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원자력의료원·아우토반?···윤석열 비현실 공약 논란

입력 2022.03.04. 14:02 주현정 기자
光산업 공공의료원·超고속도로 등
7대 공약 상당수 현실 괴리감 ‘허황’
보수 정권 무산 정책 끄집어내기도
‘정성 쏟는다더니 냅다 지르기’ 지적
제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정책공약집 시·도 공약 최종본.

3·9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의 유례없는 호남 공들이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당에서 내놓은 지역 공약은 비현실 투성이어서 구애 진정성에 의문 부호가 달린다.

추진 방향을 왜곡한 구상안을 내놓거나 보수정권 집권 당시 무산됐던 사업을 다시 끄집어 낸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인수위원회 단계에서부터 호남 공약을 검토하겠다"는 국민의당의 호언이 빈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공정과 상식으로 만들어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제20대 대통령 선거 정책공약집 시·도 공약 최종본을 최근 발표했다.

'자유·민주·인권의 수도'라는 수식어로 소개된 광주 공약은 ▲대한민국 인공지능(AI) 대표도시 ▲미래 모빌리티 선도 도시 ▲광주~영암 초(超) 고속도로·달빛고속철도 건설 ▲도심 광주공항 이전 ▲서남권 원자력의료원 건립 ▲5·18국제자유민주인권연구원 설립 ▲복합쇼핑몰 유치 등 7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이 중 대다수의 공약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뜬금포 사업이라는 점이다. 서남권 원자력의료원 건립과 광주~영암 초(超) 고속도로 건설 공약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은 광주의 광(光)산업 기반을 활용해 암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첨단 방사선 의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의료원을 건립해 지역의 핵심 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공헌했다.

하지만 해당 공약은 지난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가 광주에 제시했던 사업으로 이마저도 임기 내내 지지부진하다 정권 말기가 다 되어서야 지방(부산)에 이미 원자력의료원이 운영되고 있는 점, 서남권의 경우 사업성이 보장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정부가 '셀프 퇴짜' 시켰었다. 현실성이 없다며 스스로 백지화 시킨 사업을 마치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인 양 다시 끄집어 낸 셈이다.

더욱이 광주공공의료원의 경우 성격, 규모, 입지 등이 이미 확정돼 연내 타당성 재조사만 마무리되면 설립이 시작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윤 후보의 서남권 원자력의료원 건립을 통한 공공의료시스템 구축은 현실과 상당한 괴리감까지 있다.

광주~영암 초(超) 고속도로 공약도 마찬가지다.

AI와 친환경자동차 등 광주의 주력 산업을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집중 육성, 영암 포뮬러1(F1)경기장까지 47km에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독일 아우토반 형식의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를 조성하겠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은 그러나 실현 가능성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광주~영암간 도로 조성의 경우 이미 광주~완도간 고속도로(일반 차량 전용) 사업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어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 활용이 불가하고, 광주의 친환경자동차 관련 사업도 부품산업에 방점을 찍고 있어 윤 후보의 공약과는 궤가 다른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내놓은 광주공항 이전 공약 역시 방법론에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국가 주도' 가이드라인이 빠져 자칫 정부 발 빼기 우려가 크고, 5·18국제자유민주인권연구원 설립 공약 역시 기존 학술연구교육기관과의 업무 중복 등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계획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I 대표도시 구축, 미래 모빌리티 선도도시 구축 사업마저도 거식적인 담론 나열에 그쳐 뜬구름 잡기에 머물고 있다는 혹평이 나온다.

20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사전투표를 위해 광주를 찾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광주와 호남과 관련한 많은 공약들은 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발언을 두고 쓴소리가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한 지역민은 "내놓은 호남 공약 자체가 어불성설 투성인데 무엇에 중점을 두어 추진하겠다는 것인가. 광주에 특히 정성을 쏟겠다더니 미사여구로 포장한 냅다 지르고 보기와 다른 게 없다"면서 "국민의힘은 말로만 호남을 홀리기 전에 진정성부터 갖춰라"고 꼬집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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