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재계도 성명서 내고 "심각한 경제적 위기"
강 "희생자 49재까지 기다려주는 게 예의"
"시민들의 항공 접근성 관해 신중히 검토"

광주지역에서 광주공항에 국제선을 임시 개항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는 보도(본보 2월 6일자 1면)와 관련, 광주시와 지역 관광업계가 국토교통부를 만나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을 건의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제주항공 참사 49재가 끝나는 대로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 문제를 포함해 통합공항에 관한 구상 등을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광주시와 여행업계 관계자 등이 국토부를 방문해 사전 면담을 하고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운항을 요청했다. 지역 관광업 관계자들은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무안국제공항 운영이 중단되면서 업체 대부분이 도산 직전에 이르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광주공항에서 임시로라도 국제편을 운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상공회의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광주공항 국제선의 한시적 개항을 촉구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무안국제공항이 오는 10월까지 운영 중단이 예정되면서 광주·전남지역 여행·항공 업계의 심각한 경제적 위기는 물론, 광주지역에서 열리는 국제행사의 차질, 지역민들의 불편 등을 이유로 들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울산공항이 올해 10월 열리는 울산공업축제나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지원을 위해 한시적으로 국제선 운영을 준비 중에 있다는 점을 들어, 광주공항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지역 관광업계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한편 부정기편 허가 규정상 인근 국제공항 폐쇄 시 인근 공항이 국제선 운영 기능을 분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광주공항의 '안전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토부의 공항 특별안전 점검 결과 광주공항도 활주로 내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등이 개선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광주공항은 콘크리트 둔덕(1.5m)에 방위각 시설이 고정돼 있어 재시공이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국토부는 광주공항의 조속한 국제선 운항보다 다시는 사고가 나지 않게끔 안전해야 하는 게 더 중요하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렇기에 광주시는 광주공항의 안전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주고, 나아가 무안공항 개항 전까지 광주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할 수 있게끔 해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광주시의 구체적인 입장과 로드맵 등에 대해서는 제주항공 참사 49재가 끝나는 오는 15일 이후 밝힐 방침이다.
강 시장은 이날 오전 광주시 출입기자 차담회에서 "49재까지는 기다려주는 것이 유족들에 대한 예우라고 생각한다"며 "15일 이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49재는 불교에서 고인의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기원하는 장례 의식이다. 오는 15일은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의 49재가 되는 날이다.
다만, 강 시장은 지역 내 관광업계가 호소하는 경제적 어려움과 시민들의 '항공 접근성'에 대해서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또 광주상공회의소와 관광협회, 국회 특위, 정부, 전남도 등의 입장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청취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도 밝혔다.
국제선 임시 운항에 대한 입장과 동시에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광주·전남 통합공항에 대한 '창의적 고민'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강 시장은 "광주시민들의 항공 접근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는 시장으로서 당연한 고민이기 때문에 그 고민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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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통합특별시’ 7월 1일 출범···산적한 과제 수두룩
2026년 3월 3일 오후 전남 나주시 한국에너지공과대학 대강당에서 광주시와 전남도가 주최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법 국회 통과 기념 시·도민 보고대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광주·전남의 미래를 바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가 오는 7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등 대전환의 시기,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서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5극’의 중심축으로 거듭나겠다는 원대한 포부다. 포석은 깔았다. 지난 3일 지방선거에서 통합특별시장과 통합특별시교육감, 통합시의원을 각각 선출하면서다.장밋빛 청사진 만은 아니다. 통합시 출범 과정에서 그간 수면 아래에 있던 현실적 과제들이 청구서처럼 날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통합에 필요한 570억원을 정부가 지원해주지 않아 빚을 내서 준비해야 했던 상황은 앞으로 마주할 난제들에 비하면 사소한 서막에 불과하다. 사실상 진짜 통합은 이제부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광주·전남은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이라는 데드라인에 맞춰 선행 과제들을 대부분 내려놓고 달려왔다. 비유하자면 40년만에 다시 집을 합치면서 주소만 먼저 이전해 둔 셈이다. 가장 중요한 구성원들의 합의 절차부터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시·도민의 직접적인 의사를 묻는 주민투표라는 필수적 절차는 속도전이라는 명분에 배제됐다. 명칭 문제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정치권이 이끌다시피 해 온 탑다운(Top-down) 방식의 통합 속에서 지역민의 의견은 뭉개졌다. 통합특별시의 컨트롤타워가 될 주청사 소재지, 조직 개편,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핵심 현안들은 출범 일정에 쫓겨 수면 아래로 봉인된 상태다.통합특별시 출범에 맞춰 그간 숨죽여 왔던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통합시장의 첫번째 과제는 기업 유치가 아닌, 원활한 ‘통합 갈등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 구성이라는 조언이 나오는 배경이다. 당장 농촌 지역의 소외 우려나 현 광주시가 5개 자치구로 쪼개지면서 대도시로서의 브랜드 약화나 광역도시권 관리 문제 등이 지적된다. 특별법 보완도 중요 과제다. 지난 2월 통과된 특별법은 실질적인 권한과 법적·제도적 정비가 빠지면서 ‘무늬만 통합’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중앙 정부가 자신들의 권한 이행 등에 소극적이었던 탓이다. 정부가 ‘연방제’에 버금가는 자치권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던 것과 달리, 파격적인 재정·자치 분권을 위한 특례 규정들은 대부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재정은 통합의 핵심 관건이다. 정부는 통합 후 4년간 연간 5조원, 4년간 최대 20조원에 이르는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그러나 4년 뒤에 자력갱생하기 위한 재정 권한은 넘겨주지 않았다. 4년간 ‘돈 잔치’ 이후 빚더미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김대성 전남연구원 상생협력단장이 “중앙권한의 과감한 지방 이양과 중앙과 지방 간 상호의존적 관계, 지방 재정 확충을 통한 자주재정권 확대 등이 동반되지 않는 한 이런저런 논의는 모두 수사에 불과할 수 있다”고 지적한 이유다.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을 전후로 특별법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특히 재정 자율성을 극대화할 강력한 특례 조항 확보가 관건이다.정부가 약속한 통합광역지자체에 대한 인센티브도 안심할 수는 없다. 정부는 통합광역지자체에 4년간 연간 5조원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인센티브를 약속했다. 이를 보장했던 김민석 국무총리의 사임도 우려를 키운다. 이에 더해 2차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서도 ‘우선순위’를 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벌써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정부가 약속한 재정 인센티브가 ‘특별교부세’ 형태가 아닌, 다른 국비사업들과 맞물려 실질 지원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타 지자체들은 ‘형평성’을 이유로 전남광주통합시에 대한 공공기관 우대 방침에 대해 견제하고 있다. 정부의 선의에만 기댈 수 없는 처지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패는 누구의 어깨에만 달려 있지 않다. 모든 주체가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시·도민 역시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방관자가 아닌 주체로 나서야 한다. 정책 과정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내실을 안에서부터 채워가야 한다.오는 7월 1일은 통합이라는 축배를 올리는 날이 아니다. 해묵은 난제를 풀기 위한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이다. 무등일보는 통합특별시 출범을 20여일 앞두고 기획 연재를 통해 통합특별시가 직면한 핵심 현안을 집중 점검한다. 미완의 출범을 ‘위대한 시작’으로 전환하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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