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주도 강기정·김영록 탈락…추진 동력 약화 우려

전국 최초 광역 지방정부 통합을 앞둔 전남·광주가 오는 7월 출범을 앞두고 여러 악재에 직면했다. 통합 준비에 필수적인 정부 추가경정예산이 국회에서 전액 삭감된 데다, 통합을 주도해온 양 시·도 수장이 나란히 경선에서 탈락하면서다. 이로인해 올해 초 시·도 양 수장들이 지역 소멸 극복 카드로 야심차게 꺼내든 행정통합의 추진 동력 약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전남도와 광주시는 행정통합 준비 비용으로 정부 추경에 반영을 요구했던 576억원이 최근 국회 본회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전남도와 광주시가 정부에 요구한 통합 준비 예산은 576억원으로, 정보 시스템 통합에 167억원, 공공시설물 정비에 242억원 등이 포함됐다.
당초 177억원은 국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었지만, 본회의에서 기획재정부 등 정부측 반대로 이마저 반영되지 않았다.
예산 확보에 제동이 걸리면서 통합 준비 작업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통합 초기 행정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사전 시스템 구축과 조직 정비가 선행돼야 하지만, 재정 뒷받침이 사라진 셈이다.
여기에 정치적 변수까지 겹쳤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모두 탈락하면서, 통합을 설계하고 추진해온 ‘투톱’이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됐다. 두 단체장은 임기를 약 두달여 남겨둔, 사실상 레임덕(임기 말 권력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시기)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주요 정책 결정이나 인사, 예산 집행 과정에서 추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특히 통합을 앞두고 필요한 각종 사전 절차들이 지연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조직 결합이 아니라 ▲청사 입지 선정 ▲행정조직 재편 ▲공무원 인사 통합 ▲재정 구조 정비 ▲주민 갈등 조정 등 복합적 과제를 동반한다. 이들 과제는 모두 현 시점에서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7월 출범 이후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현직 단체장들의 정치적 입지가 약화되면, 굵직한 의사결정을 미루거나 차기 통합시장에게 넘기려는 ‘책임 회피성 행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예산 공백과 리더십 약화가 맞물리면서 ‘준비 부족 속 출범’이 우려되고 있다. .
중앙정부 차원의 추가 지원 대책 마련과 함께 남은 임기 동안 시·도 수장이 책임 있는 역할을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 정치권에선 전남·광주 행정통합이 ‘지방자치 혁신 모델’로 자리 잡을지, 준비 부족 속 출발하는 ‘반쪽 통합’에 그칠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재정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 추진 주체 마저 힘이 빠지면 통합 준비가 속도를 내기 어렵다”며 “남은 기간 동안 최소한의 실행 계획이라도 확정하지 못하면 출범 이후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황기연 전남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실국회의에서 전남·광주 행정통합 비용과 관련해 “광주시와 협의해 행안부 특별교부세 지원을 건의하고, 부족한 재원은 시·도 예비비 등을 활용하는 등 행정통합 후속 작업에 최선을 다하자”고 언급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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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시장 “글로벌 기업 추가 투자 확정···AI·반도체 품은 광주로”
강기정 광주시장이 15일 오전 광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44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 참석해 2026년도 제1회 광주광역시 일반 및 특별회계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이 AI(인공지능)과 모빌리티에 이은 지역 미래 산업 성장축으로 반도체 산업을 주목했다.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대기업의 투자가 이미 확정된 데다 추가 투자까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는 등 반도체산업 중심도시로의 대전환을 강조하면서다.강 시장은 15일 광주시의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추경안 제안설명에서 “민선 8기 지난 광주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고 광주의 저력을 유감없이 시민께 증명해온 시간이었다”며 그간의 여정과 구체적인 성과들을 거론했다. 그가 꼽은 민선 8기 최대 성과는 AI와 미래차 중심의 미래산업기반 구축이다. 강 시장은 “6천억원 규모의 AX(인공지능 전환) 실증밸리 조성과 AI 모빌리티 시범도시 사업은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며 “미래차 국가산단 100만 평 유치와 자율주행차 200대 실증사업을 통해 대한민국 AI 대표도시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하고 인재양성 사다리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강 시장은 이러한 민선 8기의 성과를 발판 삼아 다음 단계인 반도체로의 영토 확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추가 투자가 확정돼 있고, 글로벌 대기업의 신규 팹(FAB·반도체 제조공장) 건설은 광주를 남부권 반도체 산업의 중심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이로써 광주는 AI, 모빌리티, 반도체를 모두 품는 미래 산업도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돌봄과 문화·관광 분야의 성과도 강조했다. 강 시장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대한민국 통합돌봄 정책의 기준이 됐고, 공공심야 어린이병원과 같은 정책으로 광주가 대한민국 정책을 선도하는 도시임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더그레이트광주와 어등산스타필드, 더현대 광주와 같은 대규모 문화상업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되면서 꿀잼도시로의 분명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했다.지역 최대 현안인 군공항 이전 사업과 행정통합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강 시장은 “정부의 6자 주도 TF가 이달 말 무안을 후보지로 확정짓는 일정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민선 8기에 닦아둔 군공항 사업을 민선 9기에 착공해 민선 10기에는 완료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또한 오는 7월 1일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대해 “광주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꼭대기에 있고, 여기에서 떨어지면 우리는 죽는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는 한편 통합을 성공시키기 위해 빠르게 달려오는 과정에서 더 많은 토론과 숙의를 하지 못한 데 대해서 아쉬움도 내비쳤다.강 시장은 이날 광주시가 제출한 추경 예산안에 대해서도 원안 통과를 당부했다.이번 추경 예산안의 총 규모는 기존 예산 대비 3천814억원(일반회계 3천581억원·특별회계 233억원) 증액했다. 보통교부세 675억원 등이 추가 확보됨에 따라 지방채 발행 없이 전액 재원을 마련했다. 주요 세출 예산으로는 정부 추경에 대응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 2천79억원을 비롯해 군공항 이전 사업 용역비 30억원, 7월 출범하는 행정통합 기반 구축비 21억원, 도시철도 2호선 건설비 100억원 등이 반영됐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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