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출마자들 '열공 모드'

입력 2022.03.29. 18:38 이관우 기자
정당 사상 최초 역량강화 시험 실시
지선 '돈 공천' 고리 끊겠다는 취지
성적에 따라 공천지원 자격 주어져

"30여 년간 공부와 담쌓고 살다가 갑자기 암기를 하려니 머리가 지끈지끈거리네요."

국민의힘 소속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공부 삼매경에 빠졌다.

전남도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 A씨는 지난 2주 동안 직장에서 쉬는 시간을 활용해 온라인 강의를 시청하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퇴근 후에도 새벽까지 학습내용을 복습한다는 그는 "공천 자격을 획득하려면 시험성적을 최소 2등급 이상 받아야 된다. 전 과목 1등급을 목표로 열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졸지에 수험생 신세가 된 이유는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자격시험'(PPAT)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기초·광역의원 역량을 강화하고 '돈 공천' 고리를 끊겠다는 취지로 6·1 지방선거부터 지방의원 출마예정자를 대상으로 PPAT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A씨는 "일하면서 공부도 병행하느라 몸이 고달프기는 하지만 실력을 갖춘 후보를 찾기 위한 중앙당의 참신한 시도를 환영한다"며 "공천도 공천이지만, 지방의원이 알아야 할 내용이라 꼼꼼히 살펴보면서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의힘 지방의원 출마예정자들은 PPAT를 앞두고 벽락치기에 나섰다.

내달 9일로 예정된 PPAT 시험이 10일여 앞으로 다가오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준석 대표의 공약인 PPAT는 'People Power Aptitude Test'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국민의힘 예비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평가'를 의미한다. 시험은 상대평가, 9등급제가 적용된다.

출마예정자들이 시험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는 공천지원 자격 등이 성적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이다.

시험 결과에 따라 광역의원 비례대표는 2등급(상위 15%),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3등급(상위 35%) 이상의 성적을 얻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지역구는 시험 결과에 따른 가산점이 적용된다.

시험은 당헌·당규, 대북정책, 공직선거법, 자료해석 및 상황판단, 외교·안보, 안전과 사회 등 6가지 과목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28일부터 순차적으로 시험 관련 온라인 강의와 자료 등을 당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전남지역 출마예정자들은 시험 도입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남도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 B씨는 "공천지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 조건을 두자는 중앙당의 취지에는 찬성한다"며 "아무래도 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오다 보니 초조하고 걱정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밤잠을 줄여가며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의원 비례대표 출마예정자 C씨는 "본인이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공정·공평의 가치를 충족시킨다고 생각한다"며 "시험 과목도 대부분 기존에 관심을 가져왔던 분야라 운전면허시험 수준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끝으로 "주위에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데 자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면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관우기자 redkcow@mdilbo.com

# 연관뉴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