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제 10년' 신안 시내버스 '탄탄대로' 달린다

입력 2023.06.23. 10:59 김종찬 기자
전남 일선 시군 운행 중단 등 파행 불구
2007년부터 시범 운행…14개 업체 인수
업체 ‘복지 향상’ 설득, 군민·업체 ‘만족’
올해부터 BIS 도입…“이용객 편의 최선“
신안군민들이 시내버스를 탑승하고 있다. 신안군 제공

전남 일부 시·군이 시내버스 운송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전국 최초로 시내버스 공영제를 도입한 신안군의 교통행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신안군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동안 안정적으로 공영제를 유지·발전시키고 있어 타 지자체의 수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19일 신안군에 따르면 신안군 공간면적은 1만2천654㎢로, 서울시 면적의 22배에 달하지만 '1004섬 신안'에 걸맞게 섬 지역으로 이뤄진 지역적 특성상 버스 운송사들의 적자가 심각했다.

신안군은 공영제 도입 이전까지 33개 노선 14개 업체에 평균 5억원 상당의 재정지원금을 지원했지만 운송사들은 적자를 호소하며 버스 운행을 멈춰버리는 일이 많았다.

이에 군은 민간운송업체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06년 11월 교통개선 추진 전담 TF를 구성한 뒤 교통체계 변화를 위해 공영제 도입을 꾀했다.

공영제 도입까지 가장 큰 걸림돌은 운수 업체 대표들을 설득하는 작업이었다.

신안군 14개 읍·면을 담당한 14개 운수업체들은 대부분 가족단위 경영 등 영세한 곳들이고 생계수단으로 업체를 운영하는 곳도 많았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 대표들이 버스 기사 역할까지 병행했기에 노선권과 운영권 반납 등을 설득하는 데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공을 들였다.

군은 한정된 예산 범위내에서 이들의 생계 유지와 대중교통 서비스 제고라는 목표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해 해결책 마련에 고심했다. 그 결과, 버스기사 고용 승계와 함께 공무원 수준의 복지를 제공해 업체 대표들의 우려를 씻겨줬다. 이런 노력 끝에 지난 2007년 임자도에서 공영버스 시범 운행을 실시한 뒤 2008년 11개 읍면, 2009년 안좌면, 2013년 압해읍 등 14개 읍면에서 시내버스 공영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했다.

완전 공영제 시행은 신안군이 전국 최초다.

공영제 도입 전 33개 노선 22대 버스가 운행했던 신안군은 현재 본도 105노선을 포함, 총 117개 노선과 69대 버스가 곳곳을 누비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연간 이용객이 최대 67만명에 달했고 현재는 5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안군은 지난 1월 버스 도착예정시간, 실시간 버스 위치 등을 버스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광역버스정보시스템(BIS)을 구축, 시행하고 있다. 광역버스정보시스템은 신안∼목포 간 3개 광역 노선(1004번, 2004번, 3004번)에 버스정보안내기 58대, 차량 내 통합단말기 42대를 설치했다.

김용수 신안군 육상교통팀장은 "군이 직접 운송회사를 운영하다보니 공영제를 도입하기 전 지원금을 지급하던 시기보다 더 저렴한 원가에 운행할 수 있어 군비를 아끼는 계기가 됐다"며 "공영제 도입 후 운수 관계자들의 복지와 임금도 상승했고, 군민들도 다양한 노선의 버스를 짧아진 대기시간 후 탑승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올해 BIS 시스템을 구축한 것을 시작으로 군민과 방문객들이 시내버스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교통 환경을 개편 중이다"며 "앞으로도 신안군 대중교통 시스템이 전국 수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목포시와 나주시를 운행하던 운송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적자를 이유로 운행 중단을 하거나 운행 중단을 예고하기도 했다. 목포시는 준공영제와 공영제를 도입하는 등 안정적인 시내버스 운행 계획을 수립 중이며, 나주시는 나주교통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남 22개 시·군 중 공영제를 도입한 곳은 신안군이 유일하며, 나머지 21개 지자체는 민간 운수업체가 운영하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신안=박기욱기자 pkw480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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