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와 더현대 '독창성' 결합된 공간
전통가옥 생활 양식 해석한 '빌리지' 주목
소상공인 상생마당 설치·지역 맛집 체험도
강 시장, "시민에 사랑받는 공간될 것" 화답
"우리나라에 유례가 없는 시도를 저희가 처음 하는 곳이고요. 현대백화점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건물 중에 제일 어려운 과제일 겁니다. 완성된다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인정 받는 건축 공간, 콘텐츠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는 22일 '더현대 광주' 설계작(디자인)을 두고 '도전', '실험', '유례없는' 등의 표현을 거듭 강조했다. 그만큼 '더현대 광주' 설계작에 독창성을 녹여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현대백화점이 공개한 작품은 건축계 거장이자 듀오인 헤르조그와 드 뫼롱(Herzog & de Meuron)이 설계한 작품이다. 건축계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수상할 정도로 명망 있는 건축가 듀오로, 낙후된 화력발전소를 세계적인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한 '테이트모던' 프로젝트로 잘 알려져 있다.
현대백화점이 진행한 프레젠테이션에 따르면, '더현대 광주'는 한국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상징적인 한국의 멋을 구현한 '뉴 오리지널리티'(New Originality)를 표방한다.
한국 전통문화의 보고로서 과거 유산을 독창적 문화예술로 계승하는 광주의 오리지널리티(독창성)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시하며 오프라인 리테일(소매업)의 한계를 뛰어넘은 더현대의 오리지널리티의 결합이다. 요약하면 광주·전남지역의 역사·문화적 가치와 더현대의 독창적 역량이 결집된 건축 공간이다.
최단기간 1억명이 방문한 '더현대 서울'이 MZ세대를 타깃으로 전시, 팝업(Pop-Up), 휴식 등 힐링이 가능한 상업공간으로의 진화라면, '더현대 광주'는 한국의 유니크한 멋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글로벌적으로 주목받는 리테일 공간이 목표다.
현대백화점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광주가야금, 민간정원의 원형인 소쇄원 등을 언급, "광주는 국악, 서예, 문학, 가야금 등 풍부한 문화예술의 보고"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라 '더현대 광주' 설계작은 전형적인 공간 구조에서 벗어나 4가지 도시 요소를 수직적으로 쌓아 올린 독특한 구조를 도입했다. 총 4가지 도시 요소는 각각 빌리지(VILLAGE), 바실리카(공공 회관·BASILICA), 블러바드(도심 가로·BOULEVARD), 마켓(MARKET)이다.
'더현대 광주'만의 가장 독특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빌리지는 사업지(옛 방직공장터)가 갖는 지역적 유산과 전통 가옥의 실내외 라이프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아 현대적으로 해석해 구현한 공간이다. 한옥의 박공 지붕과 안마당을 건축 요소로 가져와 고객에게 자연, 사람, 이벤트, 문화와 같은 다양한 만남과 조용한 휴식을 제공한다.
정 대표는 빌리지를 두고, "한국의 전통적인 것을 어떻게 현대식 건물에서 구현할 것인가가 지금 제일 어려운 과제이다"면서도 "하지만 광주가 전통의 원류이기 때문에 하는 저희의 도전 과제다"라고도 강조했다.
마켓은 광주의 맛을 포함한 다양한 미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내 최대 규모의 '마켓 홀' 형태로 구성한다. 또 광주 소상공인 등을 위한 상생마당을 설치해 지역 상품 판매와 전시, 축제 등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한다.
블러바드는 브랜드 플래그십이 연속적으로 이어지며 자연요소를 결합해 도심을 걷는 듯한 새로운 경험 공간을 제공한다. 바실리카는 고대 로마시대의 시장, 집회장, 관공서 등 공공활동 중심 공간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공간이다. 각 층을 조경이나 다양한 콘텐츠로 수직적으로 연결해 시각적으로나 경험적으로 통합된 공간 경험을 준다.
정 대표는 "더현대 광주가 기존의 한국 백화점 유형을 벗어나 시민들이 사계절 휴식하며 즐기고, 라이프스타일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발하고 있다"며 "그렇기에 공간마다 시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부분을 대폭 늘리는 설계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더현대 광주는 헤르조그와 드 뫼롱에서도 굉장히 챌리지한(도전적인) 프로젝트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 콘셉트대로 지어지게 된다면 엄청 좋은 공간이 되겠지만 도전 과제가 상당히 많다. 광주시에서도 많은 응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실제 이대로 설계돼 2027년 공개된다면 시민들에게 정말로 사랑받는 공간이 될 것이다"며 "광주시민들은 자긍심은 높은데 누리는 데는 부족한 점이 있다. 더현대 광주가 큰 재원을 투자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점에 너무도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또 강 시장은 "우리 행정에서 신속하게 (인허가 등)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특혜'냐 '약속이냐'···민주노총 사무실 지원 '불씨' 민주노총 광주본부가 2024년 12월 26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시는 하남근로자종합복지관 내 민주노총 광주본부의 사무실 입주를 허하라"고 촉구했다. /뉴시스 민주노총 광주본부의 ‘하남근로자복지관’ 사무실 이전 좌초 문제가 ‘특혜성’ 문제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지자체가 혈세를 들여 ‘거대 노조’에 사무실 운영비를 지원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노총은 광주시가 약속한 내용으로 지원이 당연하다고 맞선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가 양대 노총에 근로자복지관을 위탁 운영하는 식으로 사실상 임대료를 편법으로 지원하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다.13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시는 지난 2003년부터 민주노총 광주본부의 민간 사무실 임차에 보증과 임차료를 지원했다. 그러다 지난 2023년 감사원이 ‘임차비 지원에 대한 근거가 없다’며 부적정 통보함에 따라 광주시는 현금성 지원 대신 하남근로자종합복지관 지하 1층을 리모델링한 뒤 3층 시설을 이곳으로 옮기고, 대신 3층을 민주노총 사무실로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하남근로자복지관 위탁 운영 업체인 하남산단관리공단이 반대하면서 입주가 무산됐다. 광주시는 대체 건물을 물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 소유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해주는 것 또한 현금성에 가까운 일종의 편법 지원으로 여겨질 수 있어 난감해 하는 분위기다. 감사원이 재차 제동을 걸 수도 있기 때문이다.민주노총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시의 무소신·무의지·무능력 행정을 강력 규탄한다"며 광주시가 적극 나서 하남근로자복지관 입주 문제를 해결하라는 입장을 강하게 표출했다. 그러면서 "조합비만으로는 새 사무실 운영과 교육, 복지 사업예산을 충당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토로했다.민주노총의 호소에도 근본적으로 거대노조에 세금을 들여 사무실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노동자의 권익이 약했을 당시 열악한 노조 활동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도입했던 일종의 '특혜'가 현재도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광주지역 경제계 단체 한 임원은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이나 초창기에 태동한 뒤 자리를 잡기 전에는 열악한 상황이었기에 어느 정도 활동 지원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도입 당시 민주당 정권이 노동조합 단체에 우호적인 것도 정치적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그러나 노조가 크게 성장해 노조원도 많아졌기 때문에 스스로가 지자체에 의탁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독립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실제 민주노총 광주본부는 2023년 말 기준 조합원이 4만4천617명에 이른다. 정확한 조합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민주노총 조합비는 실수령액(기본급 기준) 기준으로 1~2%다. 각 지부, 산업별 노동조합, 상급 조합 등으로 분산됨에도 사무실 운영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추측된다.민주노총 광주본부 측은 광주시가 먼저 사무실을 마련해주겠다고 밝힌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애초에 하남근로복지관 입주도 우리가 요구한 게 아니라, 광주시가 먼저 장소를 물색해 제시한 것"이라며 "지금 아무런 대안도 없이 검토 중이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어 "(사무실 지원 부적정 통보에 대한) 감사원 지적 사항이 문제라면 저희만 그렇게 할 게 아니라, 한국노총 광주본부나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유예 기간을 두고 근로복지관 위탁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광주시뿐만 아니라, 전국 광역지자체들이 '근로자복지관 위탁'을 명목으로 양대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에 사무실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노총 광주본부는 2013년부터 광주시 소유 임동 근로자종합복지관을 위탁 운영 중이다. 민주노총도 하남근로자복지관 위탁 운영을 바라고 있다. 이는 하남산단관리공단과 하남 소재 입주기업들이 민주노총의 하남근로자복지관 입주를 반대한 이유로도 해석된다.다만, 사실상 지자체들이 양대노총에 근로자복지관을 독점적으로 위탁을 맡기며 편법으로 사무실을 지원해 주고 있다는 점은 당분간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채은지 광주시의회 새로운노동특별위원장은 "대부분 광역지자체가 사무실 운영비를 주면 안 되게끔 법에는 돼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노동자 교육 등과 같은 목적으로 근로자복지관 위탁 등을 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사무실 제공은 노조와 협의한다면 꼭 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다만, 광주시와 민주노총이 사무실 지원에 대해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해 "상황이 어떻게 변했든 광주시가 애초 약속했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이고, 대안을 같이 찾아나가며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광주시의 적극적 대응을 주문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 '여객기 참사 추모공원' 놓고 전남도-민주 전남도당 엇박자
- · 김영록 지사, 12·3 계엄 사태 후 11번째 정계 쓴소리
- · 시·도, '여객기 참사' 후속 지원 나섰다
- · '더현대' 들어설 방직터 개발 설계, 해안&디에이가 맡는다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