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공무원 연루, 정·관계 유착 밝힐지 관심
조합은 "관선 이사 지정 등 재정비 나설 것"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한달째를 맞는다. 현재 민간전문가 집단으로 꾸려진 사고조사위원회의 붕괴 원인 및 경위 조사가 한창이다. 경찰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분석 결과 등을 반영한 1차 조사를 조만간 발표하는 등 붕괴 참사 조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러나 학동4구역은 물론 바로 옆 학동3구역 재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업체 선정 비리에서부터 이면 계약, 조폭·공무원 연루설, 분양권 로비, 정·관계 유착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경찰이 과연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공교롭게도 학동4구역과 3구역의 재개발조합 조합장은 동일 인물이며, 해외로 도주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장과 커넥션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만큼 경찰은 철저한 수사를 위해서라도 서둘러 문씨의 신병을 확보, 원인과 책임을 명확히 규명하고 엄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국과수 분석 결과 따라 원인·책임자 규명
지난 6월9일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철거 건축물 붕괴 참사와 관련, 붕괴 원인을 찾기 위한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 참사로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전문가 집단으로 꾸려진 사조위는 지금까지 총 5차례에 걸쳐 현장 정밀감식 벌였고, 오는 20일 1차 사고 원인 분석 결과를 경찰에 통보할 예정이다.
현장 정밀감식 결과와 별도로 경찰은 재개발사업·계약 관련 비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재개발조합 사무실, 광주 동구 도시개발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현산)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확보된 자료를 분석하는 등 기초수사를 진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재개발조합 측이 용역계약을 체결한 업체 현황과 계약내용, 불법 재하도급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있다. 동구 공무원 연루 여부에 대한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현재 현산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공사를 지휘한 한솔 관계자와 불법 재하도급 업체인 백솔 대표(굴삭기 운전자), 공사 감리를 소홀히 한 감리자 등 3명을 구속했고, 동구 담당공무원(7급)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현산 관계자와 다원이앤씨 등 불법 재하도급에 연관된 나머지 입건자에 대한 신병 처리도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통보받지 못하면, 책임자 규명 수사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1차 분석 결과라도 먼저 받을 수 있는지를 국과수와 협의 중이다"며 "정밀감식 분석 결과가 나오면 붕괴 원인 수사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수사에 속도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 개발 조합 비위 수사는 '진행중'
경찰은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알려진 문흥식씨 등과 학동4구역 재개발 조합장의 강한 연결고리를 확인, 재개발 사업 전반에 걸친 비리 수사도 진행 중이다.
특히 경찰은 재개발 사업 보류지를 활용한 정·관계 로비 정황도 수사 중이다. 보류지는 아파트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조합원의 지분 누락이나 착오 등에 따른 소송 등에 대비, 여분으로 남겨두는 주택이다. 학동 재개발의 경우 건립세대수의 1%로 제한된 보류지의 수가 과다 배정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미국으로 도피한 문씨가 귀국하면 정관계 로비설을 비롯해 조합 비리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찰은 학동3구역 조합장이 학동4구역 조합장으로 당선된 뒷배경에 문씨가 영향력을 끼친 정황을 포착했다. 문씨는 해당 조합장을 통해 시공사와 하도급업체, 불법 재하도급 업체를 선정하는 등의 과정에서 각종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학동4구역 조합장과 문씨 등이 사업 인·허가 특혜를 얻으려는 목적으로 전직 기초단체장·국회의원 보좌관·경찰 간부·사업가 등에게 학동3구역 내 아파트 분양권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확인 중이다. 경찰 간부 연루설·사업 유착설 등도 나오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형법상 업무상 배임, 건설산업기본법, 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조합장과 조합 관계자 등 총 14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중 11명은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재개발 조합 비위 수사는 아직 수사 단계며, 결과를 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전했다.
◆ 학동4구역 재개발 향후 어떻게 추진되나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은 2007년 8월 29일 조합설립 인가가 난 이후 10년만인 2017년 2월20일 사업시행 인가가 났고, 2018년 7월27일 관리처분 인가가 떨어졌다. 총 면적은 12만6천433여㎡이며, 높이 29층 19개동 2천282세대의 대규모 사업이다. 현재 조합원만 총 648명이다.
하지만 재개발 조합의 비리가 드러나며 조합장 등 조합 임원들이 줄줄이 입건돼 사실상 사업이 중지됐다. 재개발 사업의 경우 기본계획, 구역지정, 추진위 승인, 안전진단,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철거 및 착공, 준공 순서로 진행된다. 학동4구역의 경우 철거 과정에서 멈췄다.
이에 재개발 조합 측은 조합 임원진 기소 여부에 따라 새로운 임원 선출 등을 통해 사업 정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 조합장이 입건돼 있지만 기소 여부가 나오지 않았기에 아직 임원진 구성 등에 대해 확답하기 어렵다"며 "광주시에서 관선 이사를 지정해 재개발 사업이 전반적으로 정상화될 수 있다면 그 방법이 최선인 것 같다. 그 이후에 조합 임원 선출 등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공사와 철거업체, 정비업체 등도 다시 선정할 수도 있기 때문에 아직은 사업의 진행 과정에 대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면서 "경찰 수사를 주시하고 있다.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신속하게 절차를 밟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찬 기자 jck41511@mdilbo.com
- 광주 공공배달앱, 대형 플랫폼 사이서 살아남으려면? 광주지역 공공배달앱 '위메프오' 광주시가 지역 소상공인의 경영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 2021년 민관협력 방식으로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선보인 가운데 최근 '땡기요'를 추가 도입해 경쟁에 불을 붙였다.하지만 앞선 '위메프오'가 민간기업보다 저렴한 수수료 등 이점에도 민간 배달 플랫폼 사이에서 눈에 띄는 이용률을 보이지 못한 실정이라 서비스 편의 개선, 인지도 향상 등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2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공공배달앱 '위메프오'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21일부터는 '땡겨요'를 추가해 총 2개 운영사에서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소상공인들의 경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공배달앱을 추가함으로써 플랫폼간 경쟁체계를 만든 것이다.추가된 공공배달앱 '땡겨요'는 신한은행이 지난 2022년 1월 정식 출시해 전국 가맹점 13만여곳과 300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시, 서울 각 자치구, 충북도, 세종시 등과도 협약을 맺고 공공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현재 위메프오와 땡겨요에 등록된 지역 가맹점 수는 각각 9천459개소, 2천96개소다.앞서 광주시와 공공배달앱 운영사들은 위메프오와 땡겨요가 모두 광주상생카드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으며 가맹점 중개수수료가 2%로 민간기업의 최대 7%에 달하는 수수료보다 훨씬 저렴한 것으로 홍보해왔다.또 땡겨요는 가입비 당일정산 서비스, 한눈에 장부관리 서비스, 매장식사 기능 도입 등을 지원하고 위메프오도 첫 구매 할인, 프랜차이즈 할인, 결제금액 1% 페이백을 지원한다.하지만 앱을 이용하는 점주들이나 광주시민들 사이에서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실정이다.광주지역 공공배달앱 '땡겨요' 광주 공공배달앱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점주들은 사용 시 시스템상 불편함이 있었거나 주문량이 타 앱보다 극히 적어 기대감이 떨어졌고 이용 고객들도 앱 이용 시 불편, 적은 입점 점포 수 등을 이유로 손이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광주 동구에서 제과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위메프오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지만, 현재는 배달앱으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만 등록해뒀다. 위메프오를 사용했을 당시 알림소리가 작고 시스템 사용이 불편했으며 무엇보다 타 앱에 비해 주문량이 현저히 적었다고 했다.지역한 한 전통시장 상인회장도 공공배달앱 초기에는 상인들이 이용하려고 했었는데 민간 플랫폼에 비하면 10분의1 수준으로 주문량이 적어 이용률이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또 광주 북구에서 분식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C씨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3개 앱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번에 추가된 땡겨요는 써볼 의사가 있다"며 "주로 쓰는 플랫폼을 계속 쓸 것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시도를 덜 하게 되기도 하고 공공배달앱을 모르는 손님들이 많아서 홍보가 더욱 활발하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어 "배달의민족은 수수료가 부담되긴하지만 쿠팡이츠도 그렇고 배달기사들이 지정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공공배달앱도 무조건 할인 이벤트만 할 게 아니라 서비스 이용 개선이나 홍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필요한 시스템이 무엇인지 조사해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위메프오에서 배달 음식 주문 경험이 있는 최모(31)씨는 "음식을 주문했는데 배달이 너무 안 와서 가게에 전화하니 사장님이 위메프오에서 주문이 들어온걸 모르고 계시기도 했고 한번은 결제 오류로 문의를 하려는데 상담 진행이 느렸다"며 "문의사항이 비교적 빠르게 해결되고 입점 매장 수도 많은 대형 플랫폼을 주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광주시는 온·오프라인 홍보 계획이 있으며 개선사항이 접수되면 플랫폼 운영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배달앱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광주시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홍보 영상 제작하고 있고 버스쉼터 광고 등 예정된 온·프라인 홍보들이 있다"면서 "공공배달앱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위메프오에서는 이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선사항을 조사했고 시로 불편사항이 접수되면 운영사로 전달하는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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