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시장, 문흥초교서 초등학생 20여명과 대화
학생들, 놀이·여가·안전·교육 등 ‘꿈꾸는 광주’ 모습 제안
“어린이 꿈을 저의 꿈으로…어른으로 해야할 일?역할 꼭 하겠다"
"춤 출 공간이 필요해요. 아이돌이 되려면 춤을 많이 춰야 하니까요." "놀이공원 가려면 서울까지 가야해서 힘들어요. 광주에도 멋진 놀이공원이나 학생들의 놀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5·18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있어서 5·18 관람·체험프로그램을 통해 홍보하고 싶어요."
강기정 광주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26일 북구 문흥초등학교에서 학생 20여명과 함께 '광주 미래를 꿈꾸다'를 주제로 '빛나는 세대와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번 대화는 민선 8기 1주년을 기념해 그동안 시민·전문가들과 광주발전을 논의하던 소통의 장을 확대해 미래세대인 초등학생들이 바라는 광주의 모습을 듣고, 생각(아이디어)을 나누기 위해 마련됐다. 문흥초등학교는 지난 2019년 전교생 투표를 통해 학생회 규정을 바꿔 정당 방식 학생회장 선거제도를 도입했다. 현재 학교에는 '생각을 존중한당', '문어빵이 빛난당', '즐거운 학교당' 등 3개 정당이 활동하고 있다. 또 광주 최초로 학생·교직원·지역마을공동체가 함께하는 사회적협동조합 '문어빵 사회적협동조합'을 운영하는 등 민주시민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대화를 위해 문흥초등학교(지도교사 김학준) 학생들은 전교학생다모임(4~6학년 전체회의)을 통해 200여명이 강당에 모여 대화주제를 정하고, 공모를 통해 '시장과의 만남 학생추진단' 13명을 선발했다. 또 내용 구체화를 위한 3차례 토론회, 학생정당의 행사장 백드롭 제작까지 모든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학생들은 이번 대화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민주시민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경험을 쌓았다.
이날 대화는 학생회장인 김찬진 학생 주도로 진행됐으며, 질문은 '내가 광주광역시장이라면, 광주의 미래를 꿈꾸다'라는 큰 주제 아래 ▲놀이·여가 ▲보건·사회서비스 ▲참여·시민의식 ▲주거환경 ▲안전·보호로 구성됐다. 학생들은 준비한 질문을 하며 1:1 응답 방식으로 격의 없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찬영 학생은 ▲놀이시설을, 양시원 학생은 ▲코믹월드·굿즈샵·아이돌 콘서트·웹툰축제 등 다양한 축제 개최를, 천승희 학생은 ▲범죄 없는 마을을, 한승윤 학생은 안전마을을 위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과 가로등 설치 필요성을 이야기했다.
이재희 학생은 "공공 의료시설인 소아과와 응급실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특히 소아과는 저녁, 새벽까지 긴급으로 진료하는 병원이 없어서 부모님이 힘들어하니 해결 방법을 찾아 달라"고 건의했다.
탄소중립·환경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박하민 학생은 "마을주변에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쓰레기통을 많이 설치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건우 학생은 미래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남길 수 있도록 전기차와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말했다.
이성호 학생은 "올 한해 가장 많이 접한 단어는 물절약이다. 손에 비누칠을 할 때 물을 끄는 등 물절약을 실천했다"며 "가뭄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어서 이에 대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학생정당 '문어빵이 빛난당' 대표 노은율 학생은 "광주 최초로 초등학교에서 설립된 협동조합이다. 초등학생이기 때문에 협동조합의 이해나 다양한 사례경험이 부족해 극복하고 싶다"며 "국내외 우수 협동조합 연수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다.
이밖에도 ▲장애인 인식 개선 노력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는 광주 만들기 ▲물건을 편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가까운 곳에 대형쇼핑몰 짓기 ▲학생들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쉴 수 있도록 재량휴업일 지정 등의 깜짝 의견도 내놨다.
또 학생들은 ▲시장이 되서 가장 재밌는 일은? ▲언제 시장이 되려고 마음 먹었나요? ▲손흥민 선수를 만나 봤어요? 등의 질문도 이어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답하며 학생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강 시장은 학생들이 제안한 범죄 없는 안전한 마을이나 소아과·응급실 확충 제안 등에 대해 "어린이들이 걱정 없이 자랄 수 있도록 어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반드시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또 놀이공원이나 축제 등 놀거리·볼거리 없다는 의견 등에 대해서는 "제가 꿈꾸는 새로운 광주는 활력과 재미, 누릴 기회가 충분한 광주"라며 "여러분의 꿈이 제 꿈이라는 마음으로, 미래세대인 여러분이 바라는 광주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mdilbo.com
- 공공기관 '군살빼기' 첫걸음 성공···"이제부터가 진정한 혁신" [민선8기 광주시 1년 ‘손에 잡히는 변화’]②市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다."민선 8기 광주시가 시 산하 공공기관 구조혁신의 하나로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들은 평가다.광역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공공기관이 계속 늘어나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사안이었다. 자리를 만드는 건 대체로 환영받고 성과로 기록되지만, 자리를 없애는 건 영광 없는 상처뿐이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들도 굳이 임명권을 포기하면서까지 공공기관 숫자를 줄이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그럼에도 민선 8기 강기정 시장은 인구 수에 비춰봐서도 타 광역단체에 비해 월등히 많은 공공기관 통폐합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하고 24개의 산하 공공기관을 20개로 줄였다. 굵직한 공공기관간 통폐합이 1차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이제는 실질적 공공기관 혁신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각 공공기관의 업무효율과 책임성을 높이는 한편 민간에 위탁한 사무에 대해서도 손질을 봐야 하는 2차적 과제도 남아 있다.◆공공기관 24개→20개 축소강기정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공공기관 조직 혁신 의지를 강조해 왔다.그중 최우선 과제는 방대하게 늘어난 공공기관들을 통폐합하는 것이다. 지난해 8월 30일 열린 민선8기 첫 공공기관장 회의에서 "그간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질타와 공공성, 효율성, 투명성 등에 대해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인 개선 요구가 있었음에도 공공기관의 노력은 시민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실제 지난해 말 기준 광주시 산하 공공기관(공사·공단·출자출연기관) 수는 24개에 이르렀다.타 광역지자체를 살펴보면 서울(26개), 부산(25개), 인천(18개), 대전(18개), 울산(12개), 대구(11개) 순이다. 인구는 최하위권에 머물렀음에도 공공기관 숫자는 최상위 수준이었다. 그에 반해 정원 30명 미만인 소규모 공공기관이 10개에 달했다. 상당수 공공기관이 대 시민 서비스 제공이 아닌,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인력 운용에 세금을 낭비하고 있었던 셈이다.민선 3기 당시 11개였던 공공기간은 4년마다 3~4개씩 늘어나면서 민선 7기에는 24개까지 늘어났다. 지방정부의 역할이 확대돼 왔고 행정의 전문성과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 하지만 공공기관 난립으로 기능 중복과 경영 비효율성이 높아지는 부작용을 낳았다.이에 강 시장은 취임 직후 첫 조직 개편을 통해 광주전략추진단 내 공공기관혁신팀을 신설, 공공기관 구조 개혁 시작을 알렸다. 이어 광주시 산하 지방공사·공단, 출연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직진단·기능 효율화를 위한 용역을 진행했다. 지난 2월 23일 구조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드라이브를 밟은 끝에 지난 5월11일 '공공기관 구조 혁신 10건 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로써 광주시 공공기관은 기존 24개에서 20개로 줄었다. 통합기관은 ▲광주관광공사(관광재단+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테크노파크(광주테크노파크+과학기술진흥원) ▲광주사회서비스원(사회서비스원+복지연구원)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상생일자리재단+경제고용진흥원)이다.◆시민들 '긍정' 평가…10월까지 모두 마무리시민들은 이 같은 공공기관 통폐합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코리아정보리서치가 광주매일신문 의뢰로 지난 2월 27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민선8기 공공기관 구조혁신안'에 대해 평가를 물은 결과, 10명 중 6명(63.1%)은 '만족한다'고 답했다.이번 광주시의 공공기관 통폐합 절차즌 오는 10월께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과 광주테크노파크는 8월, 광주사회서비스원은 9월, 광주관광공사는 10월께 출범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광주상생일자리재단은 지난 6월 26일, 광주과학기술진흥원은 6월 27일, 광주관광재단은 7월 13일, 복지연구원은 7월 14일 각각 해산 이사회를 열었다.광주시 관계자는 "민선 8기 출범 초기 마무리를 짓지 못하면 동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하에 신속하게 추진해 왔다"며 "시민들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 제공과 광주 발전을 위해 후속 작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공공기관 통폐합 효과를 극대화하고 진정한 혁신을 위해서는 후속 작업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일단, 현재 통합이 진행중인 공공기관간 직급과 급여 등 조직 성격과 근로 조건이 다르면서 발생할 수 있는 통합 초기 갈등과 혼선을 순조롭게 매듭지어야 한다.무엇보다 공공기관 구조 혁신 1차 목표인 공공기관 통폐합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는 혁신을 위해서는 첫걸음을 딛었을 뿐이다. 당초 민선 8기는 공공기관 구조 혁신의 핵심은 단순히 숫자를 줄이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닌, 공공기관이 효율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일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시민서비스를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광주시는 공공기관 종합관리체계를 구축해 기관간 중복되거나 유사한 기능들을 지속적으로 재조정하는 한편, 협업과 인사 교류 등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 방만 경영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에 민간에 업무를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중인 기관들이나 시 보조금이 지급되는 단체에 대해서도 혁신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전문가들은 "외형적으로 공공기관간 통폐합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만큼, 통폐합 이후 우려되는 조직간 갈등 해소 등을 위한 세심한 행정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공공기관 구조혁신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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