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식민 피해보상 저지한 정부···국가 책무는 어디에

@무등일보 입력 2022.08.03. 17:46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전범기업을 대상으로 법정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가 이들을 지원하기는 커녕 사실상 재판 저지 행태를 보여 피해자들이 또 다른 국가폭력이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일본 전범기업에 대한 강제집행 명령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외교부가 법원에 사실상 최종판단을 미뤄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과정에 피해당사자나 소송을 준비해온 시민사회와 의견조율 한번 없었고, 심지어 입장문 원문을 공개해달라는 피해자들의 요청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송을 준비해온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소송방해'행위라며 배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외교부가 구성한 '민관협의회'불참을 밝혔다.

박근혜 정권 시절 피해자들이 국가차원의 지원을 요청 할 때 외면 한데 이어 다시 정부가 피해자 배상을 저지하는 듯한 행태는 국가의 존재를 묻게하고 있다.

일제 강제동원 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는 2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부 의견서는 사실상 대법원의 결정을 미뤄달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강제매각 명령 확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부가 절차를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부는 제출된 의견서를 당장 철회하고 평생을 싸워오신 피해자들에게 정중히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박근혜 외교부가 지난 2013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손해배상 법정투쟁을 진행하면서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자 "민사소송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정부가 입장을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개입을 거부했다. 그런데 설상가상, 이번엔 윤석열 정부가 국민보호가 아니라 일본의 '수출보복' 운운하며 피해자들에게 사후 이해를 요청하고 그에 앞서 재판개입 행태에 나선 것이다.

외교부의 재판개입 행태를 강력 비판한다. 이는 국민보호보다 일본정부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또한 한일위안부 문제를 피해 자 합의없이 졸속처리하고 강제징용피해자들은 외면했던 박근혜 정권의 파탄난 대일굴욕외교로의 퇴행에 다름 아니다. 전범국가 일본의 적극적 자세를 촉구할 일이지 수출피해 운운하며 구순의 할머니들 몰래 재판이나 개입해선 안될 일이다. 국민, 피해자 보호를 위해 일본의 수출규제협박을 정면돌파, 관련 산업생태계를 이끌어낸 문재인 정부를 교본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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