으로 각인됐다. 위장 탈당 논란을 빚으며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정치인으로서는 ‘승부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전투토끼’(battle rabbit)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 무렵이다.

입법 활동도 성실했다. 2025년 말 기준, 본회의 출석률 100%(21대 167회, 22대 85회), 대표 발의 법안 총 552건을 기록했다. 상복도 많았다. 더불어민주당 국정감사 우수의원상을 5차례 받았다. 국회의장상은 4년 연속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과의 인연은 민 당선인 정치 역정의 중요한 변곡점이 됐다. 2021년 1월 13일 호남 국회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차기 대권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친문으로 분류되던 그의 이재명 지지 선언은 ‘이재명 대세론’의 불씨를 지피는 계기가 됐다. 이후 지난해 21대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캠프의 전략 기획과 K-이니셔티브위원장을 맡아 정권 창출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 같은 기세를 쉴 새 없이 몰아쳐, 마침내 전남광주가 40년 만에 통합해 탄생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수장으로 우뚝 섰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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