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광주극장' 경축식, 시민정신·정책확산으로 이어지길

@무등일보 입력 2022.08.15. 18:30

광주시가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광주의 역사적 상징 공간인 충장로 5가 광주극장에서 개최해 의미를 더했다.

경축식은 국민의례, 기념공연, 독립유공자 및 나라사랑유공자 포상 등으로 진행됐다. 기념공연은 광주극장과 인연이 있는 백범 김구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자네들 왔는가' 극 퍼포먼스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미래 광주를 향한 메시지를, 현재의 힘든 상황을 극복하자는 취지의 시립합창단과 '걱정말아요 그대' 제창도 전개됐다. 또 1932년 영암군 덕진면에서 소작권 이전에 항의하는 시위에 참여한 고 최규태·최옥태 씨의 자녀 등 5명에게 대통령 표창이, 광복회원 복지 향상에 힘쓴 신재권 씨 등 3명에게는 시장 표창이 주어졌다.

광주시의 광주극장 광복절 경축식 거행은 광주시가 역사와 문화를 대하는 중요한 상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경축식이 열린 광주극장은 일제 강점기 조선인의 공연장 출입을 금했던 일제의 반문화 정책에 저항, 학교법인 유은학원의 설립자이자 만석꾼이었던 최선진씨자 1935년 설립한, 민족혼이 깃든 공간이다. 한국고유의 공연형태인 창극, 판소리 등을 극화해 상영하면서 신문화운동과 함께 민족의식을 결집, 항일정신을 이어가는 공론장의 역할을 했다. 해방 이후에는 김구 선생의 애국 강연회와 각종 음악회, 연극제 등이 열린 역사·문화적 공간이다.

특히 현대들어 구한말 민족자본으로 지어진 조흥은행이 개발 바람에 헐려 오피스텔로 변질되는 등 근현대 건축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현실에서 각종 개발 유혹을 버텨낸, 유일한 민간 단관극장이라는 또 하나의 역사를 쓰고 있다.

광주시의 이번 광복절 경축행사 공간 선정이 향후 광주의 역사적 공간을 대하는 시민정신으로, 관련 정책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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