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결선 투표에서 맞붙는 민형배 후보와 김영록 후보(본경선 기호순)를 대상으로 한 지지도 조사에서 민 후보가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민 후보는 연령별로는 50대와 지역별로는 광산구 등 광주권역, 이념별로는 진보성향층에서 강세를 보인 반면, 김 후보는 60대·70대 이상과 전남 나주권역, 보수성향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결선 투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때 상위 득표자 두 명을 두고 투표를 한다는 점에서, 3명 가운데 1명 꼴로 나타난 이른바 ‘태도 유보층’의 향방에 따라 초대 통합시장이 되기 위한 최종 관문 통과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무등일보는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광주MBC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민주당 본경선 직후인 지난 6~7일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를 했다. 여론조사 결과, 전남광주통합시장 후보 지지도는 민형배 민주당 국회의원이 42%로, 김영록 전남지사(30%)를 앞섰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민 후보가 46%를 얻어 김 후보 32%에 비해 14%p 차로 앞섰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과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유보층(결정 못했다·모름·무응답) 비율은 29%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층은 2030 세대다. 18∼29세 64%, 30대 37%로 각각 집계됐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부동층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 오히려 소폭 늘어난 추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7~29일 실시된 2차 조사에선 18~29세 유권자의 부동층은 광주 64%, 전남 48%로 나타났다. 30대 부동층도 광주 37%, 전남 34%를 기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2030 부동층’을 변수로 지목한다. 지지의 변화 속도가 빠르고 폭이 큰 만큼 특정 후보가 이들 세대의 지지를 끌어모으면 판도를 흔들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김명진 더연정치랩 대표는 “부동층이 많은 20·30 세대의 지지를 실제 이끌어 내는 게 관건”이라며 “만일 부동층이 표심을 행사하거나 결집하게 된다면, 이들 세대가 선거 지형의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의 민심은 여전히 안갯속이란 분석도 있다. 오는 12~14일 결선 투표가 국민 참여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권리당원 선거인단 50%와 안심번호 선거인단 50%를 반영해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최근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 추미애 의원이 선출되는 등 막판에 권리당원의 표심이 한 쪽으로 몰리는 양상이 있다”며 “3인 경선에 참여했다가 상위 2인에 들지 못해 본경선에서 탈락했던 신정훈 후보의 표심 향방에 따라 두 후보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깜깜이’ 논란을 일으켰던 민주당 통합시장 경선 일정·절차 등에 대해서는 지역민 3명 중 2명 꼴로 긍정 평가했다. ‘경선이 후보 검증에 도움 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67%가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반면 ‘도움되지 않았다’는 부정적 대답과 ‘모름·무응답’ 등의 반응도 33%에 달했다. 이들은 ▲행정통합에 대한 공감대 부족 ▲경선 운영 과정의 미숙함 ▲정책 배심원제 등 경선 방식의 어려움 ▲촉박한 경선 일정 등을 문제로 꼽았다.
두달 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에서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96%에 달했다. 조사대상자의 80%와 16%가 ‘반드시 투표하겠다’ ‘가능하면 투표하겠다’고 각각 답했다. 투표 의향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치 무관심’과 ‘마음에 드는 후보자가 없다’, ‘개인적인 일·출근 등’, ‘투표를 해도 바뀌는 것이 없어서’, ‘후보자에 대해 잘 몰라서’ 등의 사유를 들었다. 또한 광주·전남지역민들은 통합시장 선택 기준으로 ‘정책과 공약’을 꼽았다. 이어 ‘인물과 능력’, ‘도덕성과 청렴성’, ‘대통령과의 소통’, ‘소속 정당 및 정치적 성향’, ‘후보의 출신지역과 학교’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여전히 고공행진했다. 응답자의 92%가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긍정 평가한 것이다. ‘매우잘하고 있다’ 62%, ‘잘하고 있다’ 30%로 각각 조사됐다. 반면 부정 평가는 6%, 모름·무응답은 2%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2차조사 당시, 긍정평가 비율은 광주 87%, 전남 91%를 기록했다.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이 79%로 압도적 1위였다. 조국혁신당 5%, 국민의힘 3%, 진보당 2%, 개혁신당 1% 등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는 무등일보가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광주MBC 등과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7일 이틀간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천1명(응답률 19.0%)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휴대전화 가상(안심)번호를 이용한 무선전화면접 100%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6년 3월 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통계 기준으로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치를 부여(셀가중)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유지호기자 hwaone@mdilbo.com
-
"법적 담보 없는 20조원은 신기루"··· 인허가 권한 없이는 ‘무늬만 특별시’
윤호중(가운데)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월 25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일가정양립지원본부에서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준비 합동 워크숍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는 7월 공식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재정 주권과 자치 분권 확보 등을 위해 여전히 미흡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꼽히고 있다. 정부가 약속한 재정 지원은 법적 근거가 없어 정부의 기조에 따라 흔들릴 위험이 큰데다 지역의 자생력을 키울 핵심 인허가권은 중앙부처의 문턱을 넘지 못해 ‘무늬만 특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17일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둔 현재 가장 큰 난제는 정부가 약속한 ‘4년간 20조 원’의 재정 인센티브가 법적으로 명문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는 6월 중순께 국무총리실 산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지원위원회 재정지원 TF’는 지원 방식을 확정한다. 앞서 김 총리가 밝힌 대로 재정지원 TF가 지방교부세법을 개정해 ‘통합특별교부세’를 만들거나 균형발전특별회계 내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계정’을 신설할 경우 법적 근거는 해소될 수 있다. 문제는 국비 지원 예산 처럼 정부가 재정 지원금에 일명 ‘꼬리표(사용처)’를 달고 지원하는 경우다. 정부의 예산 편성 지침에 따라 재정 지원 규모는 고무줄처럼 변할 수 있다. 정부가 기존 국비 사업이나 추후 편성할 사업을 재정 지원금으로 둔갑시킬 수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키운다. 실제 지원되는 통합 인센티브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문제는 최근 정부가 추경 예산에서 광주·전남통합지원금을 반영하지 않으면서 불을 지폈다. 당초 광주시와 전남도는 시·도 행정통합에 필수적인 행정 시스템 통합과 공공시설물 정비 등 예산 573억원을 정부에 요구했다. 그러나 애초 추경안에 편성하지도 않았을뿐더러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결국 동의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가 약속한 20조원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정부가 예산을 최대한 아끼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 아니겠냐는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대전역 앞에 게시된 행정통합 준비 예산 삭감 비판 현수막. 광주 시민사회단체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 제공.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다. 자치분권 행정통합 및 시민주권 정치개혁 촉구 광주전남시민사회 대응팀은 “정치권이 위로부터 밀어붙인 행정통합에 광주전남 시도민이 힘을 모았던 이유는 다른 무엇보다도 행정통합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 약속을 신뢰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기차게 강조했던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대가’가 따라야 한다는 말을 믿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 믿음은 출발점에서부터 배신당했다”며 “정부는 마중물 예산 573억원을 즉각 지원하고, 20조원의 꼬리표 없는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통합 재정 지원금에 더해 국세의 지방세 이양도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 통합특별시 출범 후 재정자립도는 27.3% 수준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중앙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서는 급증하는 행정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통합특별시가 실질적인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 약 7대 3에 불과한 국세와 지방세의 비대칭적 비율을 파격적으로 조정하는 재정 권한 이양이 필수적이다. 양도소득세와 법인세 등 핵심 국세 세목을 지방세로 과감히 전환해야만 지자체가 스스로 가용할 수 있는 재원 규모를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거다. 무엇보다 통합특별시가 중앙의 재량권에 휘둘리지 않고 지역 특화 산업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재정 주권’을 확립할 수 있다.그러나 지난 2월 특별법 입법 당시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재정 분권에 대한 특례가 모두 빠졌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추후 특별시 출범 후 재정 분권을 위한 개정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전국적인 조세 체계 개편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가시밭길’이 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상황이다. 알맹이가 빠진 ‘행정 특례’도 논란이다. 전기사업 인허가권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집적단지 전력 차등 요금제, 국가산업단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규모 관광단지 지정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권한들은 정부 입법 과정에서 중앙부처의 힘에 밀려 대거 삭제되거나 축소됐다. 현재 상태로 출범할 경우 통합특별시장은 거대 조직을 이끌면서도 정작 지역의 미래를 바꿀 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추진할 때마다 서울과 세종을 오가며 중앙부처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전문가들은 재정 주권과 권한 이양을 주문한다. 백승주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재정을 어떻게 받을지에 대한 문제에도 집중해야 하지만, 그에 못잖게 중요한 것은 재원을 가져다가 통합특별시에서 원하는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각종 인허가나 규제 완화를 할 수 있는 권한까지도 내려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앙정부에 과도하게 해석된 현재의 구조로는 통합특별시의 위상에 걸맞은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명실상부한 지방 정부로서 충분한 행정 권한, 규제 완화 권한 등을 넘겨 받아야 하고, 특히 지방세 확충 등을 통해서 자체 재원 확보와 재정 운용의 자율성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 5·18 46주년, 통합시로 ‘5극 3특’ 증명해 계엄통제 좌절 넘어서야
- · '일당 독점 부작용' 광주·전남, 무투표 당선 80명
- · 통합 재정 인센티브 20조원 법제화, 李 대통령이 답해야
- · ‘7월 출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넘어야 할 난제 산적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