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주민등록 100만명에 배후권 80만명 확장”
에스토니아식 ‘디지털 시민권’ 도입 검토 필요성도
지난해 1만3천명 순유출…근본적 유입 정책 관건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최소한의 주민등록인구는 400만 명이죠. 나머지 100만 명은 전북 남부권이나 경남 서부권 등 통합특별시 주요 거점 도시의 영향권에 드는 배후 인구를 뜻합니다.”
황성웅 광주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의 말이다. 최근 광주연구원이 내놓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미래상과 발전전략’ 보고서와 관련, 비현실적이란 비판이 제기된데 대한 반박이다. 그는 무등일보 인터뷰를 통해 ‘2040년 광역인구 500만 명’에 대해 구체적인 개념을 들어 설명했다.
우선 황 연구위원은 “500만이라는 목표에는 통합 효과에 따른 주민등록 인구 100만명과 함께 광역권이 확대되는 데 따른 영향 인구까지 포함된 광역인구 개념”이라고 말했다. 행정 구역이라는 지리적 경계를 허물고 교통 혁신과 산업 인프라 강화를 통해 인접한 시·도의 인구와 경제력을 통합특별시 영향권 아래 두는 ‘공격적인 메가시티’ 전략이 연구진이 제시한 보고서의 ‘500만 인구 시나리오’다. 실제 보고서에서도 ‘광역인구’ 개념을 사용했다.
그는 “우리 (연구원) 내부에서도 논쟁이 있었지만 통합특별시가 최소한의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직접 주민등록 인구 방어선은 최소 400만 명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320만명 가량의 인구 구조에서 광주권, 동부권, 서부권을 각각 100만 규모의 대도시권으로 체질을 개선해 인구 유출을 막고 외부 내국인을 유입시켜 420만명의 단단한 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나머지 80만명은 광역 거점 도시에 영향을 받는 인구다. 현재도 고창·정읍·남원 등 전북 남부지역은 광주에, 남해·하동 등 경남 서부지역은 전남 여수·순천·광양(여순광)의 영향권에 있다. 도시 규모가 커지고 광역교통망을 통해 이동 편의성이 높아질수록 광역인구는 계속 늘어나는 구조다. 황 연구위원은 “광주·전남이라는 행정 구역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전북의 남부권역, 여순광과 맞닿은 경남의 서부권역, 달빛철도로 연결될 남원이나 함양 등 통합특별시의 거점 도시 영향권에 둘 수 있는 인구 80만명을 광역 배후 인구로 흡수하는 개념이 500만 수치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 또한 교통을 핵심 조건으로 보고 ‘트라이포트’와 ‘60분 생활권’을 구축이 전제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광주송정역을 중심으로 한 철도망, 무안국제공항의 항공 네트워크, 광양항의 해운 물류가 결합되면서 사람과 물류, 산업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특별시 3개의 주요 거점을 1시간 이내로 연결해야만 ‘다핵형 광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그러나 국가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내국인 이동만으로는 ‘광역인구 500만명’을 달성하는 데는 한계가 뚜렷한 상황. 이에 대해 황 연구위원은 광주가 가진 인공지능(AI) 환경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비전을 살려 ‘디지털 생활 인구’를 만들어 내는 방식을 제시했다. 유럽의 IT 강국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시민권’(e-Residency) 모델을 벤치마킹한 구상이다. 해당 국가나 도시에 직접 거주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신분증을 발급 받고, 법인 설립과 은행 업무까지도 할 수 있는 제도다. 그는 “한국의 높은 국가 신뢰도를 지렛대 삼아 아시아나 글로벌 기업가들이 통합특별시에 법인을 설립하고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매개체가 된다면 통합특별시가 글로벌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호남지방데이터청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지역 인구는 1만3천678명이 순유출(전입 인구-전출 인구)됐다. 전남은 1천여명 인구가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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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단선’ 설계 서부경전선 우려···전문가들 “복선화” 한목소리
지난 16일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서 개최된 ‘영·호남 4개 시·도 연구원(광주·부산·경남·전남) 공동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서부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추진돼 우려를 낳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핵심 조건인 광역교통망의 획기적 개선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남부경제권 구축의 출발점이 될 핵심 인프라를 시작부터 ‘반쪽짜리 고속철도’로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적 오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단선 철도가 가진 구조적 한계… 열차 지연·선로용량 포화 불 보듯”이상국 부산연구원 도시·해양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6일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서 개최된 ‘영·호남 4개 시·도 연구원(광주·부산·경남·전남) 공동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제를 통해 서부경전선을 원점에서부터 ‘복선전철’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광주송정~순천 구간(121.5km) 전철화 사업은 기존의 노후화된 단선 비전철 노선을 개량해 시속 250km급 준고속열차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설계 중이다. 완공 시 광주와 부산을 2시간대로 연결된다.문제는 ‘단선 철도’가 가진 태생적 한계다. 이 연구위원은 서부경전선이 운영의 정시성 저하와 선로용량의 한계로 반쪽짜리 고속화 노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선 철도는 상·하행 열차가 하나의 선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맞은편에서 오는 열차를 피하기 위해 역마다 교행 대기(신호대기)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쪽 열차가 연착되면 노선 전체의 열차가 연쇄 지연되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이 때문에 여객 열차 증편은 물론 향후 물류 수송 수요가 늘어날 경우 단선 철도는 개통과 동시에 포화 상태에 직면할 가능성까지도 제기된다. 이 연구위원은 “남부권 핵심 산업 벨트인 광주의 인공지능(AI)·미래차 클러스터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제조·항만 물류 기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에는 단선 철도의 선로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영·호남 경제권의 실질적인 통합과 동반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열차의 연속 운행이 가능하고 수송 능력이 월등한 복선 고속화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호남고속철도 또한 추진 당시 낮은 경제성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개통 직후부터 여객이 포화되면서 선로용량 부족을 겪어왔다. 특히 단선으로 개통한 뒤 향후 수요가 많아져 복선화를 재추진하게 되면 이중의 예산 투입과 공사 기간 중 열차 운행 중단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불가피하다.최치국 광주연구원 원장이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단선과 복선은 이론상 4~5배 차이…“지금이라도”토론자들도 복선화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 용량이 4~5배 차이 나는 ‘복선화’만이 통합특별시의 광역교통망 혁신은 물론 남부경제권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며 정부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이호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시설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로가 2차선으로 가다가 갑자기 1차선으로 줄어들면 난리가 나는데, 철도는 왜 동부 구간(복선)과 서부 구간(단선)을 다르게 가는데 가만히 있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철도 공학적으로 단선과 복선의 선로 용량 차이는 이론상 4~5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복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단선인 서부경전선을 복선으로 재추진하는 데 따른 시간상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짚었다.김종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철도 사업은 터널과 교량이 많아서 한번 단선으로 뚫어놓으면 나중에 복선으로 늘리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실제 이용자의 편의와 철도 용량을 고려해 처음부터 복선으로 제대로 된 철도를 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자체의 근시안적 시각 또한 비판했다. 광주·전남의 생활권을 연결한다는 데 생각이 갇혀 중장기적 비전(남부권 연결)을 내다보지 못했다는 것이다.현재 단선으로 설계가 진행 중인 서부경전선을 복선화로 재추진하는 데 따른 부담 또한 제기됐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거치게 될 경우 최소 2~3년가량 더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타 통과 과정에서 다른 국책 철도 사업들에 우선 순위에 밀릴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이상국 연구위원은 광주·전남 통합 등 행정 통합 국면을 레버리지 삼아 복선화로 증액되는 추가 사업비의 일정 부분을 지자체가 과감하게 분담(매칭)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면서 예타 재조사 과정을 대폭 단축하거나 면제받는 전략이다.이호 본부장은 “6차 광역철도망 계획에 복선전철화를 담고, 예산 조정 과정을 하는 과정들이 다시 한번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을 거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고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선의 한계를 마주치고 추후 복선으로 개량하는 과정을 거치느니 몇 년 더 지연되더라도 복선화로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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