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RE100산단 최적지…호남권 거점 무안국제공항 연계시켜야

광주시와 전남도가 성장 전략의 핵심인 미래 먹거리 사업을 두고 사활을 건 생존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16일 정부가 123대 국정과제를 확정한 가운데 광주는 '국가 AI컴퓨팅센터'를, 전남은 'RE100 산업 단지' 조성을 위해 배수진을 친 모양새다. 국가 차원의 미래 산업 주도권을 놓고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지방 경쟁력 확보를 위한 "효율적 선택과 집중"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는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가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대규모 GPU 집적·데이터 분석 능력을 갖추며 국가 AI 산업의 '두뇌' 역할을 하게 될 핵심 인프라다. 초거대 AI 개발과 연구, 기업·기관 대상 GPU 인프라 제공을 위한 핵심 시설로 2조5천억원이 투입된다.
광주시는 이미 국내 유일의 AI 중심도시를 표방하며 인공지능 집적단지를 중심으로 국가AI데이터센터·AI영재고 등 관련 인프라를 갖췄다. 문재인·윤석열·이재명 정부 모두, 광주를 '인공지능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관련 산업을 지원해 왔다. 광주시가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를 강하게 희망하는 이유다. 광주시는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전력 공급 능력 120MW 이상 확보 ▲부지 선정 ▲풍부한 인재 ▲국가AI데이터센터 운영 경험 등을 내세우면서다.
하지만 유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울산과 부산·대구·춘천·천안 등 전국의 유력 도시들이 경쟁에 뛰어들면서다. 국가AI컴퓨팅센터는 정부가 공모만 할 뿐 민간(대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평가에 변수가 많다. 광주시 인공지능산업실 관계자는 "많은 유력 도시들이 저마다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약속했다'고 확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고, 평가위원들이 기업을 선택하는 것인 만큼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5년간의 학습과 경험 축적을 광주의 강점을 꼽는다. 손경종 한국지능형사물인터넷협회 상근부회장은 "국가AI컴퓨팅센터는 기업이 어떤 컨셉을 가지고 해당 자원을 활용할 지가 선정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핵심"이라며 "국내에서 AI 모델을 잘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큰 이슈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간 AI 집적단지를 조성하고 국가AI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시행착오가 많았고, 지난 5년간 상당히 많은 학습을 했기 때문에 큰 강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도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이웃 사촌'인 전북도와의 잇단 경쟁 탓이다. 그 간 전남은 '에너지 수도'를 자처하며 성과를 보여왔다. 신안 앞바다 8.2GW 규모 해상풍력단지를 비롯해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와 수소 클러스터까지 추진 중이다. 특히 발전 인프라 뿐만 아니라 한전 본사와 에너지공기업, 한국에너지공과대학 등 관련 기관들이 집적해 있어, 전력 수급 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전북의 반격도 매섭다. 새만금을 앞세우면서다.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최근 정책 소통 기자간담회에서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메카로 세워 RE100 산단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또 전남과 전북은 서남권 거점 공항 육성을 두고도 껄끄러운 관계다. 다만 법원이 최근 새만금국제공항 건설계획을 취소하면서 "무리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입보다 무안국제공항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이주영 수석부장판사)는 시민 1천300여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새만금 국제공항 계획 타당성 단계에서 입지를 선정하면서 조류 충돌 위험성을 비교 검토하지 않았고 위험성을 지나치게 축소했다"며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 생태계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무안공항은 이미 국제공항으로서 기반을 갖추고 있고, 호남권 관문공항으로서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예산 절감과 안전성 보강을 통한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다.
정부가 효율성과 지역균형 발전을 중점에 두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정된 예산을 지방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사용하자는 취지에서다. 신정훈(더불어민주당·나주·화순) 국회의원은 최근 대정부질문에서 "전남의 여수·광양·목포항과 무안국제공항을 남부권 통합 물류 플랫폼으로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여수·광양·목포항과 무안국제공항을 연계해 신남방 글로벌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고, RE100 산업단지와 에너지고속도로 등 친환경 첨단산업 인프라로 배후산업을 키우자는 의미에서다. 신 의원은 이날 무등일보와 통화에서 "RE100 산업단지 조성의 핵심 조건은 재생에너지와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송전망, 즉 '에너지 고속도로'인데 전남은 이 분야에서 절대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며 "산단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근로자 주거환경과 연계 산업까지 함께 조성되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만금 국제공항이 무산된 상황에서 무안국제공항은 내년 KTX 개통과 맞물려 광주에서 30분, 나주에서 15분, 목포에서 10분이면 접근할 수 있어 전남이 훨씬 우위에 있다"며 "동부권도 경전선을 무안공항과 연결하면 1시간대에 접근 가능해 무안공항은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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