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재정 인센티브 20조원 법제화, 李 대통령이 답해야

입력 2026.05.17. 19:24 이삼섭 기자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난제]
지방교부세법 개정해 통합특별교부세로 지원해야 실효
‘준연방제 시험대’ 불구 각종 인허가권 중앙 예속 지속
청사 배치·조직 통폐합 갈등 등 … ‘내치’(內治) 시험대
2026년 1월 9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오찬 간담회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의지를 확인하고 간담회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통합 재정 인센티브에 대한 법적 명문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4년간 최대 20조원’을 약속했음에도 정부의 재정 지원 방식을 둘러싼 불확실성 우려가 높은 만큼 지방교부세법 개정을 통한 이른바 ‘통합특별교부세’ 신설이나 균형발전특별회계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또한 이 대통령이 행정통합 지자체에 약속한 ‘2차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우선·집중 배치’와 함께 실질적 기업 유치와 미래 산업 전환을 위한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국세 이양과 파격적인 인허가권 등 ‘종합적 자율권’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무총리실 산하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태스크포스(TF)’는 6월 중순께 통합특별시에 지원할 재정 지원 방안을 확정한다. 정부가 통합특별시에 약속한 ‘매년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을 구체화한 것이다. 지난 1월, 김민석 총리는 행정통합 지원 인센티브를 발표하면서 ‘행정통합 교부세’(가칭)와 행정통합 지원금 신설 등을 약속했다. 각 지역의 기존 지방교부세나 일반 예산과는 별개로 추가 지급되는 파격적인 국가 인센티브라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원이 기존 국고 보조사업 등에 포함시켜 지원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돈줄’을 쥔 기획예산처에서 통합지자체가 통합 지원금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별도 계정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다. 중앙정부가 통합 지원금에 사용처, 이른바 ‘꼬리표’를 달아서 지원할 경우 당초 지원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정부의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 기조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재정지원 TF가 ‘깜깜이’로 운영되고 있는데다 통합주체인 광주시와 전남도가 TF에서 배제돼 있다 보니 정부의 ‘선의’에만 기대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 때문에 법에 근거한 별도의 ‘순증’ 예산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모인다. 백승주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중앙정부가 하고 싶은 사업을 제출받아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은 기존과 다를 바 없다”며 “통합특별시 입장에서는 명칭이 어떻게 되든 법에 근거를 두고 가칭 ‘통합특별교부세’ 형태로 받아야 한다”고 했다.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매년 5조원의 재원을 별도 주머니로 보장받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게, 기재부 기획조정실장 출신인 그의 주장이다. 그렇게 해야만 통합특별시가 원하는 기업 유치와 산업 전환, 스타트업 육성 자금에 재량껏 쓸 수 있다는 거다.

특히 국세의 파격적 이양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합특별시의 실질적 자생력 확보 등을 위해서다. 정부의 ‘재정 자율성 확대’라는 약속과는 달리, 특별법 입법과 특례 제정 과정에서 국세의 지방정부 이양은 빠진 상태다. 현재의 지방세 구조로는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수요가 급증할 복지·교통·시설 인프라 등 치솟을 행정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등을 지방세로 전환해야 지자체가 스스로 재원을 조달하고 집행할 수 있는 ‘재정 주권’을 이룰 수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이유다.

각종 산업에 대한 인허가권 이양을 담은 특별법 개정도 필요하다. 지난 2월 특별법 입법 과정에서 민주당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 조문 374개 중 119개 조항에 대해 정부 각 부처가 ‘부동의’하면서 반쪽짜리 특별법이란 오명을 떠안았다. 통합특별시가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AI(인공지능)와 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 환경영향평가, 농지 전용 등 중앙부처에 묶인 핵심 인허가권이 한꺼번에 이양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풍부한 전력 공급권을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행사해 에너지가 필요한 기업들을 유인하는 등 통합특별시만의 차별화된 산업 전략이 수립될 수 있다는 취지다. 박노수 서울시립대 교수(한국자치연구원장)는 “특별법에서 지역 자생력을 떠받칠 핵심 권한 대부분이 빠졌다”며 “특례는 획일적 형평성을 깨뜨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수단인데, 다시 형평성 잣대로 재단하면 특별법은 게임 체인저가 아니라 보통법으로 전락한다”고 지적했다. 통합특별시장의 ‘내치’(內治) 역량에 대한 요구 또한 크다. 당장 7월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 통합 청사의 위치를 두고 광주 중심권과 전남 서부·동부권 사이의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예상된다. 또 성격이 유사한 양 시·도 산하기관과 공공조직의 인위적 인적 쇄신, 보직 배분 등을 둘러싼 공무원 조직 내 갈등도 피할 수 없는 난제다. 여기에 교육 행정 체계의 통합 격차와 전남 서·동부권의 소외론 등 해묵은 지역 내 불균형 해소 역시 시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관련 기사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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