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태계 글로벌 혁신거점 고도화 ‘지렛대’
정부, WHO 등과 AI 인프라 공유·협력 약속
연구원, 정부 앞서 제안…지역 정치권도 ‘맞손’

광주가 전 세계 AI(인공지능) 규범과 협력을 주도하는 ‘글로벌 AI 수도’로 도약하기 위해 ‘UN(유엔) AI 허브’를 유치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정부가 UN 산하 기관의 AI 인프라와 문제 해결을 위한 거버넌스 기구 집적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국내 최고 수준의 공공 인공지능 생태계를 갖춘 광주가 그 중심지가 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25일 광주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보고서 ‘UN AI 허브, 광주 유치로 글로벌 AI 수도 도약’(황성웅 책임연구위원)을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UN AI 허브의 광주 유치 당위성과 구체적인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UN AI 허브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비전 아래 AI 관련 기술과 규범 인프라, 데이터를 연계해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시민 모두에게 공적 편익을 제공하는 글로벌 단위의 공공 AI 협력 플랫폼이다.
보고서 분석 결과, 광주는 지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된 ‘AI 중심도시 광주 프로젝트 1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산 능력을 갖춘 국가AI데이터센터와 차별화된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올해부터는 2030년까지 2단계 사업(AX 실증밸리)을 통해 도시 전체를 AI 전환 실증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문제는 최근 타 지자체 간의 AI 산업 육성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국내형 AI 중심도시 모델만으로는 지속적인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글로벌 거점으로의 전략적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UN AI 허브’ 유치가 광주 AI 산업의 국제화와 규모화를 이끌 ‘거대한 지렛대(메가 레버리지)’가 될 거란 전망이다. 보고서는 특히 광주가 UN AI 허브를 유치할 경우 국내외 인재와 기업이 자발적으로 유입되는 고속도로를 구축하고 도시의 비즈니스·서비스·교통 인프라 고도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경우 1966년 UN에 비엔나 국제센터(VIC) 설립을 제안해 유치에 성공했다. 그 결과 현재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비롯해 국제적 기술 관리가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40개 이상 국제기구가 입주한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 거듭났다.
보고서는 UN AI 허브 최적지로서 광주가 가진 4대 강점으로 ▲UN의 공익 목적에 즉시 부합하는 최첨단 ‘공공 AI 인프라’ ▲5·18 민주화운동 등 민주·인권도시 정체성에 기반한 ‘신뢰 거버넌스’ ▲글로벌 사우스의 언어·문화적 다양성을 아우를 수 있는 ‘문화적 포용’ ▲도시·농촌·해양·산업단지가 집약돼 글로벌 문제를 통합 실증할 수 있는 ‘AI 실증 최적 환경’을 꼽았다.
보고서는 “이미 AI 생태계를 구축한 광주가 글로벌 AI 수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의 ‘해양수도’, 대전의 ‘과학수도’, 인천의 ‘글로벌 허브공항’과 같이 광주에 집중지원해야 한다는 거다. 이와 함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특별법에 국제기구 유치와 운영에 관한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성웅 책임연구위원은 “UN AI 허브 유치는 광주 AI 생태계의 글로벌화를 위한 구조적 돌파구이자, 대한민국이 AI 글로벌 3강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장 경쟁력과 공공 AI 거버넌스 리더십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기회”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3월 ILO(국제노동기구), WHO(세계보건기구), ITU(국제전기통신연합) 등 UN 6개 기구와 AI 관련 인프라 공유 및 글로벌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 후 UN AI 허브 유치를 추진 중이다. 이에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해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북구갑) 등 지역 정치권도 광주에 유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광주연구원은 정부의 발표에 앞서 지난해부터 광주를 UN 기구의 AI 거버넌스 플랫폼 도시로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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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단선’ 설계 서부경전선 우려···전문가들 “복선화” 한목소리
지난 16일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서 개최된 ‘영·호남 4개 시·도 연구원(광주·부산·경남·전남) 공동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서부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추진돼 우려를 낳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핵심 조건인 광역교통망의 획기적 개선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남부경제권 구축의 출발점이 될 핵심 인프라를 시작부터 ‘반쪽짜리 고속철도’로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적 오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단선 철도가 가진 구조적 한계… 열차 지연·선로용량 포화 불 보듯”이상국 부산연구원 도시·해양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6일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서 개최된 ‘영·호남 4개 시·도 연구원(광주·부산·경남·전남) 공동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제를 통해 서부경전선을 원점에서부터 ‘복선전철’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광주송정~순천 구간(121.5km) 전철화 사업은 기존의 노후화된 단선 비전철 노선을 개량해 시속 250km급 준고속열차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설계 중이다. 완공 시 광주와 부산을 2시간대로 연결된다.문제는 ‘단선 철도’가 가진 태생적 한계다. 이 연구위원은 서부경전선이 운영의 정시성 저하와 선로용량의 한계로 반쪽짜리 고속화 노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선 철도는 상·하행 열차가 하나의 선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맞은편에서 오는 열차를 피하기 위해 역마다 교행 대기(신호대기)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쪽 열차가 연착되면 노선 전체의 열차가 연쇄 지연되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이 때문에 여객 열차 증편은 물론 향후 물류 수송 수요가 늘어날 경우 단선 철도는 개통과 동시에 포화 상태에 직면할 가능성까지도 제기된다. 이 연구위원은 “남부권 핵심 산업 벨트인 광주의 인공지능(AI)·미래차 클러스터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제조·항만 물류 기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에는 단선 철도의 선로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영·호남 경제권의 실질적인 통합과 동반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열차의 연속 운행이 가능하고 수송 능력이 월등한 복선 고속화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호남고속철도 또한 추진 당시 낮은 경제성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개통 직후부터 여객이 포화되면서 선로용량 부족을 겪어왔다. 특히 단선으로 개통한 뒤 향후 수요가 많아져 복선화를 재추진하게 되면 이중의 예산 투입과 공사 기간 중 열차 운행 중단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불가피하다.최치국 광주연구원 원장이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단선과 복선은 이론상 4~5배 차이…“지금이라도”토론자들도 복선화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 용량이 4~5배 차이 나는 ‘복선화’만이 통합특별시의 광역교통망 혁신은 물론 남부경제권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며 정부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이호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시설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로가 2차선으로 가다가 갑자기 1차선으로 줄어들면 난리가 나는데, 철도는 왜 동부 구간(복선)과 서부 구간(단선)을 다르게 가는데 가만히 있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철도 공학적으로 단선과 복선의 선로 용량 차이는 이론상 4~5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복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단선인 서부경전선을 복선으로 재추진하는 데 따른 시간상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짚었다.김종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철도 사업은 터널과 교량이 많아서 한번 단선으로 뚫어놓으면 나중에 복선으로 늘리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실제 이용자의 편의와 철도 용량을 고려해 처음부터 복선으로 제대로 된 철도를 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자체의 근시안적 시각 또한 비판했다. 광주·전남의 생활권을 연결한다는 데 생각이 갇혀 중장기적 비전(남부권 연결)을 내다보지 못했다는 것이다.현재 단선으로 설계가 진행 중인 서부경전선을 복선화로 재추진하는 데 따른 부담 또한 제기됐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거치게 될 경우 최소 2~3년가량 더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타 통과 과정에서 다른 국책 철도 사업들에 우선 순위에 밀릴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이상국 연구위원은 광주·전남 통합 등 행정 통합 국면을 레버리지 삼아 복선화로 증액되는 추가 사업비의 일정 부분을 지자체가 과감하게 분담(매칭)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면서 예타 재조사 과정을 대폭 단축하거나 면제받는 전략이다.이호 본부장은 “6차 광역철도망 계획에 복선전철화를 담고, 예산 조정 과정을 하는 과정들이 다시 한번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을 거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고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선의 한계를 마주치고 추후 복선으로 개량하는 과정을 거치느니 몇 년 더 지연되더라도 복선화로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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