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사 “대우건설 내부 문제…이미 1군 건설사 3~4곳 협상 중"
10월 착공·분양→내년 상반기로…협상력 ↓·금융 비용↑ 부담

광주 북구 옛 전남·일신방직 부지에 추진 중인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사업에서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대우건설이 우선협상대상 지위를 포기했다. 내달 착공과 동시에 분양을 계획했던 일정이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분양 경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 지속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으로 공사비가 폭등한 가운데 시행사와 시공사 간 도급 계약에서 이견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행사 측은 조속히 대체 시공사를 구해 정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30일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피에프브이(PFV)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사업지 내 공동주택(주상복합) 시공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포스코이앤씨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한 데 이어 대우건설마저도 시공 지위를 내려놓은 것이다.
최종 도급 계약(2단지 3천216세대)을 하루 앞두고 대우건설이 빠지겠다고 하면서 시행사 측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대우건설은 포스코이앤씨가 이탈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단독으로 계약을 진행하겠다며 시공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시행사 측은 당혹해하면서도 시공사를 재선정하는 데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개발 사업성이 떨어지기보다 대우건설 내부에서 단독 건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게 시행사 측 설명이다.
통상 금융기관은 부동산PF 대출 시 시공사 책임 준공 확약을 요구한다. 일종의 연대 보증이다. 분양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리 굴지의 대우건설이라도 단독으로 대규모 주택사업을 수행하기에는 부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사업은 1단지(799세대)와 2단지(3천216세)를 합쳐 4천315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주택 개발 사업이다. 공사비만 1조2천억원가량이다.
사업성은 탄탄한 만큼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올해 4월 공개입찰 당시 대우건설과 포스코이앤씨 말고도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 등이 시공 의향서를 밝힌 바 있다. 시행사가 국내를 대표하는 디벨로퍼인데다 부지 사업성이 큰 만큼 분양 완판은 늦더라도 '미수금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포스코-대우 컨소시엄이 이탈하면서 시행사 측의 '협상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분양 일정이 미뤄지며 발생하는 금융 비용(차입 이자)도 부담이다.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피에프브이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며 사태를 진정하는 모습이다.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피에프브이 측은 "추가로 1군 건설사 3~4곳과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연내 시공사를 선정해 내년 상반기 착공·분양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챔피언스시티복합개발피에프브이 관계자는 "착공이 2~3개월 늦어지겠지만 시공사야 다시 찾으면 될 일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공사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조건이 안 맞은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사비는 주상복합 건설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시행사와 시공사가 공사비를 두고 줄다리기를 하다가 이탈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시공사 선정이 늦어질 경우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은 물론 공공기여로 진행되는 복합문화 공간 조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사업은 주상복합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랜드마크타워(특급호텔)를 건설하고 역사공원 등을 조성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워낙 분양 경기가 안 좋으니 우려는 된다면서"도 "복합개발 사업을 마치는 데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더현대 광주도 연관 지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더현대 광주는 별도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10월 착공과 2027년 완공에 문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광주 추진 계획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내 착공을 목표로 현재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챔피언스시티 복합개발 사업은 광주시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인 북구 임동 100-1번지 일대 29만8천㎡ 부지에 주거시설 총 4천15가구와 업무·상업시설, 특급호텔, 역사공원 등을 짓는 사업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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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말 믿었는데"···광주시, 국제선 재추진되나
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광주시관광협회가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취항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안에는 무안국제공항 재개항을 하니 광주공항에 국제선을 임시로 운항하는 것은 안 된다고 한 국토교통부를 믿었어요."김영선 광주시 통합공항교통국장이 한숨을 내쉬었다. 6일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을 촉구하기 위한 광주관광협회와 면담이 끝난 후다. 김 국장은 "관광협회에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고 해도 답을 못 한다. 협회라도 되니깐 이런 이야기도 하지, 일반 시민들은 (피해가 계속돼도) 그냥 멍하니 쳐다보고만 있는 거 아닌가"라며 "머리만 긁적거리는 게 우리 공무원들이 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자조감을 드러냈다.제주항공 2216편 활주로 이탈 참사로 서남권 관문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의 장기간 폐쇄가 지속되면서 광주·전남지역의 피해와 불편이 쌓여가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또한 속앓이하는 모습이다. 국토부가 무안공항 재개항 로드맵을 밝히지도 못하면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닫고 있어서다.무안공항의 장기간 폐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광주시는 올해 초부터 꾸준하게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 필요성을 건의해 왔다. 올해 2월 강기정 광주시장이 "정부에 공식으로 건의하겠다"고 발표한 후 내부 준비에 착수했다. 이후 3월에 행정부시장을 중심으로 국토부를 방문해 건의문을 제출했다. 강 시장은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과 첫 면담에서 '제 1호 지역 현안'으로 해당 안건을 올리기도 했다.그러나 국토부의 태도는 완강했다. 부정기편 운항 조건이 아니라고 본 데다 올해 내 무안공항 재개항이 이뤄지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광주시는 부정기편 운항이 아닌, 장기 폐쇄된 무안국제공항을 대체하는 공항이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제선 임시 운항에 필요한 검역, 세관, 출입국 관리소 설치 비용을 광주시가 내겠다고도 했지만 소용 없었다.결과적으로 무안국제공항의 재개항이 내년까지도 불투명해지면서 국토부는 '책임론'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됐다. 국토부의 안일한 판단으로 올해 상반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그러는 사이 광주·전남지역은 관광은 물론, 물류와 항공·여행업 전반에 걸쳐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 더군다나 광주·전남지역 피해가 이중, 삼중으로 누적됐음에도 정부는 일언반구도 않고 있다. 최소한의 피해 보상 발표도 없는 상태다.이재명 대통령이 2025년 6월 25일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 참석을 위해 광주공항에 도착해 전용 헬리콥터에서 내리고 있다. 뉴시스=대통령실 제공다만, 국토부가 광주·전남지역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분석하는 용역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과는 12월 중순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관광업계 지원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무안공항의 재개항이 내년도 불투명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광주시는 재추진할 의사를 내비쳤다. 지금 준비하면 내년 봄부터는 운항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다.김 국장은 "국토부는 10월 무안공항 재개를 말했지만 결국 내년 1월 초까지 폐쇄 조치를 연장했고, 국제선 동계 일정에서도 무안공항을 아예 빼버렸다"며 "이 상황으로 보면 내년에도 재개항은 어렵기 때문에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을 깊이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광산구의회 또한 지난달 31일 "국토부는 임시 취항 요청을 묵살하고 폐쇄 연장만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활주로 공사를 조기 완료하고 재개항 일정과 중장기 로드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며 "무안공항 폐쇄가 장기화된다면 광주공항의 국제선 임시운항을 적극적으로 재검토해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전남도는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간 전남도는 무안공항을 조속히 재개항하는 게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다만, 전남지역 관광업계와 도민 불편이 지속되는만큼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광주공항은 지난 2007년 11월 무안국제공항이 개항하기 전까지 정기편과 부정기편 등 국제선을 운항했다. 광주공항 활주로 길이는 2천835m(2본)로 중형 기종을 활용한 동남아·하와이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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