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적 책임과 지구적 평화' 주제로
'인간과 자연' 평화적 공존 방안 제시
"더 늦기 전에 함께 대처해야" 한목소리
식량·에너지 중요성 불구 韓 준비 미흡
北과 핫라인 복구…군사적 충돌 피해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신안군에서 '2023 김대중평화회의'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주한 외교사절 등 참석자들은 인간과 자연이 평화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9일 전남도와 김대중평화센터 등에 따르면 전남도와 목포시, 신안군이 공동주최하고 ㈔김대중평화센터가 주관한 '2023 김대중평화회의'는 지난 2021년부터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2회를 맞이한 2023 김대중평화회의에서는 전 지구적 위기는 인류 모두에게서 비롯된 공동의 책임으로, 세계인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하에 '지구적 책임과 지구적 평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진행된 2023 김대중평화회의 학술대회에서는 총 21명의 국내·외 석학과 500여명의 지역민이 참여해 그 의미를 더했다.
◆공감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글로벌 재정 메커니즘 필요
첫날인 5일에는 기후·질병위기 해결과 4차 산업혁명과 인류의 미래, 평화를 위한 과학기술의 국제협력체계 수립에 대한 주제로 발제가 이어졌다.
20세기와 21세기를 돌이켜보면 전 지구적으로 기후변화가 극심해 새로운 질병이 세계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그 원인에 대해 김명자 카이스트 이사장은 "캠브릿지 대학의 프로젝트에 따르면 인간종에 대한 최대의 위협은 인간이 초래한다고 나와있다"며 "이산화탄소와 기후변화 그래프를 보면 세계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봤을 때 향후 500년 동안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올해 발생했던 6~8월의 기온 변화 기록을 보면 얼마나 많이 더워졌는지 알 수 있는데 선진국들이 이산화탄소 농도 축적에 큰 기여를 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세계 기온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세계관으로 전환과 관련, 사회적 책임과 글로벌한 평화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서는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아킴 알리 WHO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장도 "우리가 여기서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은 성장을 하되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성장을 하고 평등하게 성장을 하면서 이 미래 환경을 어떻게 가꾸면서 성장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한다"며 "기후 위기, 그리고 환경파괴는 당연히 보건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친다. 의료시스템 인프라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아킴 센터장은 그 예로 기후변화로 인해 파괴된 전 세계의 의료기관을 들었다. 그는 "피지에서는 최근 사이클론 때문에 몇 곳의 의료 시설들이 파괴됐다. 방글라데시도 자연 재해로 파괴됐고, 호주의 산불도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마찬가지"라면서 "점점 더 많은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의료기관이 파괴된다면 그 나라의 국민들은 아파도 진료를 받을 수 없게 된다. 지금 당장 당면한 전 지구적인 과제인 만큼 더 늦기 전에 빨리 대처해야한다"고 역설했다.
4차산업 발전에 대해 안드레아 비앙키 카이스트 교수는 "AI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사실은 잘 모른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을 AI 등 여러 가지 구성요소를 통해 물리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고, AI가 그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한 세계…김대중 정신 불러와
2일 차인 6일 참가자들은 신냉전, 신국가주의, 기후변화, 한반도 불안정 등 불확실한 세계가 김대중 정신을 불러왔다는 것에 입을 모았다.
이들은 동북아의 불안전성이 높아지면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에도 미국조차 대응능력 상실 상태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한미 양국이 북한에 대해 인내를 갖고 전략적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할 것을 권고했다.
제임스 린지 미국 외교협회 수석부회장은 민주당과 결탁해 임시 예산안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표결을 거쳐 최근 해임된 사안을 거론한 뒤 "이번 주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하원의장이 쫓겨났다"며 "그 이유는 범죄도 아니고, 윤리 문제도 아니었다. 오히려 미국 정부가 계속 운영되도록 노력했다는 것이 이유"라고 밝혔다.
조현 전 유엔 대사는 "북한을 대할 때는 인내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안전벨트를 세게 매야할 시기"라며 "한국 정부는 대북 핵 억제와 경고를 보내는 것에만 매달리고 있으나 선명한 레드라인이 때로는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지속적인 한반도 평화 유지에는 충분하지 않고, 위험으로 비화될 수 있다. 북한과의 핫라인을 조속히 복구해 군사적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식량과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 한두봉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한국은 주요국 중 식량과 에너지 안보가 매우 낮은 편으로 미래를 위해 준비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무부 차관보는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는 말이 있지만 한반도의 경우 억제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외교가 수반돼야 한다. 한반도에서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하고 매우 중요한 목표를 가진 외교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진 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 대학 교수는 "평화 프로세스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평화를 원하는 자들이 자신을 헌신하며 서로 노력해 지역평화와 국제평화를 같이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폐회식에서는 윤성원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조교수가 '김대중 다시 읽기' 논문으로 '김대중 논문상 학술연구자 부문 최우수상을, 김학재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강사가 '김대중 정치사상의 토대:정치적 현실주의와 지향 가치' 논문으로 대학원생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학술대회에 앞서 지난 4일 목포 하당 평화광장에서 열린 문화행사에서는 가수 남진·이보람·안치환·송가인 등 유명가수와 목포시립소년소녀합창단·스윙스 탭댄스·모던보이·테일즈·국악명인 박평민씨가 공연을 진행,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포용과 화합, 좋은 세상을 만드는 '씨앗'이 되다 김대중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르웨이 노벨위원회는 북한과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한 업적을 기려 2000년 노벨평화상을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수여했다. 시민들이 김대중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사진을 살펴보고 있다. 양광삼기자 ygs0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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