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AI데이터센터가 지역사업? 기재부 '모순'

입력 2025.04.16. 17:18 이삼섭 기자
국가AI데이터센터 관련 600억 규모 예산 미반영
GPU 1만장 예산 세우고도 정작 설립된 시설 방치
강기정 시장 “과기부 동의하고 제안…억지 논리”
안도걸 국회의원 “국가 AI산업 미래 위한 투자”
광주 국가 인공지능데이터 센터.

기획재정부가 국가 AI산업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국가AI데이터센터 운용 예산에 대해 '지역 사업'으로 치부해 대폭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논란이다. 광주시가 요청한 국가AI데이터센터 관련 예산 600억원 중 고작 26억원만 반영하겠다고 하면서다.

그러면서도 기재부는 이번 추경에 국가 주도로 인공지능(AI) 산업을 육성하겠다며 2조원 가까운 예산을 반영했다. 국가AI데이터센터가 예산 부족으로 가용 GPU 절반이 멈춰 있어 기재부가 모순적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가 이번 정부 추경에 광주시가 요청한 국가AI데이터센터 활용 예산 670억원 대부분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비판했다. 기재부가 '지역 예산'이라는 점을 들어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강 시장은 "새 GPU 살 돈 1조는 예산에 담겼는데 이미 확보된 GPU를 활용하기 위해 광주가 요청한 670억원은 못 주겠다면서 겨우 25억만 정부 예산에 담아 보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동의하고 제안한 사업을 기재부가 억지 논리로 거부하고 있다"면서 "사천의 우주항공사업, 거제의 첨단 조선사업도 지역에서 하면 지역사업이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만들고 광주가 운영하는 국가AI데이터센터를 활용하기 위한 예산은 광주만을 위한 예산이 아니고, 대한민국의 성장판을 여는 예산"이라고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기재부 2차관 출신인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광주 동남을)도 "이번 추경은 광주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AI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지적했다.

국가AI데이터센터는 국가 AI 역량 강화를 위한 전진 기지로 국내 AI기업들과 기관이 기술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를 지원한다. 총 88.5페타플롭스(PF) 연산자원과 107페타바이트(PB) 저장공간을 갖췄다. 강 시장의 말처럼 국가AI데이터센터는 자리만 광주에 있을 뿐 국내 AI기업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최근 운영예산이 부족해 사실상 '전시용' 상태로 전락한 상황이다. GPU 시설 절반인 44.2페타플롭스가량이 운영되지 못하면서 기업 피해가 이어지는 중이다. 그런 가운데 과기부와 광주시가 정상 운영을 위해 이번 추경에 관련 예산을 요청한 터라 비판의 목소리가 더 크다.

더군다나 기재부는 이번 추경 예산에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조8천억원 규모의 재정을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AI 개발에 필요한 GPU 1만장을 연내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기존 GPU가 예산이 없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다는 점에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광주시는 기재부를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국회 예결위 과정에서도 증액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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