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지역에 새로운 성장판 '기대'
고용·소비 커지고 청년 일자리 창출
광역교통망 확충되고 교통비도 절감
쏠림 우려…지역 특성 살린 배분 필요

“지난 40년 간 떨어졌던 광주와 전남이 다시 합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 광주시와 전남도가 새해 벽두부터 새로운 화두로 떠들썩합니다. ‘전남광주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로 상징되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작동하면서입니다.
그 간 광주와 전남은 ‘한 뿌리’였음에도 행정 구역이라는 칸막이에 갇혀 살았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산업과 인구는 위축되고 지역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으로 떠났습니다. ‘기회가 없는 땅’에 오려는 발길도 끊겼습니다. 지역의 활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 때 전국에서 가장 인구도 많고 풍요로웠던 광주·전남의 위상은 국토의 변두리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각자도생’으로는 버틸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이유입니다.
세계는 인공지능(AI)이 불러온 대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스피드를 겨루는 운동선수들이 코너를 돌 때 승부를 걸 듯, 대전환기에는 경쟁력의 역전 현상이 치열하게 일어나는 법입니다. 그렇다면 행정통합은 낙후된 광주·전남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무등일보가 ‘민심의 밥상’인 설 명절을 맞아 그 가능성에 대해 알아 봤습니다.

#1. “광주랑 전남이 합치면 내 살림살이가 나아지나요?”
그렇습니다. 단적으로 정부는 행정통합을 한 지방정부에 연간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의 현금성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1월 기준 광주·전남 인구는 316만8천829명입니다. 4년간 20조원이 지원될 경우 한 사람당 613만원가량이 꽂히는 셈입니다. 물론 시민들의 주머니로 곧바로 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광주·전남에 해마다 5조원이 사용되면 결국 돌고 돌아 가계(家計)로 들어갑니다. 이 막대한 예산이 지역에 투입되고 산업과 서비스 등으로 재생산되면서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켜 고용과 소비가 늘어나게 됩니다. 늘어난 재정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교통비와 상하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 폭을 억제하는 방패가 됩니다. 여기에 지역화폐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시민들이 체감하는 실질 소득 증대 효과를 얻게 됩니다.
#2 “내 자녀가 일할 곳이 많아질까요?”
지역 소멸의 위기 속에서 청년들이 서울과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입니다. 또 다른 지역 청년들이 오지 않는 이유도 일자리죠. 광주와 전남이 행정적으로 하나가 된다면 기업 유치의 규모 자체가 달라집니다. 광주와 전남은 현재 기업 유치를 두고도 서로 경쟁하는 구조입니다. 그동안 기업들은 광주에 공장을 짓고 싶은데 땅이 부족하다거나, 전남에 공장을 지어도 고급인력을 구하기 힘들어 투자를 망설여왔습니다. 행정통합을 하면 각각 유치하기 힘들었던 기업들도 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데려올 수 있게 됩니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가능합니다. 제로섬 게임이 ‘윈-윈’으로 바뀌게 되는 겁니다. 광주가 가진 AI·모빌리티 등 첨단산업에서의 연구 인력과 생태계, 전남이 가진 광활한 부지와 세계적 수준의 재생에너지 자원을 하나의 패키지로 기업에 제안할 수 있게 됩니다. 광주·전남은 글로벌 기업이 요구하는 재생에너지 100% 사용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국내 유일의 지역이 됩니다. 첨단산업의 부흥으로 청년들이 선호하는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대거 창출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지면서 세계적인 행사나 대규모 회의 등 마이스(MICE) 산업을 키울 수도 있습니다. 고스란히 광주의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산업의 수준이 높아질 것입니다.
#3. “광주도시철도가, BRT가 우리 동네까지 오나요?”
그렇습니다. 행정통합이 가장 체감되는 변화는 교통에서 드러납니다. 그동안 광주 지하철 1호선 연장이나 광역철도망·BRT(간선급행버스체계) 등은 늘 경제성과 행정 구역의 벽에 부딪혀 왔습니다. 열악한 지자체 재정 속에서 시·도 간 대중교통 운영비 부담 핑퐁에 광역교통망 구축은 늘 뒷전이었습니다. 통합 지방정부가 탄생하면 이러한 소모적인 갈등이 사라집니다. 광주와 실질적 생활권을 공유하는 나주, 담양, 화순, 장성 등을 연결하고 순환하는 광역 교통망이 속도감 있게 추진됩니다. 나주혁신도시에서 광주 광천버스터미널까지 환승 한번이면 도시철도로 오는 시대가 열립니다. 이에 더해 광역버스 노선이 더 촘촘해질테니 이용 또한 더 편해집니다. 광주 주요 도심권에서 무안공항, 남악신도시까지 광역버스로 쾌적하게 이동이 가능해집니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광역 교통망’으로 묶이면서 교통비 절감이 현실화됩니다. 광주와 전남 시·군을 오갈 때 발생하는 별도의 시외 요금이나 환승 제한도 사라집니다. 단일 생활권이 되면 서울의 ‘기후동행카드’처럼 광주·전남 어디든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통합 교통 패스 도입이 수월해집니다. 매달 몇만원씩이라도 교통비가 줄어드는 셈입니다.
#4. “어디 살든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나요?”
행정통합의 핵심은 ‘서비스의 평등’입니다. 지금은 광주 시민이냐 전남 도민이냐에 따라 누릴 수 있는 복지 혜택이나 교육 서비스에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행정통합이 되면 도심의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와 문화 시설을 전남 구석구석까지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집니다. 예를 들어, 공공의료 체계를 통합 관리해 응급 환자가 발생했을 때 행정 구역에 상관없이 가장 가까운 거점 병원으로 즉시 이송되고 치료받는 골든타임 확보가 쉬워집니다. 전국이 따라하는 광주의 ‘통합돌봄’ 모델을 전남 전역으로 확장이 가능합니다. 교육권에서도 변화가 생깁니다. 광주의 교육 인프라와 전남의 특성화 교육 모델이 결합해 지역 내 어디에 살든 우수한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광역 교육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5. “혹시 우리 동네가 소외되지는 않을까요?”
물론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민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쏠림 현상’입니다. 모든 행정 기능과 인프라가 광주라는 대도시로만 집중되고, 전남의 시·군 지역 내지는 섬 지역 등은 소외될까 봐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행정통합은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권한과 자원의 분산이 병행돼야 합니다. 물론 소지역주의에 따른 나눠먹기가 아닌 각 지역의 특성을 살려 자원을 공정하게 배분하는 섬세한 설계가 전제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모두의 상상이 구체화될 때 광주와 전남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와 경쟁하는 ‘초광역 메가시티’로 거듭날 것입니다.
예부터 적토마를 닮은 붉은 말은 뜨거운 기운과 추진력, 도약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올해는 말 그대로 뜨거운 기운을 품은 해입니다. 광주와 전남이 그 기운을 잡을 수 있을까요. 결국,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갈 선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죠. 오는 6월 3일 전남광주특별시장 선거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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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인터뷰] 이병훈 “시민공천배심원제 어렵다면 경선 일정 연기해야"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상임수석부위원장이 12일 전남광주통합시장 경선을 앞두고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인터뷰가 열린 북구 중흥동 SRB미디어그룹 내 스튜디오에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이 6·3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두고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 ‘전남광주특별시장’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격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 “경선 일정을 최대한 늦춰 (광주시·전남도 통합으로) 후보들이 생소한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합시장을 뽑는 중요한 선거임에도, 민주당의 경선룰이 광주와 전남이 합쳐진 첫 선거라는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취지에서다.‘시민공천배심원제’가 배제되는 등 출마자들이 정책과 비전을 놓고 뜨거운 토론을 갖는 기회가 부족한 만큼 ‘깜깜이 선거’가 될 거란 우려도 제기했다. 이는 경선 보이콧을 선언한 이개호 국회의원은 물론 강기정 광주시장과 신정훈·정준호 의원 등의 반발과 궤를 같이 하고 있어 민주당의 선택이 주목된다.이병훈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상임수석부위원장이 12일 전남광주통합시장 경선을 앞두고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인터뷰가 열린 북구 중흥동 SRB미디어그룹 내 스튜디오에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이 부위원장은 12일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지역이 넓어지다 보니 인지도와 여론조사 직함에 의존하는 ‘바람 선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며 “초대 통합특별시장 선출은 깜깜이 선거가 될 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생선 한 토막을 사더라도 꼼꼼히 골라 사는데 우리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초대 통합 시장을 깜깜이로 뽑아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민주당 최고위가 공천관리위원회가 제시한 ‘시민공천배심원제’을 배제한 데 대한 문제제기다. 민주당은 예비경선에서 권리당원 100%를 적용해 5명을 추리고, 본경선에서는 국민참여경선방식(권리당원 50%·일반 시민 50%)을 적용하기로 했다. 특히 이 같은 구조에서는 여론조사 결과에 휩쓸리는 ‘밴드왜건 효과’(다수 선택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현상)로 제대로 된 후보를 가려내지 못할 위험이 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현행 경선 룰 보완 필요성을 제기했다. 통합특별시 각 권역별로 ‘시민배심원제’를 시행하되, 불가피할 경우 경선 일정이라도 늦춰 후보들에게는 공정한 기회를, 유권자에게는 선택의 폭을 늘려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부위원장은 “광주와 전남 동·서·중부 등 4개 권역에서 배심원을 선발해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면 베스트였을 것”이라며 “다만, 현행 룰에서도 중앙당이 유권자들에게 더 폭넓은 주권 행사 기회를 주는 방안을 심도 있게 고민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부위원장은 경선 룰에서 불리함을 제쳐둔다면 통합특별시장으로서 ‘깜은 이병훈이다’라는 평가가 있다고 했다. 그는 고흥 우주센터 제안, 여수 엑스포 추진, 광주 문화경제부시장 시절 ‘광주형 일자리’ 성사 등을 대표적인 성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국 행정력이 통합특별시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하고 그런 점에서 분명한 경쟁력이 있다”며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한 준비된 선장”이라고 했다. 특히 38세의 나이에 광양군수로서 적극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광양 시·군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이병훈 더불어민주당 호남발전특별위원회 상임수석부위원장이 12일 전남광주통합시장 경선을 앞두고 무등일보와 사랑방미디어 공동으로 진행한 파워인터뷰가 열린 북구 중흥동 SRB미디어그룹 내 스튜디오에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통합 이후 최대 쟁점인 주청사 소재지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 목적을 살리되 ‘기능 분산’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통합 정신을 살려 어떻게 인구 유입을 늘리고, 청년을 불러오는 데 집중해야지 주청사를 어디에 하는 게 왜 중요한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주청사 소재지에 집착하기보다 3개 청사(광주·무안·동부)의 특징을 살리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간 전남 동부권의 소외감이 컸다는 점에서 통합특별시장이 된다면 첫 출근은 동부청사로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통합특별시의 산업 전략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세계 경제의 흐름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에너지라는 세 개의 축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광주와 전남이 경쟁력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 유치와 관련해 “반도체 공장은 데이터센터와 달리 설계(팹리스)부터 후공정까지 엄청난 고용을 창출한다”며 “전문직뿐만 아니라 일반 청년들도 대거 흡수할 수 있는 반도체 공장 유치야말로 지역 소멸을 막을 핵심 열쇠”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의 필수 조건인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기존 원자력 발전과 소형모듈원전(SMR)을 병행하되 장기적으로는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신기술을 통해 에너지 자립 모델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정부가 통합 지자체에 지원하기로 한 ‘4년간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인센티브 운용 전략도 구체화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를 ‘전남광주 투자공사’를 통해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3조원 규모의 ‘통합 미래성장 펀드’와 17조원의 정책금융을 결합해 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재정 운용 3대 원칙으로 ▲지역 산업 고도화와 미래 전략산업 육성 ▲권역별 균형 발전을 위한 전략적 인프라 투자 ▲시민들의 삶의 질을 직접 높이는 생활 기반 투자를 제시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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