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18 헌법전문 수록 빠진 대통령 다짐, 공허하다

@무등일보 입력 2022.05.18. 17:44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역대 최초로 보수정권 주도하에 성대하게 치러졌다. 허나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에 가장 관심을 끌었던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이 빠져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은 18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 통합의 주춧돌"이라며 5·18 정신을 강조했으나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졌던 5·18 헌법전문수록은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대해 지역사회도 유감을 표하며 5·18 헌법전문수록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42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의지를 밝히지 않았고 완전한 진상규명의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6·1 지방선거에 나선 전남지사 후보들도 이날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5·18 정신을 통합의 핵심 가치로 강조하며 "저와 새 정부는 민주 영령들이 지켜낸 가치를 승화시켜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역에 대한 지원을 다짐하기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5·18 기념식 참석과 5·18 정신 계승에 대한 다짐과 약속을 적극 환영한다. 허나 핵심 사안으로 기대됐던 5·18 정신의 헌법전문수록이라는 알맹이가 빠진 다짐과 약속은 공허하고 진정성에 의문이 들게한다. 5·18 정신의 진정한 계승은 헌법전문수록이라는 구체성으로 응답해야한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기념사는 한낱 화려한 수사에 불과해 보인다. 헌법전문수록을 약속하더라도 넘어야할 산이 많은데 후보시절부터 누누이 다짐해온 그나마의 약속마저 저버렸다는 사실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대통령은 그동안 강조했던, 광주시민으로 상징되는 민주세력이 목놓아 기다려온 헌법전문수록을 '왜' 기념사에서 빼버렸는지 국민적 해명을 해야한다. 5·18 헌법전문수록은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이 동의할 정도로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차원 논의를 준비하자고 나선 상태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설명이 더욱 필요해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월정신의 가치와 철학 구현방식과 '광주와 호남이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어떤' 최선을 다할 것인지 구체적 실행계획으로 답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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