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블루오션' 유통 3社 광주서 본격 빅매치

입력 2022.08.17. 16:26 주현정 기자
17일 신세계백화점그룹이 공개한 광주 서구 광천동 현 광주신세계 리모델링 조감도. 신세계백화점그룹 제공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전을 둘러싼 유통업계의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현대백화점그룹에 이어 신세계그룹까지 진출 입지와 콘셉트 등을 공식적으로 내놓으며 대전의 서막을 알렸다. 롯데쇼핑 역시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호남 첫 복합쇼핑몰 유치’라는 타이틀을 건 ‘빅3’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통업의 불모지로 분류됐던 광주가 관련 업계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셈인데, 인·허가권 등에 영향력을 미치는 광주시는 민간 기업의 단순 지역 진출 의사 표명과 관련해 행정당국이 입장을 내놓은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기업별 지역 상생방안을 점검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17일 신세계백화점그룹이 공개한 광주 광산구 어등산관광단지 내 스타필드광주 리모델링 조감도. 신세계백화점그룹 제공

17일 신세계는 광주 모처에서 개발 설명회를 열고 어등산관광단지 내 체류형 정통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건립과 현 백화점 리모델링을 통한 고품격 랜드마크 구축 등 투트랙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호남 최대 쇼핑테마파크를 콘셉트로 어등산에서 8천억원을 투자, 쇼핑·문화·레저·엔터·휴양까지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300여개 브랜드 등을 입점시킨 스타필드를 호남에서 처음 광주에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또 광천동 현 광주신세계 백화점은 물론 바투 위치한 이마트와 인근 보유 부지까지를 더해 '광주신세계 Art & Culture Park(아트 앤 컬처 파크·가칭)' 구상안도 공식화했다. 강남, 부산 센텀시티, 대전신세계 등의 강점만을 모은 미래형 프리미엄 백화점으로의 변모가 골자다. 신세계 측은 내년으로 착공 시점까지 못박았다. 공사 기간동안 백화점은 정상 운영되지만 이마트는 잠정 철수된다.

신세계그룹의 이날 개발 설명회는 2개 사업의 총괄 의사결정권자인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와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가 직접 나서 신뢰성을 더했다. 앞서 지난 2015년 정치권과 지역 소상공인·시민사회단체 반대 등으로 무산됐던 투자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신세계그룹은 광주 현지 법인 설립, 최소 3만여명의 지역민 우선 채용, 지역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브랜드 입점, 전통시장 지원 상생 프로젝트 등으로 구체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 방안도 내놓았다.

국내 최고 유통기업이 지역에서 개발 설명회를 갖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오랫동안 광주 내 사업장 확장을 계획했던 신세계가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대규모 미래형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를 추진하겠다며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현대 측에 기세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광주 진출 입지로 밝힌 북구 임동 옛 방직터 모습. 무등일보DB

이달 초 현대는 부동산 개발 업체인 휴먼스홀딩스제1차PFV와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광주공장 부지에 31만㎡(약 9만평) 수준의 미래형 문화복합몰 설립을 위한 협의를 진행중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개장해 성공 평가를 받고 있는 여의도 모델에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인의 거리', 방직산업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 공원' 등 지역색까지 더한 것이 특징이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인 유스퀘어, 문화예술회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반경 2~3㎞ 내 문화시설 등과 연계한 지역 관광, 축제 등 활성화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굴지의 유통업계의 잇따른 광주 진출 계획에 롯데쇼핑의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백화점과 수완·월드컵점 아울렛 등으로 지역 내에서 가장 활발한 사업 확장성을 보여준 롯데 측도 조만간 신규 투자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빅3의 일제히 광주에 집중하는 이유는 바로 블루오션.

인구 150만의 대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유일 복합쇼핑몰·창고형 할인매장 등은 전무한 반면 1인당 민간 소비는 전국 4위로 부산과 비슷한 수준인 점이 고평가 요소로 꼽힌다. 호남권 일대 수요를 모두 흡수할 수 있는 핵심 지역인 점도 강점이다.

또 골목상권을 해친다는 이유로 줄줄이 무산됐던 과거와 달리 지역민 60% 이상이 복합쇼핑몰 입점을 찬성하고 있는데다 대통령 공약, 시장 추진 의지까지 더해진 호재를 맞은 점도 유통업계 진출 러시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복합쇼핑몰 관련 현업 부서장 등으로 구성한 '국가지원형 복합쇼핑몰 태스크포스(TF)' 운영을 시작한 광주시는 기업별 진출 발표에 개별 대응 하지 않겠다면서도 조속히 종합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1개 시설로만 제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동 광주시 대변인은 "민간 기업이 지역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광주시와 연계한 확대해석은 무리"라며 "다만 광주시는 기업별 발표 내용 등을 포함해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최선의 방안으로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한편 강기정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광주시 '대한민국 넘버원 메타N컴플렉스' 추진계획에 투자 의향을 밝힌 현대와 신세계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누릴 기회가 넘쳐나는 광주를 위해 최고 중의 최고의 복합쇼핑몰을 만드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게시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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