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시각] "기본만이라도 지켰더라면 참사는 없었다"

입력 2021.06.13. 16:00 임장현 기자
'안전'하려면 비용과 시간 투자해야하는데
공사비 줄이려고 항상 하던대로 부실공사
안전감찰팀 확대 편성해 선제적 예방해야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학동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진정성'과 '기본'의 부재를 참사의 원인으로 꼽았다.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다는 점에서는 궤를 같이 했다. 참사 원인 조사 중 재하도급 정황이 드러나고 관리 부실 등이 나타나는 가운데,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이하 송창영)와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 교수(이하 최명기)가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이번 참사가 벌어진 근본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송창영: 오늘날 사회가 진정성이 없기 때문이다. 공사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안전을 보장하는 여러 절차들이 있지만 관련 기업과 업자들에게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다. '안전'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게 당연하다. 현장에서도 귀찮고 번거로운 작업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인식 때문에 안전 관리에 미흡해지고, 안전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철거 작업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인데도,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는 매우 안이하게 이뤄졌다. 말 그대로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다.

최명기: 관계자들이 기본만 지켰다면 이번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절차상의 문제가 산재했다. 재하도급 관계, 허술한 해체계획서 작성 과 검토, 감리 등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참사가 발생했다. 안전을 지킬 절차가 있었지만 계획서 따로 시공 따로 진행되는 관행을 잡아줄 기관이나 감리, 책임자도 없었던 것이다. 특히 이번 참사는 도로와 보행로 인근에 있기 때문에 따로 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늘 하던 대로'라는 경험에 의존에 작업하다가 참사가 발생했다.


▲건물이 붕괴된 원인은 무엇이었나

송창영: 고층 건물을 철거할 때는 소형 포클레인을 건물 위로 올려서 맨 위층부터 차례대로 철거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서 저층에도 잭서포트를 설치하는 등 안전 조치가 필요했지만 이 건물은 건물 측면부터 철거했고, 잭서포트 등 안전 조치도 되지 않았다. 대형 포클레인을 이용해 공기를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무리하게 철거를 강행하다 보니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것 같다.

최명기: 철거 과정 중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시공 순서와 작업 방법 등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2층부터 무리하게 해체를 진행해 고압 살수작업, 굴착 장비의 진동, 굴착기 조정 미숙 등에 따른 영향이 건물에 부담을 주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건물 뒤편에 쌓인 해체 잔재물이 살수로 인한 수압과 함께 건물 뒷편에에 쏠려, 도로쪽으로 무너지게 됐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5층부터 차례대로 철거하는 수직 철거가 아닌 해체계획서를 무시하고 철거 업계에서 만연해 있는 수평(수구리) 철거로 작업하다가 건물이 붕괴된 것이다.


▲참사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송창영: 업계는 '소탐대실'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돈 조금 더 벌자, 조금 더 편하게 작업하자고 생각하면 훨씬 큰 것을 잃게 된다. '안전'하려면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불편한 게 당연하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건설 현장에서 철근 하나라도 더 넣어야 안전할 수 있다는 것, 시간을 충분히 갖고 여유있게 작업해야 안전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안전벨트를 메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된 것처럼, 업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또 건축과 관련해서는 검찰, 경찰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관리를 위해서 17개 시도별로 별도의 안전감찰팀이 존재한다. 안전감찰팀을 확대편성해 감찰팀이 선제적으로 예방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안전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선제적 복지이며 행정이라는 점을 정부 차원에서도 인지하고 지원해야 한다. 교육, 인권, 복지 등 많은 행정이 있겠지만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최명기: 가장 시급한 것은 시공사와 감리업체 간의 계약 관계다. 감리는 시공사 작업이 잘못되면 작업 중지 및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 감리가 구청에 작업중지 요청하고 작업 재개를 위해서는 안전관리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 관계법상 그렇게 돼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감리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불가능한 구조다. 감리 비용을 시공사에게 받기 때문이다. 감리업체들이 대부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활동하는데, 작업 중지를 시키는 등 까다롭게 굴면 지역에서 매장당해 운영하기 어렵게 된다. 가장 좋은 개선 방안은 법원의 감정인 공탁제처럼 감리업체에 지불할 비용을 지자체에서 먼저 시공사에게 받아낸 다음, 구청에서 감리업체로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렇게 해야 감리업체도 시공사 눈치 안보고 자신들의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최소 비용을 강요 받는 건설산업 구조, 최저가 입찰에 목메야 하는 하도급 업체들, 이런 구조적 문제를 놔두고 건설 회사와 관계자들의 처벌로 끝내려는 정부와 사회의 인식도 시급히 변화해야 할 부분이다.

임장현기자 locco@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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