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시장 "2천명 늘리면 탈 나" vs 김 지사 "국민 공감대 우선"

입력 2024.02.20. 13:30 류성훈 기자
정부 의과대학 정원 증원 놓고 뚜렷한 시각차
‘의사 부족’ 뜻 함께하지만 증원 수엔 제각각
전남도 “현장 복귀해 환자 곁 지켜달라” 호소
김영록 전남지사가 20일 오전 도청 서재필실에서 실국장 정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놓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의사 부족'이라는 총론에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지만, '의사 인력 증원 수'라는 각론에서는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어 의료계가 단체행동에 나선 상황에서 지역민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포문을 연 건 강 시장이다. 강 시장은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준비없이 (의대 정원) 2천명을 늘리면 탈이 난다. 지금 그런 것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사가 부족하다'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런데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할 의사가 필요한지 그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강기정 광주시장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어 "청와대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지금과 비슷한 논의가 있었는데 저는 연 400여명의 의사를 10년간 차분히 확대해 가는 정책을 만들었다"며 "100명은 의과학자, 200명은 공공의사, 그리고 100명은 지금과 같은 의사 확대였다"고 소개했다.

또 "의과학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 무엇보다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현실에서 공공의사 증원이 핵심이었다"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정부와 의사협회는 협의해 시민들 고통이 없도록 해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평소 공공의사 부족을 강조하면서 국립 의대 신설을 추진 중인 김 지사는 20일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적 공감대가 이미 이뤄진 상황이고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시·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의사는 의료현장으로 복귀해 환자를 지켜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전남도 실국 정책회의에서도 "코로나19 때 무더운 여름에도 위생복을 입고 고생 많으셨는데 (의대 증원 문제로) 의료계가 집단 대응에 나서 마음이 아프다"고 운을 뗐다.

또 "의사인력 증원은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며 "시·도민 건강권과 환자 진료권 보장이 중요한 만큼 의료인들은 (사직서 제출보다는) 현장에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김 지사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한 전남도 호소문'을 내고 "고령층 등 의료 수요가 높고, 의료 기반시설도 열악한 전남에 이번 집단행동으로 의료 공백까지 발생하지 않을는지 도민의 불안과 염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그동안 의료인으로서 굳은 의지와 사명감으로 도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해준 의료인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서 "지금도 의료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환자들이 많다. 환자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본연의 자리인 의료현장으로 복귀해 환자 곁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지도층인 의료인께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실 것으로 믿는다"며 "도민의 건강과 생명 지킴이로서 환자가 안심하고 진료받도록 의료현장에서 책임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류성훈기자 rsh@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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