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없으면 간판도 예외 없다···KIA, 연봉협상 '냉정한 겨울'

입력 2026.01.12. 17:13 차솔빈 기자
김도영 반토막·정해영도 비슷한 수순
저연봉 활약 선수 연봉 조정 눈길도
김도영. 뉴시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2026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가 어느 해보다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이번 연봉 협상의 핵심 키워드는 '철저한 성과주의'다. 구단은 부상과 부진으로 시즌 기여도가 낮았던 선수들에게는 가차 없는 삭감안을 제시하며, 선수단 전체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팀의 간판 타자 김도영의 연봉 삭감이다. 김도영은 지난 8일, 지난해 연봉 5억원에서 절반가량 삭감된 조건에 사인한 뒤 WBC 캠프 합류를 위해 출국했다. 지난 시즌 양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단 30경기 출전에 그친 성적표가 '연봉 반토막'이라는 냉혹한 현실로 돌아온 셈이다. 이는 올 시즌 KIA가 내건 '출전 경기 수 및 실질적 성과 중심' 연봉 조정 기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같은 '삭감 칼바람'은 부상에 신음했던 투수진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봉이 1억 2천만원까지 수직 상승했던 곽도규를 비롯해, 부상으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비운 황동하와 이의리 역시 대규모 삭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지난 시즌 연봉이 동결됐던 이의리에게 이번 삭감은 체감도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야수진도 예외는 아니다. 공수 양면에서 불안을 노출하며 백업으로 밀려난 포수 한준수는 지난해 1억 4천만원에서 다시 1억원 아래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성적 부진에 따른 냉정한 평가가 고스란히 연봉에 반영되는 분위기다.

정해영. 뉴시스

마무리 투수 정해영(연봉 3억 6천만원) 역시 협상 테이블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 시즌 27세이브를 기록했지만 7차례 블론세이브로 안정감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60경기에 출전하며 마운드를 지킨 공헌도가 일정 부분 인정돼, 김도영과 같은 '폭락' 수준의 삭감은 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조상우의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구단과 에이전시 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타 구단들의 전력 보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사인 앤 트레이드' 가능성도 희미해진 상태다. 어떤 방식으로 잔류하든, 현재 KIA의 냉정한 평가 기준상 대폭 삭감은 피하기 어려운 수순으로 읽힌다.

오선우. 뉴시스

반면, 낮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 선수들에게는 정반대의 흐름이 예상된다. 불펜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성영탁(3천만원)은 경험 부족 우려를 불식시키며 신뢰를 얻었고, 오선우(3천400만원)는 낮은 연봉 대비 눈부신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수비·대주자로 출발해 주전 외야수로 도약한 김호령(8천만원)은 공수 겸장 활약을 바탕으로 '억대 연봉' 진입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구단은 이들처럼 저연봉에도 팀 공헌도가 높았던 선수들에게는 그에 걸맞은 보상을 통해 확실한 동기 부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성과를 낸 선수는 반드시 대우받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KIA의 연봉 협상은 '무임승차는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선수단 전체에 던지고 있다. 부상과 부진에는 냉정한 삭감을, 낮은 곳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낸 선수에게는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구단이 말하는 '차가운 정의'다. 성적이라는 확실한 지표 앞에 KIA 선수단 전체가 숨을 죽인 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냉정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차솔빈기자 ehdltjstod@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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