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출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넘어야 할 난제 산적

입력 2026.05.17. 19:24 이정민 기자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난제]
청사 배치·조직 통폐합·권역 갈등 등 곳곳 ‘뇌관’
동부권 소외론·군공항 이전 등 통합정부 시험대
“균형발전·갈등조정 실패하면 내부 분열 우려”
광주시청-전남도청 전경

오는 7월 공식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대한민국 첫 광역 통합 모델’이라는 상징성과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주 청사 문제와 공공조직 통폐합 등 통합 시장 선출을 계기로 잠복돼 있는 난제들이 잇따라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행정조직 통합부터 권역 갈등, 해묵은 현안까지 곳곳에 잠재된 뇌관을 어떻게 봉합하느냐에 따라 ‘초광역 메가시티’의 성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민감한 과제로는 청사 배치와 공공조직 통폐합 등이 꼽힌다. 통합특별시가 출범하더라도 기존 광주시청과 전남도청(무안 남악), 전남도 동부청사(순천) 간 기능 배분은 사실상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핵심 기획·예산 부서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두고 광주권과 전남 서부권, 동부권 간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다.

다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는 광주청사·전남도청·동부청사를 균등하게 운영하는 ‘3청사 체제’를 규정했다. 그러나 정부 고위 관계자 등 VIP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릴 통합시 출범 기념식과 6·3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통합시장의 ‘첫 출근지’로 어떤 청사가 선택될 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첫 공식행사라는 상징성과 통합시장이 출근하고, 주로 업무를 보는 공간이 ‘주청사’라는 인식이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산하기관과 공공조직 구조조정 역시 거센 진통이 예상된다. 광주연구원과 전남연구원처럼 기능이 겹치는 출연기관과 공기업, 사업소들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조직·인사 재편은 불가피하다. 공무원 조직 내부에서는 승진 체계와 보직 배분, 근무지 이동 등을 둘러싼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광주시와 전남도의 조직 문화와 행정 시스템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일방적 통합이 추진될 경우 내부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행정 효율화라는 명분만 앞세울 경우 자칫 통합 초기부터 조직 안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권역별 불균형 문제 역시 통합특별시의 최대 시험대 중 하나다. 전남 동부권에서는 “통합 이후 광주와 서부권 중심 체제가 굳어질 수 있다”는 행정적 소외 우려가 적지 않다. 여수·광양·순천은 국가산단과 항만, 물류 등 전남 경제의 핵심축임에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반대로 서부권에서는 “행정은 서부에 있지만 산업과 투자 중심은 동부로 쏠린다”는 산업적 소외감이 존재한다. 결국 통합특별시가 특정 권역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인식이 굳어질 경우 내부 균열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단순한 물리적 통합만으로는 지역 불균형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권역별 기능 분산과 재정 배분, 공공기관 배치 원칙 등을 제도적으로 명문화하지 않을 경우 ‘통합 이후의 소외론’은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광주권은 행정·문화 중심, 동부권은 산업·물류 중심, 서부권은 농생명·해양 중심 등 권역별 특화 전략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 간 광주시·전남도가 평행선을 달려왔던 대형 갈등 현안까지 통합특별시 문제로 흡수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가 대표적이다.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행정구역이 하나로 묶인다고 해서 예비 이전후보지로 선정된 무안군민의 반대 여론이 단숨에 사라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되레 광주와 전남 내부 갈등이 ‘통합정부의 안방싸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남 국립의대 신설 문제도 마찬가지다. 동부권의 순천대와 서부권의 목포대 간 의대 캠퍼스 위치를 둘러싼 양 대학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통합 이후에도 특정 권역으로 의대 캠퍼스가 결정될 경우 다른 지역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행정 통합 자체가 아니라 갈등을 조정하고 권역 간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전국 최초 수준의 초광역 통합 실험이라는 상징성만큼이나, 내부 균형과 갈등 관리라는 고차원적 과제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풀어내느냐가 향후 통합특별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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