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도 ‘엄지 척’···광주 ‘농민 햇빛연금’ 어떻길래

입력 2026.03.12. 20:20 이삼섭 기자
RE100 연계 ‘영농형 태양광’ 상생협약 체결
농작물 생산하는 동시에 태양광 발전도 가능
강 시장 "갈등보다 협력 앞서…기본소득 모델"
우 의장 "수준 높은 광주시민 의식 결과" 평가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민관협의회 상생협약식에서 우원식(왼쪽 다섯번째) 국회의장과 강기정(왼쪽 네번째) 광주시장등 관계자들이 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광주시가 농민 소득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동시에 겨냥한 ‘영농형 태양광’ 사업에 착수했다. 단순한 태양광 보급을 넘어 농촌 주민이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이른바 ‘농민 햇빛연금’ 모델이 광주에서도 도입된 것이다. 특히 광주시가 추진하는 영농형 태양광은 기업 RE100과 연계한 최초 시도로, 또다른 대한민국 표준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농사 지으면서 ‘햇빛연금’까지 받는다

광주시는 11일 시청 중회의실에서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민관협의회 상생협약식’을 열고 RE100과 연계한 농민 ‘햇빛소득’ 도입 구상을 공식화했다. 이날 협약식은 지난해 11월 민관협의회 출범 이후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 마련된 자리로 광주시와 광주기후에너지진흥원이 공동 주최했다. 광주시와 시의회, 광산구, 정부 부처 관계자, 주민 대표, 전문가, 기업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여해 축하하면서 자리를 빛냈다.

영농형 태양광은 농지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되 기존 농사를 계속 짓는 방식이다. 그간 농촌 태양광은 농지 전용 논란과 주민 반발, 개발 이익의 외부 유출 문제로 한계를 드러냈다. 그에 반해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 생산과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면서 농민이 직접 수익 구조에 참여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날 광주시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은 농작물 생산과 태양광 발전을 결합한 모델이다. 기존의 일반 태양광이 농지를 사실상 발전 부지로 바꾸는 방식이라면 영농형 태양광은 농업과 발전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는 구조다. 농민 입장에서는 농산물 수익 외에 발전 수익이라는 추가 소득원이 생기는 셈이다.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사업은 약 20만㎡ 농지에 걸쳐 10㎿ 규모다. 생산한 전기는 가까운 기업들에게 공급된다.

광주시는 이 사업을 단순한 설비 보급이 아니라 ‘에너지 기본소득’ 실험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특히 광주시는 전남 신안군의 ‘햇빛·바람연금’ 모델보다 한단계 진화한 모델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신안 모델처럼 개발이익을 공유하되 농사도 계속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다.

광주시는 본량동 협약을 시작으로 향후 제도 기반을 넓혀 ‘햇빛연금 특별시’ 구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도 내비쳤다. 특히 광주시는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확대해 RE100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광주는 물론 광주 근교에 이르는 산업단지와 기업에 신재생에너지를 공급·연계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영농형 태양광은 복잡한 사업 승인 절차, 농지 제도상의 제약, 주민 수용성 확보, 표준 모델과 안정적 운영 방안 부재 등이 한계로 꼽힌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민관협의회 상생협약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우원식 “농촌 소멸 위기 극복에 큰 힘 될 것”

행사에 참석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영농형 태양광을 기후위기 대응과 미래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핵심 정책으로 평가했다. 우 의장은 “앞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으로 인해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의 제품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AI와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말했다.

우 의장은 특히 농지 활용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공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넓게 남아 있는 공간이 농지”라며 “실증 결과 농작물 수확량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태양광 발전 이익을 주민에게 돌려줄 수 있다면 농업 소득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농형 태양광을 우리 사회에서 성공시킬 수 있다면 지구도 살리면서 미래 산업 경쟁력을 갖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날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상생협약과 관련, “영농형 태양광 협약이 체결된다기에 만사를 제쳐놓고 이렇게 왔다”면서 “훌륭한 모델을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광주시가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앞으로 산업 경쟁력을 키워가는 데 정말 수준 높은 시민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어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사례가 국가적 과제인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본량동 모델이 전남광주특별시 농촌 지역 곳곳에 확산된다면 기업에게는 RE100 문제를 뒷받침하고, 농민들에게는 햇빛연금을 통해 농촌 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1일 오후 광주시청 중회의실에서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민관협의회 상생협약식’이 열린 가운데 홍보 판넬이 전시돼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강기정 시장 “전남광주특별시로 모델 확대”

강기정 광주시장은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 사업을 농민 기본소득 모델로 발전할 수 있는 정책 실험이라고 강조했다. 강 시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그동안 협의회가 9차례 회의를 열고 주민 설명회를 통해 여러 우려를 해소하면서 합리적인 제도 개선 방향을 모아왔다”며 “과거에는 이런 사업을 추진하면 주민 갈등이 먼저 생겨 진척이 어려웠지만 이번 사업은 이익이 주민에게 돌아가는 공유 모델을 중심에 두면서 갈등보다 협력이 앞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본량동 영농형 태양광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사업을 넘어 기본소득 모델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 시장은 특히 통합 이후 전남·광주 특별시의 농지 규모를 언급하며 사업 확장 가능성도 제시했다. 그는 “통합 이후 특별시 농지 면적이 약 8억5천만평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1%만 영농형 태양광으로 활용해도 약 3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며 “이는 광주시 전력 소비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시에는 120여 개 산업단지가 있어 이 모델을 확대하면 기업의 RE100과 지역 주민의 소득 창출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다”며 “기업은 에너지로 성장하고 농민은 에너지로 소득을 얻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특히 통합특별법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직접 투자와 이익 공유 특별회계 설치 근거가 마련된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들 간 경쟁적으로 ‘전기료 인하’ 공약을 벌이고 있는 것을 두고 “요금을 낮추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전기 발전 이익을 공유하고 실현할 수 있는가”라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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