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8일 단 하루였던 광주 '대중교통 무료'···이대로 더?

입력 2024.05.21. 18:30 이삼섭 기자
버스·지하철 이용량 늘며 효과 ‘톡톡’
대중교통 활성화 차원서 확대 의견 커
강 시장 “긍정적으로 정책방향 삼겠다”
광주시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되새기고 나눔 정신을 실천하자는 의미로 매해 5월18일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시행한다. 사진은 광주 시내버스 단말기에 해당 안내가 돼 있는 모습. /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단 하루 ‘대중교통 무료화’를 시행한 결과, 이용객이 크게 증가하는 등 시민들의 호응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5월18일 하루만큼은 오월정신을 되새기고 나눔을 실천하고자 시행됐지만, ‘무료의 날’ 확대 등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 논의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다만, 하루 수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감내해야 하는 데다 광주시 대중교통 체계 개편 ‘퍼즐’이 2026년 지하철 1호선 완공에 맞춰져 있어 실질적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대중교통 이용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당일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해 시내버스와 도시철도 등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광주도시철도 승객은 올해 토요일 평균과 비교했을 때 4만명이던 수준에서 50% 증가한 6만여명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은 승객이 이용한 역은 문화전당역으로 무려 134.5%(3천58→7천171명)가 증가했다. 금남로4가역은 74.4%(3천828명→6천677명), 광주송정역은 25.2%(5천327명→6천687명) 증가를 기록했다. 문화전당역과 금남로4가역 등은 5·18사적지가 있고 관련 행사도 풍성하게 열린다는 점에서 ‘오월정신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가 잘 실현된 것으로 평가된다.

시내버스는 편의상 교통카드 단말기 작동을 멈춰 놓은 채 탑승했던 터라 정확한 데이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버스업계 측은 대중교통 무료화에 따라 승객이 늘었다는 입장이다. 

신동화 광주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이사는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평소와 다르게 버스들이 승객들로 빡빡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21일 광주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시 제공

비록 5월18일 하루에 그쳤지만 ‘무료화 정책’에 따라 시민들의 대중교통 경험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대중교통 활성화 방안으로 논의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달에 한 번이라도 대중교통 무료의 날을 지정해 시민들의 대중교통 친숙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광주시 대중교통수송분담률은 17.3%로 전국 특광역시 중 최하위다. 반면 승용차가 차지하는 교통수송분담률은 67.6%에 달한다.

다만, 광주 대중교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시내버스가 고질적으로 노선과 정시성 등의 문제에서 한계를 보여 개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필순 광주시의원은 “5월18일 대중교통 무료화를 계기로 ‘대중교통을 이용해보고 싶다’는 의향을 시민들이 갖게 됐다”며 “매달 18일이든 몇 째주 수요일이든 이렇게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고, K-패스나 G-패스(광주형 대중교통 지원 체계)과 연동된다면 이용률이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비효율적인) 버스 노선이나 정시성 등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근본적으로 시민들의 버스 이용 경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루 4억원에 이르는 비용도 한계로 지목된다. 광주시가 이번 5월18일 하루 무료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든 비용은 4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지하철2호선이 완공돼야 지하철-버스로 이어지는 대중교통 체계가 완성돼 실질적인 대중교통 이용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도 이날 “이번 5·18 대중교통 무료화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방법과 해석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며 “애초에 대중교통 활성화 관점보다 5·18에 대한 나눔의 관점이었는데, 대중교통 문제도 고민을 할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을 평가해 긍정적으로 정책 방향을 삼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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