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총선 D-1년 맞물러 메시지 주목
'김기현호'도 총출동…"구호에 그쳐선 안돼"
"이제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윤석열 대통령,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 기념사)
"광주군공항 이전, 전남 국립의대 신설, 광주·전남 반도체 특화단지 조속히 하려면, 호남 예산을 힘 있게 배정할 수 있는 제가 돼야 합니다."(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3·8 전당대회 호남 합동연설회)
오는 18일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광주지역에 총출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심 이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부·여당이 중도층을 사로잡기 위해 핵심 교두보인 호남에서 분위기 반등을 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이자, 총선 1년을 앞두고 있어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정부여당의 광주행에서 지역 발전을 위한 '통 큰' 보따리가 나올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은 보수 정당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후보 시절부터 5·18에 대해 "헌법 가치를 지킨 정신"이라고 추켜세웠다. 그에 맞춰 지난해 42주년 기념식에는 KTX특별열차를 편성해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을 비롯해 각 부처 장관, 대통령실 참모진을 이끌고 왔다. 또 오월단체를 만난 자리에서 매년 5·18기념식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올해는 차기 총선을 1년 앞둔 데다 최근 외교 문제와 역대급 무역적자 등으로 윤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최저치를 찍고 있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수 정당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2년 연속 5·18기념식에 참석함으로써 중도층을 끌어안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점쳐진다.
김 대표는 지도부를 이끌고 기념식 참석은 물론, 광주 현장최고위원회를 개최하고 청년층을 공략하기 위한 행사도 진행한다.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 등의 '극우적' 언행으로 크게 타격을 입은 리더십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가 전당대회 때 약속했던 지역 현안에 대한 통 큰 예산 지원을 재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부터 줄곧 "호남이 잘사는 게 대한민국이 잘사는 것", "(광주·전남이)민주화를 했으면 지금부턴 잘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광주를 향해서는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산업 등 4차산업 경제생태계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취임 이후 호남을 방문할 때마다 이 같은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
실제 AI 영재학교가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설 AI 영재고로 개원을 준비하고 있고, 지난 3월 발표한 국토부 신규 국가산단 최종 후보지에 광주 미래 차 산단이 포함되면서 윤 대통령이 제시한 비전에 대한 기대감이 싹튼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AI 영재학교는 경쟁지였던 충북에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부설로 AI 바이오 영재고 개원이 확정되면서 사실상 분산됐고, 미래 차 국가산단도 전국에 우후죽순 지정되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5·18기념식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국민 통합 메시지와 함께 광주 발전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호남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호로만 그쳐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호남은 국토 불균형 발전의 최대 피해자로 산업, 경제적으로 소외 받아왔기 때문에 대통령 말대로 호남도 잘 살게 해주려면 퍼주기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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