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숙영 "38년 현장 전문성으로 광주·전남 교육 핏줄 잇겠다"

입력 2026.05.21. 16:31 한경국 기자
[초대 전남광주통합시 교육감 후보자에 듣는다]
강숙영 후보.

광주·전남 교육이 40년만에 다시 하나로 뭉친다. 지역 소멸 위기 속 출범하는 초대 통합 교육청은 거대 조직과 막대한 예산을 다루며 대한민국 교육 자치의 새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향후 호남 교육의 백년대계를 설계할 첫 수장 선거를 앞두고, 시·도민의 현명한 선택을 돕기 위해 후보들의 출마 변과 핵심 공약을 점검한다. 후보 인터뷰 게재 순서는 가나다순을 따랐다. -편집자주

-40년 만에 다시 하나가 되는 광주·전남 교육, 그 첫 통합 수장이 돼야만 하는 시대적 소명이 있나.

▲40년 전 헤어진 광주와 전남이 다시 하나가 되는 것은 단순한 행정 구역 통합이 아니다. 끊어졌던 지역 교육의 핏줄을 잇는 역사적 사건이자 지역 소멸 위기 앞에 배수의 진을 치는 일이다. 첫 통합 교육감은 권한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후대에 남길 첫 설계도를 정밀하게 그려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지는 자리다.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느냐에 따라 통합은 갈등의 출발선이 될 수도, 광역 행정 통합의 성공 모델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첫 수장은 권한을 키우는 사람이 아니라 나누는 사람이어야 한다. 광주의 대도시 교육 정체성과 전남의 농어촌 가치를 누구 하나 손해 없이 상향 평준화해야 한다. 나는 광주에서 태어나 전남에서 아이들을 가르쳤고, 다시 광주에서 교육 행정을 이어온 38년 경력의 교육자다. 두 지역 현장을 모두 잘 이해하는 사람만이 이 무게를 견딜 수 있다. 광주의 5월 민주주의, 김대중 대통령의 인권, 의향(義鄕) 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엄마의 마음으로 설계하고 교육감의 책임으로 완성하겠다. 첫발의 무게를 피하지 않겠다.

-통합 교육청은 거대 조직과 막대한 예산을 다루게 된다.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강점은.

▲통합 교육청은 교직원 5만명, 4년간 예산 30조원 규모가 투입되는 초대형 조직이다. 견제 장치가 없다면 독단적인 제왕적 교육감이 탄생하기 쉽다. 이 권력을 제어하기 위해 내가 먼저 가질 권한을 스스로 견제받겠다고 선언했다. 합의제 의결 기구인 교육위원회, 개방형 인사 검증 위원회, 독립적인 교육 옴부즈맨 등 ‘자발적 견제 6대 장치’를 구축하겠다. 이는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기에 다른 후보들이 선뜻 내놓지 못하는 혁신적인 행정 철학이다.

또 다른 강점은 38년간 쌓아온 현장 전문성이다. 대도시 과밀 학교부터 농어촌 분교, 신도시 학군 문제와 인구 소멸 지역까지 모든 형태를 직접 겪었다. 탁상행정이 아닌 실제 교실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정책을 만들 능력이 있다. 화합의 리더십, 불도저 같은 추진력, 자녀를 키워낸 엄마의 세밀한 눈을 모두 갖춘 후보라 확신한다.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공약을 우선순위에 따라 요약한다면.

▲임기 내 7천500억원을 투입할 5대 핵심 공약을 최우선 추진하겠다. 첫째는 4년간 7천억원을 투입하는 ‘국가책임 5일 돌봄학교’다. 아침 등교부터 저녁 늦은 시간, 방학이나 휴업일에도 단절 없는 돌봄을 학교가 온전히 책임져 맞벌이 부모의 보육 부담을 해결하겠다. 둘째는 ‘전남·광주형 EBS 공영방송’ 개국이다. 우수 교사 100명을 선발해 소외 지역 아이들에게도 24시간 고품질 무료 강의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 셋째는 사교육비 경감을 위한 ‘프리미엄 입시 지원 시스템’이다. 27개 거점 지역에 종합진학상담센터를 설치하고 AI 입시 분석을 도입해 임기 내 사교육비를 30% 감축하겠다. 넷째는 24시간 전용 안전라인과 원스톱 대응팀을 주축으로 한 ‘학교폭력 제로화’로 학폭을 50% 이상 줄이겠다. 다섯째는 초등 5년, 중등 4년, 고등 3년 체제인 ‘5-4-3 학제 개편 선도’다. 전국 최초 시범 지역으로서 학생들이 진로를 1년 먼저 체계적으로 발견하도록 돕겠다.

강숙영 후보.

-광주의 과밀 학급 문제와 전남의 작은 학교 문제는 양상이 다르다. 이 도농 간 교육 격차를 줄일 구체적 복안은.

▲두 문제는 인구 불균형이라는 같은 뿌리에서 자라난 위기다. 따라서 임시방편이 아니라 두 문제를 하나로 묶어 동시에 치료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광주 과밀 해소를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하로 제한하는 상한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신도심에는 학교 신·증설을 위한 패스트트랙을 가동하겠다. 이와 동시에 프리미엄 입시 시스템과 EBS 공영방송으로 광주의 교육 인프라를 전남으로 확장해 교육 때문에 이사를 가야 한다는 통념을 깨겠다. 전남의 작은 학교들은 폐교 대신 독창적인 색깔을 입히는 ‘1교 1특화 모델’을 적용해 학생들이 찾아오는 매력적인 ‘마을 거점학교’로 재탄생시키겠다.

격차 해소의 핵심은 소외 지역에 재정을 더 투입하는 ‘격차 가중치 예산제’다. 교육청 직속 ‘광주·전남 균형발전위원회’를 설치해 매년 교육 격차 지수를 측정하고, 격차가 심한 지역에 예산과 우수 교원을 집중 투입하겠다. 상호 보완하는 진정한 교육 공동체를 구현하겠다.

-AI·디지털 교과서 도입 등 급변하는 교육 환경 속에서, 통합 교육청이 추구해야 할 ‘광주·전남형 미래 인재상’은.

▲내가 구상하는 미래 인재상은 ‘AI를 부리되, AI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이다. 기술의 주인이 되는 주체적인 시민, 기술을 가장 인간답고 정의롭게 사용할 줄 아는 윤리적 시민을 길러내고자 한다.

첫째, ‘AI 디지털 교과서 안전 도입’이다. 정부 방침이라 해서 무분별하게 도입하지 않고 현장 검증을 거쳐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 과몰입을 막기 위해 디지털 디톡스 시간을 의무 편성하고, 실제 사용 시간 기반의 정밀 진단 시스템과 ‘디지털 웰빙 12년 교육과정’을 설계하겠다.

둘째, ‘AI·지역 거점 산업 연계 진로교육’이다. 광주의 AI·미래 모빌리티, 전남의 신재생에너지·이차전지·바이오 산업 생태계를 학교 교육과정에 도입하겠다. 고1부터 연계 진로 트랙을 선택하게 해 고향에서도 세계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다는 확신을 주겠다.

셋째, 모든 시·군·구에 ‘미래교육 거점센터’를 설치하겠다. 첨단 AI 실험실과 메이커 스페이스를 구축해 지역 학생 누구나 무료로 이용하게 해 창의성과 민주시민 의식을 함께 기르겠다.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교육-취업-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필수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교육 활성화 방안은.

▲교육, 취업, 정주가 따로 움직였던 단절을 끊지 못하면 인구 유출을 막을 수 없다. 나는 이 셋을 하나로 묶는 ‘학교-기업-지역 3축 동행 모델’을 가동하겠다.

첫째, 지역 특성을 반영한 ‘지역 거점 산업 연계 학교’를 지정하겠다. 광주의 AI·미래차, 여수·광양의 석유화학·이차전지, 나주의 에너지 밸리 등 거점 산업과 특성화고·마이스터고를 매칭하겠다. 기업에서 통하는 기술 교육으로 졸업과 동시에 취업 정착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둘째, 파격적인 ‘지역 동행 장학금’을 신설하겠다. 지역 대학에 진학하고 지역 기업에 취업하는 청년들에게 지자체, 향토 기업과 기금을 매칭해 등록금은 물론 초기 정착 자금까지 패키지로 지원하겠다.

셋째, 고등학교 단계부터 ‘지역 청년 창업 학교’를 도입해 스마트 농수산 및 디지털 창업 트랙을 다지겠다.

넷째, 수능 이후 공백기를 채울 ‘고3 인생 첫걸음 학교’ 60시간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 근로계약서 작성법, 기초 세금 지식, 금융 자산 관리 등 실전 경제 교육을 실시해, 사회 초년생들이 임금체불이나 전세사기 같은 범죄에 몰라서 당하는 억울한 일이 없도록 하겠다.

-통합 과정에서 교직원 인사, 학교 명칭, 재정 배분 등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예상된다. 이를 조정할 본인만의 소통 철학이 있나.

▲거대한 두 조직이 통합할 때 갈등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교육감의 자세와 해법의 깊이다. 세 가지 소통 원칙으로 돌파하겠다.

첫째, 강제 통일을 배제하는 ‘점진적 정합’의 원칙이다. 학군 조정, 근무지 순환, 농어촌 특별전형 등 민감한 제도는 당분간 기존 체제를 유지하겠다. 구성원 안심을 위해 ‘인위적 강제 발령 0건’, ‘전남 농어촌 전형 편법 적용 0건’을 명문화하겠다. 둘째, ‘노·정 공동결정 기구’의 상설화다. 인사, 복지, 근무 조건 변화는 처음부터 노동조합과 평등한 위치에서 공동 결정하는 구조를 만들겠다.

셋째, 학부모, 학생, 교사,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시민 5대 협의체’ 가동이다. 교육청 홈페이지에 시민 청원 제도를 도입해 1만명 이상 동의한 사안은 교육감이 직접 답변하겠다. 학교 명칭 변경이나 지역별 재정 배분처럼 대립이 첨예한 사안은 독단적 결정을 배제하고, 공모와 투표 시스템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판을 깔아주겠다. “듣는 것이 올바른 결정의 시작이고, 모두의 합의가 결정을 완성한다”는 것이 내 철학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감 선거의 본질은 ‘누가 우리 아이들의 삶을 가장 귀하게 여길 사람인가’, ‘누가 아이들 앞에 섰을 때 부끄러움이 없을 도덕적이고 실력 있는 사람인가’를 선택하는 소중한 주권 행사다.

강숙영은 자녀를 키워낸 엄마의 마음을 가졌고, 38년간 오롯이 교실을 지켜온 현장 교사 출신이다. 교육감이 가진 비대해진 권한을 현장으로 과감히 나누고, 갈등을 따뜻한 화해로 바꾸며, 아이들에게 공평하고 행복한 출발선을 그려주기 위해 용기를 냈다.

반드시 현장의 변화와 공교육의 실력이라는 압도적인 결과로 증명하겠다.

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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