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역외 유출 방지·청년 일자리 창출 강조
"한가하고 철없다" 공론화 중단 회견도 열려
전문가 "변화는 불가피, 상생방안 논의를"
광주지역 시민단체가 29일 기자회견을 하고 대형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해 대시민운동을 펼쳐나가겠다고 선언했다. 대기업 대형복합쇼핑몰 유치를 통해 역외유출을 막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지역 상인단체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 공론화 반대' 뜻을 밝히면서 '대형복합쇼핑몰 유치'가 지역 사회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기업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시민회의'(이하 광주시민회의)는 이날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대기업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 시민운동을 선언한다"며 "낙후된 광주의 쇼핑과 문화환경을 개선해 시민 생활 편의를 증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훈천 광주시민회의 대표는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대기업 대형복합쇼핑몰이 없어 지역민들이 피해를 입고 원정쇼핑으로 역외유출이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목말라하는 소비자들이 코스트코, 이케아, 스타필드와 같은 대형 복합쇼핑몰을 찾아 하남으로 대전으로 광명으로 원정 쇼핑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비스업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학생과 취준생들이 최저임금 단시간 일자리마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광주 청년들이 살고 싶은 도시가 아니라 어떻게든 떠나고 싶은 도시가 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 대표는 2017년 광주신세계 유통 복합시설 건립 무산을 언급하며 일부의 반대로 대전에 수많은 일자리를 뺏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네 상권 보호를 내세운 시민단체와 정치권의 반대로 광주에서 막혔던 투자는 고스란히 대전으로 옮겨가 7천억원이 투자돼 8월말 완공되고 3천여명 규모의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며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고 대기업 투자를 가로막은 광주 현실을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단체는 자신들의 대형 복합쇼핑몰 유치 운동을 친(親)시장, 친(親)청년으로 규정했다. 배 대표는 "우리 운동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투자하고 싶어지는 도시 만들기 운동"이라며 "민간자본 투자가 줄을 잇고 기업과 일자리가 넘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범시민운동을 지속하면서 대선공약으로 제안, 반대의견을 가진 단체나 정당과 토론회 추진, 광주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와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동으로 선언문을 낭독한 광주지역 대학생 김도훈씨는 대기업 복합쇼핑몰 유치를 통해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씨는 "대형복합쇼핑몰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나쁜 일자리라고 하는데 청년취업률 최악인 마당에 좋은 일자리 나쁜 일자리 구별이 있느냐"면서 "제조업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고 유통기업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냐. 일자리 3천개를 주는데 문제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자신을 북구에 사는 30대 직장인이라고 밝힌 배경태씨도 선언문을 통해 "대형복합쇼핑몰은 저잣거리에서 구멍가게, 슈퍼, 대형마트로 이어지는 물류 고도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대형복합쇼핑몰 유치를 막는 것은 이전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미래산업을 막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지역 상인단체 등은 '공론화 반대'로 맞불을 놨다.
광주슈퍼협동조합, 금호월드, 어등산관광단지유통재벌입점저지대책위 등은 이날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대기업 복합쇼핑몰 입점 공론화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광주 상권 몰락으로 귀결될 것이 뻔한 대기업복합쇼핑몰 유치 주장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유통대기업 이윤을 위해 시민의 일자리와 생존권을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기업 복합쇼핑몰 입점 주장은 한가하다 못해 철없는 소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복합쇼핑몰 입점이 광주 자영업자 생존권보다 우선이라는 주장을 펼치려는 자는 복합쇼핑몰 입점에 따른 손실보상을 모두 책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형복합쇼핑몰 유치 찬반을 둘러싸고 갈등하기보다는 상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남대 경영대학의 한 교수는 "대기업의 대형복합쇼핑몰 입점은 막을 수 없는 변화라고 본다"며 "무조건 막으려고 하기보다는 어떻게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상생할 수 있을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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