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투자 광천터미널 복합화 협상 제자리 걸음

입력 2025.03.04. 18:26 이삼섭 기자
지난해 10월 협상지 선정 뒤 줄다리기 지속
주상복합 세대수·공연시설 규모 등 입장 차
터미널 지하화 등 비수익성 사업 부담 작용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복합화사업 조감도. 무등일보DB

광주 관문을 미래형 도시로 탈바꿈하는 '광천터미널 복합화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되고도 신세계가 아직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는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4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와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말 광천터미널 부지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하는 절차를 끝냈지만 아직까지 사전협상에 들어가지 못했다.

신세계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서다. 광주시가 요구한 협상 조건을 반영한 사업계획서를 신세계가 제출해야 '사전협상'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광주시는 지난해 사전협상지 대상지로 선정하면서 ▲백화점과 터미널 사업 병행 추진 ▲합리적 공공기여 계획 제시 ▲광주만의 특색 있는 복합용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신세계 또한 이 같은 협상 조건을 수용하면서 사전협상 단계로 손쉽게 넘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에서 입장 차가 발생하면서 사업계획서 제출과 협상 개시 자체가 지연되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2단계로 진행되는 복합화 사업에 총 4조4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사업성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신세계는 주상복합 세대수를 조정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터미널 지하화와 지상 공원 조성, 특급호텔·공연장 등 비수익성 사업에 대한 투자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조원대의 막대한 투자를 단기간에 투입하려면 사업 리스크 또한 만만찮다. 경기 침체로 소비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다소 보수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당초 신세계가 제출한 최초 사업계획서에는 주상복합 500여세대가 담겼다. 광주시는 터미널 복합화 사업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이다.

공연장 등 문화시설 규모를 두고서도 논의 중이다. 광주시는 터미널 복합화 사업지 지상 부분에 공연이 가능한 문화시설 운영을 제안했다. 신세계 또한 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이지만 규모 측면에서는 입장 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다소 여유로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더현대 광주'가 2027년 말 완공된다는 점에서 광주신세계백화점 확장(아트앤컬처파크)은 이보다 늦어질 게 확실시된다. 당초 누가 더 빨리 개점하느냐를 두고 경쟁했지만, '더현대 광주'가 먼저 개점할 게 확실시되면서 속도보다는 사업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논리다.

광주시 관계자는 "공익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사업자도 일단 공익성이 확보되는 범위 내에서 사익을 추구해야 하기 때문에 적정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신세계가 조만간 사업계획서를 접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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