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연봉 활약 선수 연봉 조정 눈길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2026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가 어느 해보다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이번 연봉 협상의 핵심 키워드는 '철저한 성과주의'다. 구단은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기여도가 낮았던 선수들에게는 가차 없는 삭감안을 제시하며, 선수단 전체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팀의 간판 타자 김도영의 연봉 삭감이다. 김도영은 지난 8일, 지난해 연봉 5억원에서 절반가량 삭감된 조건에 사인한 뒤 WBC 캠프 합류를 위해 출국했다. 지난 시즌 양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단 30경기 출전에 그친 성적표가 '연봉 반토막'이라는 냉혹한 현실로 돌아온 셈이다. 이는 올 시즌 KIA가 내건 '출전 경기 수 및 실질적 성과 중심' 연봉 조정 기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같은 '삭감 칼바람'은 부상에 신음했던 투수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봉이 1억 2천만원까지 수직 상승했던 곽도규를 비롯해, 부상으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비운 황동하와 이의리 역시 대규모 삭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지난 시즌 연봉이 동결됐던 이의리에게 이번 삭감은 체감도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야수진도 예외는 아니다. 공수 양면에서 불안을 노출하며 백업으로 밀려난 포수 한준수는 지난해 1억 4천만원에서 다시 1억원 아래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성적 부진에 따른 냉정한 평가가 고스란히 연봉에 반영되는 분위기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연봉 3억 6천만원) 역시 협상 테이블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시즌 27세이브를 기록했지만 7차례 블론세이브로 안정감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60경기에 출전하며 마운드를 지킨 공헌도가 일정 부분 인정돼, 김도영과 같은 '폭락' 수준의 삭감은 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조상우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구단과 에이전시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타 구단들의 전력 보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도 희미해진 상태다. 어떤 방식으로 잔류하든, 현재 KIA의 냉정한 평가 기준상 대폭 삭감은 피하기 어려운 수순으로 읽힌다.

반면, 낮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 선수들에게는 정반대의 흐름이 예상된다. 불펜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성영탁(3천만원)은 경험 부족 우려를 불식시키며 신뢰를 얻었고, 오선우(3천400만원)는 낮은 연봉 대비 눈부신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수비·대주자로 출발해 주전 외야수로 도약한 김호령(8천만원)은 공수 겸장 활약을 바탕으로 '억대 연봉' 진입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구단은 이들처럼 저연봉에도 팀 공헌도가 높았던 선수들에게는 그에 걸맞은 보상을 통해 확실한 동기 부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성과를 낸 선수는 반드시 대우받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KIA의 연봉 협상은 '무임승차는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선수단 전체에 던지고 있다. 부상과 부진에는 냉정한 삭감을, 낮은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 선수에게는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구단이 말하는 '차가운 정의'다. 성적이라는 확실한 지표 앞에 KIA 선수단 전체가 숨을 죽인 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냉정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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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 사라진 KIA, 변칙 타선으로 승부 볼 수 있을까
지난달 25일 훈련 중인 KIA 외야수들. KIA구단 제공
2024년 통합 우승의 환희 뒤에 찾아온 2025년 8위라는 성적표는 KIA 타이거즈에게 뼈아픈 교훈을 남겼다. 특히 팀 타선의 상징과도 같았던 박찬호와 최형우의 공백은 단순한 전력 손실을 넘어 팀 공격의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다. 이에 이범호 감독은 2026 시즌을 앞두고 거포 중심의 야구를 과감히 내려놓고, 컨택과 연결을 핵심으로 하는 변칙 타선을 구상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외인 해럴드 카스트로와 아시아쿼터 제리드 데일이 있다.KIA가 총액 100만 달러를 투자해 영입한 베네수엘라 출신 해럴드 카스트로는 이른바 소총 부대의 핵심이다.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했던 그는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은 아니다. 대신 90%에 육박하는 컨택률과 상황에 맞는 배팅 능력을 갖춘 클러치 히터로 평가받는다.이범호 감독은 카스트로를 중심 타선의 메이커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성범과 김도영이 큰 점수를 노릴 수 있도록 카스트로가 앞선 주자를 진루시키거나 적시타로 점수를 짜내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장타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득점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다.지난달 30일 진행된 외야수 단체 수비훈련. KIA구단 제공박찬호가 두산으로 떠나며 생긴 유격수 공백은 우선 제리드 데일이 메울 예정이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쿼터로 야수를 고른 KIA의 방향성은 가성비를 향하고 있다. 데일은 15만 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영입되었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빠른 발을 갖췄다.이 감독은 데일을 하위 타선의 시작점인 9번 혹은 작전 수행 능력을 고려한 2번 타순에 배치해 내야 수비 안정과 기동력 야구를 동시에 꾀하고 있다. 만약 데일이 리그에 연착륙한다면, KIA는 박찬호의 공백을 최소 비용으로 메우는 동시에 전력의 유연성까지 확보하게 된다.KIA는 내야와 외야 모두 큰 변곡점을 넘고 있다. 중견수 김호령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하지만 양쪽 날개 부분에서 큰 고민이 생긴다.좌익수 후보로 볼 수 있는 박재현, 박헌, 정해원 등이 모두 특성이 다르다. 게다가 카스트로 역시 좌익수 롤이 가능해 오히려 혼란스러운 상황이다.캐치볼 중인 카스트로.KIA구단 제공반면 우익수의 경우 나성범이 주전을 맡겠지만, 부상 방지와 관리를 위해 지명타자로 병행할 예정인지라 선택지를 넓혀놔야 하는 상황이다. 외야수 후보에는 박정우와 김석환, 이창진 등과 신인 김민규 등이 있다. 신인부터 10년차 선수까지 선택지는 많지만, 강한 어깨와 수비, 높은 컨택 능력이 있는 선수가 우익수 자리에 필요한 시점이다.KIA가 고려할 수 있는 타선은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로 나뉜다. 우선 김도영, 데일, 카스트로, 나성범으로 이어지는 기동력과 좌우 밸런스를 고려한 타선은 도루가 용이하다는 장점과 함께 타선 밸런스를 안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김도영의 수비 부담이 커지고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약해질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반면 이창진, 김도영, 나성범, 카스트로 등 타격을 우선적으로 한 연결 타선은 높은 출루율을 바탕으로 득점권 기회를 대거 창출할 수 있으나, 주축 타자가 슬럼프에 빠질 경우 팀 타격이 급격히 침체될 위험도 공존한다.이범호 감독은 1, 2번 테이블세터 구축이 올 시즌 최대 과제라며 고민을 드러낸 바 있다. 2026년의 KIA 타선은 화려함은 덜할지 모르지만, 훨씬 더 정교하고 끈질긴 야구를 지향하려 한다.KIA의 상위권 진출이 힘들 수 있다는 예측도 간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외부 의견과 관계없이 KIA는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이전만큼의 파괴력을 낼 수 있는 타선의 퍼즐을 맞춰야 한다. 카스트로의 컨택과 데일의 수비가 맞물리는 조각을 완성해낼 수 있을지 야구 팬들의 시선이 주목되고 있다.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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