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시내버스 휴업 신청에··· "버스 끊기면 학교도 못다녀요"

입력 2021.05.06. 11:15 임장현 기자
목포시 유일 시내버스 휴업 신청
주민들은 "행여나 끊길까 불안 계속"
"휴업 반려… 시민참여 대책위 구성"
4일 목포 홍일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에 하교 중인 학생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이 나이에 운전할 수도 없어 마실 나가면 항상 시내버스 이용하는데 버스 운영이 중단되면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겠네."

지난 4일 오전 9시께 목포시 자유시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박순자(71)씨는 시내버스 휴업 신청 소식을 듣고 앞으로 친구 만나러 갈 길이 어렵겠다며 한숨을 내뱉었다.

박씨는 시내버스 업체의 휴업 신청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휴업에 관한 기자의 질문을 듣고 사실을 알았다. 박씨는 "남편하고 둘이 사는데 시내버스가 운행하지 않으면 장 보는 것도 못하고 꼼짝없이 발이 묶인다"며 "매번 택시 타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버스가 끊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일 목포 자유시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주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목포 홍일고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은 하교 시간만 되면 일대가 6개 학교에서 쏟아져 나오는 학생들로 가득 찬다. 학생들은 시내버스 휴업 사태에 대해 더욱 민감했다.

덕인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18)군은 "버스가 운영을 안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면서 "확실한 건 시내버스가 멈추면 학교 앞이 학부모들 차량으로 가득 차 등교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버스정류장 앞 도로는 2차선으로, 유동 인구에 비해 매우 좁은 도로이기 때문에 지금도 학생을 데리러 온 학부모들이 정차할 때마다 길이 꽉 막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버스까지 운행하지 않으면 등하교시 자가용으로 인한 교통 체증으로 사실상 도로가 마비된다는 걱정이다.

지난달 27일 목포시 시내버스 업체 태원여객과 유진운수는 영업 적자를 이유로 올 7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휴업하겠다는 신청서를 목포시에 제출했다.

목포 유일한 버스업체인 데다가 매년 목포시로부터 80억여원을 지원받는 기업이 시민 불편은 고려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휴업을 신청했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시는 휴업 신청을 이날 시내버스의 공공성을 고려한다는 명목으로 반려했다. 업체 측에서는 반려 불복시 행정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목포시 관계자는 "휴업 신청을 반려했고 경영 악화에 관한 이야기를 업체 측과 지속적으로 할 예정이다"면서도 "해당 기업에 대한 지원금 추가 지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후 시민이 참여하는 시내버스운영대책위원회 등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위원회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장현기자 locco@srb.co.kr·목포=박만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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