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당원 집중 호남·경기·인천 역전 계획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호남 단일 후보이자 비수도권 유일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이 9일 당 지도부 편중 우려를 제기했다. 자치분권과 지역균형을 핵심 가치로 내건 민주당이 정작 당 내부 최고 의사 결정 구조는 수도권 일색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 의원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수도권 인구가 2천500만명인데 이들의 민심을 누가 대변하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8명의 최고위원 후보 모두 현역 수도권 의원인데다 현재까지의 전국 순회 경선 결과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인 송 의원이 당선권인 5위 안에 들지 못하는 점에서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송 의원은 누적 득표율 4.16%로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송 의원은 특히 지도부 편중 현상으로 인해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뼈대가 되는 가치 중 하나가 자치분권과 지역균형"이라며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 가져온 가치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각각의 지역이 수도권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고 인구가 감소하면서 지방의 생존이 의심받고 있다"며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는 지역균형, 자치분권에 대해 눈곱만큼도 관심 없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송 의원은 "민주당 숙원이 '전라도정당' 벗어나기였고 천신만고 끝에 지금이 전국정당을 이뤘다"며 "'지도부를 보니 수도권 정당이더라'라고 하는 것은 민주당 필승 전략에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조화롭게 상생으로 가는 구도가 민주당 필승 구조이자 저희 당 가치와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송 의원은 현재 전당대회가 이 같은 민주당의 가치가 표로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유력한 당권 후보가 최고위원 후보에 끼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지금 같은 경우에도 당장 투표하라고 하면 (유력 당대표인 이재명 측 인사인) 4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이 현 집권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데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이재명 후보에 대한 사법적 공격이 현재 진행 중이고 앞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것과 관련된 전선과 긴장감이 지금 선거에서 권리당원 표심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 같다.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 호남 단일 후보가 비집고 들어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최하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송 의원은 남은 경선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권리당원이 집중된 호남과 서울·경기에서 치고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호남지역 권리당원 비중은 광주 8%, 전남 11%, 전북 13%로 32% 가량이다. 서울은 18%, 경기는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송 의원은 "호남에서 대대적 반전을 만들어야 한다. 원래 저한테 중요했던 호남이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송갑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호남의 정치, 민심이 정확하게 민주당 지도부에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많은 당원, 호남민들이 있다"며 "아직까지 많은 실망과 아쉬움을 보여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호남 당원들이 호남인의 열망을 다시 한번 뭉쳐 보여주시면 수도권과 마지막 전국대의원 선거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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