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확정된 사안 아냐…소통으로 수정 가능”

이재명 정부가 5년간 추진할 국정과제가 13일 베일을 벗은 가운데 광주시와 전남도가 꾸준히 요청했던 지역 현안들이 대거 채택됐다.
이번 국정과제에 지자체별 숙원사업들이 골고루 반영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이하 국정위)는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발표했다.
계획안에는 개헌부터 검찰·국방개혁,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지역·계층 간 불평등 해소까지 새 정부의 개혁 의지를 담은 123개 국정과제와 564개의 세부 실천과제가 담겼다.
분야별로는 정치(19개), 경제(29개), 균형성장(23개), 사회(37개), 외교안보(15개) 등이다.
발표된 국정과제들은 정부의 최종 검토와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국정위는 개헌을 사실상의 1호 국정과제로 싣고 권력기관의 권한 분산도 첫머리에 배치했다. 정치·행정 분야 국정과제로 "국민주권의 헌법정신을 구현하는 새로운 헌정체계 실현을 위해 개헌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또 "검찰·경찰·감사원 등 권력기관의 집중된 권한을 개혁한다"며 "군의 정치적 개입을 방지해 군을 국민 주권을 수호하는 기관으로 혁신한다"고 담았다.
특히 여기에는 지역민들의 염원이었던 5·18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 포함됐다.
국정위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및 과거사 진상규명·희생자 유족 명예 회복, 보훈 보상 체계 재정립 등도 정치·행정 분야 국정과제로 실었다.
국정기획위는 123개 국정 과제와 더불어 17개 시·도별 7대 공약을 구체화하고 추진 방향을 마련했다.
광주는 AI 국가시범도시 조성, 광주 군공항 이전, 모빌리티 도시,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영산강·광주천 수변 활력 도시 조성, 첨단 기술 연구 생태계 조성, 호남권 메가시티 조성 등이 7대 공약에 포함됐다.
전남은 국립의대 설립, 여수석유화학산업 대전환, 신재생 에너지 허브, 첨단전략산업 클러스터 조성, 동북아 대표 관문공항 육성, 농축산업 글로벌 경쟁력 확보, 남해안 글로 해양·관광·문화 허브 조성 등 7대 공약이다.
이처럼 광주·전남 현안 사업들이 국정과제에 대거 포함돼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정기획위가 발표한 국정과제가 확정되지 않았고 소통과 의견수렴을 통해 수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정기획위 여러분들께서 노력해 바람직한 국정 방향을 제시하는 의견으로서 앞으로 다양한 루트를 통해 국민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수정될 수 있다"며 "이제 끝난 게 아니라 이 정책을 정부 정책으로 확정하고 집행하는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나은 정책으로 다듬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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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단선’ 설계 서부경전선 우려···전문가들 “복선화” 한목소리
지난 16일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서 개최된 ‘영·호남 4개 시·도 연구원(광주·부산·경남·전남) 공동 라운드테이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전선 광주송정~순천 구간(서부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복선이 아닌 단선으로 추진돼 우려를 낳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핵심 조건인 광역교통망의 획기적 개선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남부경제권 구축의 출발점이 될 핵심 인프라를 시작부터 ‘반쪽짜리 고속철도’로 추진하는 것은 명백한 정책적 오판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단선 철도가 가진 구조적 한계… 열차 지연·선로용량 포화 불 보듯”이상국 부산연구원 도시·해양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6일 순천 호남호국기념관에서 개최된 ‘영·호남 4개 시·도 연구원(광주·부산·경남·전남) 공동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제를 통해 서부경전선을 원점에서부터 ‘복선전철’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광주송정~순천 구간(121.5km) 전철화 사업은 기존의 노후화된 단선 비전철 노선을 개량해 시속 250km급 준고속열차를 투입하는 방향으로 설계 중이다. 완공 시 광주와 부산을 2시간대로 연결된다.문제는 ‘단선 철도’가 가진 태생적 한계다. 이 연구위원은 서부경전선이 운영의 정시성 저하와 선로용량의 한계로 반쪽짜리 고속화 노선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선 철도는 상·하행 열차가 하나의 선로를 공유하기 때문에 맞은편에서 오는 열차를 피하기 위해 역마다 교행 대기(신호대기)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한쪽 열차가 연착되면 노선 전체의 열차가 연쇄 지연되는 취약성을 안고 있다.이 때문에 여객 열차 증편은 물론 향후 물류 수송 수요가 늘어날 경우 단선 철도는 개통과 동시에 포화 상태에 직면할 가능성까지도 제기된다. 이 연구위원은 “남부권 핵심 산업 벨트인 광주의 인공지능(AI)·미래차 클러스터와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제조·항만 물류 기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에는 단선 철도의 선로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영·호남 경제권의 실질적인 통합과 동반성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열차의 연속 운행이 가능하고 수송 능력이 월등한 복선 고속화 체계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호남고속철도 또한 추진 당시 낮은 경제성으로 우려를 낳았지만, 개통 직후부터 여객이 포화되면서 선로용량 부족을 겪어왔다. 특히 단선으로 개통한 뒤 향후 수요가 많아져 복선화를 재추진하게 되면 이중의 예산 투입과 공사 기간 중 열차 운행 중단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불가피하다.최치국 광주연구원 원장이 라운드테이블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단선과 복선은 이론상 4~5배 차이…“지금이라도”토론자들도 복선화로 추진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실제 용량이 4~5배 차이 나는 ‘복선화’만이 통합특별시의 광역교통망 혁신은 물론 남부경제권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라며 정부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했다.이호 한국교통연구원 본부장은 “시설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로가 2차선으로 가다가 갑자기 1차선으로 줄어들면 난리가 나는데, 철도는 왜 동부 구간(복선)과 서부 구간(단선)을 다르게 가는데 가만히 있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철도 공학적으로 단선과 복선의 선로 용량 차이는 이론상 4~5배에 달한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복선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 단선인 서부경전선을 복선으로 재추진하는 데 따른 시간상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짚었다.김종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또한 “철도 사업은 터널과 교량이 많아서 한번 단선으로 뚫어놓으면 나중에 복선으로 늘리기가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며 “실제 이용자의 편의와 철도 용량을 고려해 처음부터 복선으로 제대로 된 철도를 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지자체의 근시안적 시각 또한 비판했다. 광주·전남의 생활권을 연결한다는 데 생각이 갇혀 중장기적 비전(남부권 연결)을 내다보지 못했다는 것이다.현재 단선으로 설계가 진행 중인 서부경전선을 복선화로 재추진하는 데 따른 부담 또한 제기됐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거치게 될 경우 최소 2~3년가량 더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예타 통과 과정에서 다른 국책 철도 사업들에 우선 순위에 밀릴 수도 있다. 이를 두고 이상국 연구위원은 광주·전남 통합 등 행정 통합 국면을 레버리지 삼아 복선화로 증액되는 추가 사업비의 일정 부분을 지자체가 과감하게 분담(매칭)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의 재정 부담을 덜면서 예타 재조사 과정을 대폭 단축하거나 면제받는 전략이다.이호 본부장은 “6차 광역철도망 계획에 복선전철화를 담고, 예산 조정 과정을 하는 과정들이 다시 한번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을 거치는 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고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선의 한계를 마주치고 추후 복선으로 개량하는 과정을 거치느니 몇 년 더 지연되더라도 복선화로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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