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눈치보기’에 결정 지지부진…콘텐츠 완성·행정공백 발생 우려
전문가들 "ACC 내 완전히 독립된 예산·조직권 갖춘 조직 신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옛 전남도청(민주평화교류원)이 수년 간의 복원 사업을 마무리하고 공식 개관했지만 정작 운영 주체는 결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광주지역 사회 내부의 극심한 의견 대립 탓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선뜻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내 합의가 지지부진하자 정부 당국이 눈치보기에만 급급해 행정 공백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옛 전남도청이 제46주년 5·18기념일인 지난 18일 공식적으로 개관했다. 2년 5개월 동안 이어진 복원 사업을 마친 뒤 시민들에게 공개된 것이다. 당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은 이곳을 ‘K-민주주의의 성지’로 만들겠다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정작 공식 개관을 하고도 옛 전남도청을 누가 운영할지는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지역사회에서 문화전당(ACC)과의 ‘통합 운영론’과 문체부 산하 ‘독립 기관화’가 팽팽히 맞서면서다. 현재 광주시와 문화계가 중심이 된 ACC 통합 운영이 중론이다. 옛 전남도청 건물이 당초 ACC 설계 때부터 ‘민주평화교류원’이라는 하나의 유기적인 공간으로 기획된 만큼 이를 분리하면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의 취지 자체가 훼손된다는 취지에서다. 또 독립 기관 신설에 따른 중복 행정 인력 채용과 세금 낭비를 막고 ACC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예산과 콘텐츠 연계 측면에서 실익이 크다는 현실론도 있다.
반면 복원 과정에서 목소리를 내온 오월 단체 등은 문체부 직속 독립 기관화를 요구하고 있다. 옛 전남도청이 가진 5·18 최후 항쟁지로서의 역사적 상징성을 고려할 때 단순한 문화 시설의 일부가 아닌 국가 기념 공간으로서의 독립된 위상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5·18 관련 인물과 단체가 중심이 된 옛 전남도청 복원 범시도민대책위원회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다 보니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당분간은 복원을 전담했던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이 임시 관리를 맡고 있지만 추진단의 활동 시한이 올해 말로 종료되는 만큼 상시 운영 주체 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결정을 미룰수록 내년도 정부 예산 확보나 상시 인력 배치 등 행정 공백은 물론, 도청 내부를 채울 콘텐츠 완성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 당국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공론화 과정을 공전시키는 사이 학계와 지역 문화계 안팎에서는 통합론과 독립론의 극단적 대립을 넘어선 ‘제3의 절충안’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지역 눈치보기를 멈추고 거버넌스를 가동해 실현 가능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광주시도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 옛 전남도청을 문화전당 산하에서 통합 운영하는 대신 옛 전남도청 전담 조직을 운영해달라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8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옛 전남도청 운영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도 ACC 내에 완전히 독립된 예산과 조직권을 갖춘 별도 본부를 신설하는 절충안이 제시됐다. 옛 전남도청이 가진 5·18 최후 항쟁지로서의 정체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당 내부 직제에서 분리된 고유의 지위를 부여하되 시설 관리나 대외 홍보, 문화·예술 콘텐츠 연계 등은 ACC의 풍부한 국가 인프라를 그대로 공유하는 구조다. 이정현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 사무국장은 “옛 전남도청과 ACC를 일원화하는 것이 원래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계획) 구동 원리에도 맞고 ACC 인프라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어 가장 효율적”이라면서도 “다만 과거 합의 없이 (옛 전남도청 건물)공간을 훼손했던 아픔이 있다 보니 오월 단체 입장에서는 ‘애써 복원해 놓으니 또 전당에 흡수되느냐’는 신뢰의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CC가 통합 운영을 맡되 내부 체제 안에 완전히 독립된 예산과 조직권을 갖춘 ‘특별 부서(특수 조직)’를 신설해 나름의 독립성을 보장해 주는 보완책이 결합된 절충안이 나와야 지역 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강기정 시장 “글로벌 기업 추가 투자 확정···AI·반도체 품은 광주로”
강기정 광주시장이 15일 오전 광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4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2026년도 제1회 광주광역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이 AI(인공지능)과 모빌리티에 이은 지역 미래 산업 성장축으로 반도체 산업을 주목했다.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대기업의 투자가 이미 확정된 데다 추가 투자까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등 반도체산업 중심도시로의 대전환을 강조하면서다.강 시장은 15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추경안 제안설명에서 “민선 8기 지난 광주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고 광주의 저력을 유감없이 시민께 증명해온 시간이었다”며 그간의 여정과 구체적인 성과들을 거론했다. 그가 꼽은 민선 8기 최대 성과는 AI와 미래차 중심의 미래산업기반 구축이다. 강 시장은 “6천억원 규모의 AX(인공지능 전환) 실증밸리 조성과 AI 모빌리티 시범도시 사업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며 “미래차 국가산단 100만 평 유치와 자율주행차 200대 실증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AI 대표도시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하고 인재양성 사다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강 시장은 이러한 민선 8기의 성과를 발판 삼아 다음 단계인 반도체로의 영토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추가 투자가 확정돼 있고, 글로벌 대기업의 신규 팹(FAB·반도체 제조공장) 건설은 광주를 남부권 반도체 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이로써 광주는 AI, 모빌리티, 반도체를 모두 품는 미래 산업도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돌봄과 문화·관광 분야의 성과도 강조했다. 강 시장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대한민국 통합돌봄 정책의 기준이 됐고, 공공심야 어린이병원과 같은 정책으로 광주가 대한민국 정책을 선도하는 도시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그레이트광주와 어등산스타필드, 더현대 광주와 같은 대규모 문화상업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면서 꿀잼도시로의 분명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했다.지역 최대 현안인 군공항 이전 사업과 행정통합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강 시장은 “정부의 6자 주도 TF가 이달 말 무안을 후보지로 확정짓는 일정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민선 8기에 닦아둔 군공항 사업을 민선 9기에 착공해 민선 10기에는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또한 오는 7월 1일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해 “광주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꼭대기에 있고, 여기에서 떨어지면 우리는 죽는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는 한편 통합을 성공시키기 위해 빠르게 달려오는 과정에서 더 많은 토론과 숙의를 하지 못한 데 대해서 아쉬움도 내비쳤다.강 시장은 이날 광주시가 제출한 추경 예산안에 대해서도 원안 통과를 당부했다.이번 추경 예산안의 총 규모는 기존 예산 대비 3천814억원(일반회계 3천581억원·특별회계 233억원) 증액했다. 보통교부세 675억원 등이 추가 확보됨에 따라 지방채 발행 없이 전액 재원을 마련했다. 주요 세출 예산으로는 정부 추경에 대응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 2천79억원을 비롯해 군공항 이전 사업 용역비 30억원, 7월 출범하는 행정통합 기반 구축비 21억원, 도시철도 2호선 건설비 100억원 등이 반영됐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 고심해서 뽑은 인수위···의원·공직자 위주 구성 우려도
- · 통합특별시 주청사 갈등 ‘우려’ 현실화···뾰족한 '묘안' 없나
- · 행안부 "통합특별시 주소지 한 곳 지정"···인수위 '돌파구' 고심
- · [기자의 눈] 그 벽 너머에 들불같은 ‘호남 민심’이 있다는 걸, 아는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