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 뜻 함께하지만 증원 수엔 제각각
전남도 “현장 복귀해 환자 곁 지켜달라” 호소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의사 부족'이라는 총론에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의사 인력 증원 수'라는 각론에서는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의료계가 단체행동에 나선 상황에서 지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포문을 연 건 강 시장이다. 강 시장은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준비없이 (의대 정원) 2천명을 늘리면 탈이 난다. 지금 그런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사가 부족하다'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런데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할 의사가 필요한지 그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어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지금과 비슷한 논의가 있었는데 저는 연 400여명의 의사를 10년간 차분히 확대해 가는 정책을 만들었다"며 "100명은 의과학자, 200명은 공공의사, 그리고 100명은 지금과 같은 의사 확대였다"고 소개했다.
또 "의과학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 무엇보다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실에서 공공의사 증원이 핵심이었다"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정부와 의사협회는 협의해 시민들 고통이 없도록 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평소 공공의사 부족을 강조하면서 국립 의대 신설을 추진 중인 김 지사는 20일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미 이뤄진 상황이고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시·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의사는 의료현장으로 복귀해 환자를 지켜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전남도 실국 정책회의에서도 "코로나19 때 무더운 여름에도 위생복을 입고 고생 많으셨는데 (의대 증원 문제로) 의료계가 집단 대응에 나서 마음이 아프다"고 운을 뗐다.
또 "의사인력 증원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며 "시·도민 건강권과 환자 진료권 보장이 중요한 만큼 의료인들은 (사직서 제출보다는)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한 전남도 호소문'을 내고 "고령층 등 의료 수요가 높고, 의료 기반시설도 열악한 전남에 이번 집단행동으로 의료 공백까지 발생하지 않을는지 도민의 불안과 염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그동안 의료인으로서 굳은 의지와 사명감으로 도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준 의료인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지금도 의료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다. 환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본연의 자리인 의료현장으로 복귀해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지도층인 의료인께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실 것으로 믿는다"며 "도민의 건강과 생명 지킴이로서 환자가 안심하고 진료받도록 의료현장에서 책임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류성훈기자 rsh@mdilbo.com
-
울산도 띄운 국제선···"광주공항, 안 될 이유 없다" 울산공항 전경. /뉴시스광주공항의 국제선 임시 운영과 관련, 울산공항이 벤치마킹 사례로 주목받는다. 국내선만 운항하는 울산공항은 올해 지역 최대 축제를 위해 정부의 협조 속에 국제선 취항에 성공했기 때문이다.특히 광주공항은 국제선 운영을 위한 인프라가 훨씬 뛰어난 데다 굵직한 국제 행사들이 예정돼 있어 명분도 갖추고 있다. 전남도가 전향적으로 나서주면 무안국제공항 장기간 폐쇄에 따른 지역민들의 피해와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6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국제선 부정기 노선 취항을 추진한다. 올해 10월 열리는 '2025 울산공업축제'와 같은 달 경주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이다.울산공항은 2019년 대만 부정기편 여객기가 취항한 적이 있지만, 현재는 국내선으로만 운항 중이다. 같은 권역에 이미 김해국제공항이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굵직한 국제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훨씬 좋은 울산공항에서 국제선이 취항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특히 지역 관광업계가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러한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 추진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울산공항공사, 세관·출입국관리·검역(CIQ) 기관, 울산관광협회 등 여러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국토부의 허가·승인까지 4개월가량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국제선 부정기편 취항을 위해서는 국토부의 허가·승인이 필요하다. 국토부 허가 지침에 따르면, 인근 국제공항에 정기노선이 없어야 하고, '국제경기대회 지원법'에서 규정하거나 국제행사심의위원회에서 인정한 국제행사·대회를 갖춰야 한다.울산시는 국제선을 띄우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김해국제공항과 노선이 겹치지 않는다는 조건을 받아 국제선 취항을 끌어냈다. 지난달 울산세관과 울산출입국관리소,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울산검역소, 울산관광협회 등과 '울산공항 국제선 취항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광주시는 울산공항 사례에 비춰봤을 때, 광주공항에서 국제선 부정기편을 취항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우선 무안국제공항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올 연말까지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체 공항이 권역 내에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당위성으로 꼽힌다. 또 무안국제공항에서 9개국 18개 노선에 이르는 전세 정기편과 전세기가 취항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높다. 올해 5월 세계인권도시포럼, 9월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등 국제적인 행사가 예정돼 있다. 다만, 세계양궁선수권대회는 국제경기대회 지원법 조건에 해당되지는 않는다.광주공항은 지난 2008년 무안국제공항으로 국제선을 이전하기 전 일본, 동남아, 중국 등에 대한 정기편을 운행한 적이 있다. 활주로 길이도 2천835m에 달한다.관건은 전남도의 태도다. 광주공항에서 국제선 부정기편을 띄우는 데 전남도와의 협의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그러나 국토부가 무안국제공항이 위치한 전남도의 협조 없이는 허가의 시작인 '사전 협의'조차도 응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혹시라도 광주공항의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 허가가 늦어질 경우 무안국제공항의 재개와 시기가 맞물릴 수도 있다. 당장 추진하지 않으면 취항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국토부 허가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광주시 관계자는 "전남도의 반대에 더해 광주 부정기편 취항이 무안국제공항 재개 시점과 동일하거나 늦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국토부도 허가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광주시와 전남도가 상호 협력해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한 관광업 전문가는 "자칫 광주공항 국제선 임시 취항이 무안공항과 광주공항의 대결로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무안공항이 서둘러 개항하기보다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공항이라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면서 "그동안 광주시와 전남도가 어떤 결정이 지역에 이로울 지를 판단할지를 치열하게 논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 "광주공항에 국제선" 애타는 절규…전남도는 "어렵다"
- · "5·18민주광장에 극우 위한 공간은 없다"
- · "당분간 광주공항 국제선 열자" 목소리 커진다
- · 강기정 시장 "지금 필요한 건 스피드와 집적"···'슈퍼 추경' 촉구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