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 지자체와 대학 협력기반의 지역혁신

@박성수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입력 2023.02.05. 13:23

며칠 전 목포의 한 대학에서 지역대학 총장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있었다. 여기에서 필자는 2020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지역혁신 사업 하나를 소개하면서 적극적인 협조요청을 한 바 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다름 아닌 광주전남 지역혁신 플랫폼 프로젝트이다.

지난 2020년 8월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교육부와 지자체, 지역대학, 그리고 지역의 혁신기관들이 함께하면서 광주전남의 발전을 도모해 오고 있다. 2025년까지 계속되는 5년간의 야심에 찬 이 플랜은 이제 남은 2년 동안 2단계 사업을 펼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잘 아는 것처럼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에 봉착한 우리 고장이지만 무엇보다도 지역 성장을 견인하는 대학을 중심으로 혁신사업을 수행하고 있기에 남도의 밝은 미래를 위해 오늘도 뛰고 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업인프라가 취약한 광주전남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하면서 손잡고 펼치는 이 지역혁신플랫폼 과업은 반드시 성공시켜야만 하는 절박함을 갖고 있다. 여러모로 힘들었지만 지난 3년간의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이제는 발전적으로 우리 지역을 키워가야 하는 소명의식을 갖고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이처럼 힘든 난제를 푸는 것은 결코 혼자가 아닌 함께 머리를 맞대야 가능하기에 오늘도 공급자인 지역대학의 수장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고 왔다. 또한 수요자인 지역기업의 니드에 부합되는 인재를 키워내야 하는 광주전남의 대학이기에 혁신플랫폼 운영책임을 맡고 있는 필자로서는 앞으로 현장을 찾아 기업인들과 부단한 대화를 이어 가고자 한다.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에는 지역의 15개 주요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지역의 주력산업인 에너지신산업, 미래형운송기기, 그리고 AI 반도체, 관광, 바이오 분야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며, 아울러 기술개발, 기업지원도 아낌없이 해오고 있다. 특히 교육혁신 본부는 참여대학 간 공동커리큘럼 운영으로 융합형 인재를 키우는데 주안을 두고 있다. 아울러 고교학점제 연계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함으로써 조기에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올봄부터 진행되는 2단계 사업이야말로 광주와 전남에는 더없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자체와 대학의 보다 확고한 협력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광주전남 상생 공약과 연계성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남도의 상생 과제인 반도체와 바이오분야에 지역의 의지와 수요를 제대로 반영할 것이며, 양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 대학의 지역산업 및 지자체에 대한 이해제고 간담회, 포럼 등을 수시로 개최하며, 대학별 RIS(Regional Innovation System) 사업추진 전담 플랫폼 기관도 모두 설치하고자 한다.

지난 1일, 경북 구미의 금오공대에서 개최된 인재양성전략회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이 확장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윤대통령은 교육부의 대학지원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대폭 넘기는 방안, 이른바 지자체의 지역발전전략에 따라 대학을 지원하도록 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RISE : 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구축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내용인즉,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지방대를 세계적 수준의 글로컬 대학으로 육성, 지역사회와 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참으로 귀에 솔깃한 얘기지만 그동안 대학과 함께 했던 경험이 적었던 지자체들이 어떻게 협업해 나갈 수 있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3년째 진행되고 있는 RIS 사업이 녹록지 않은데도 새 정부의 RISE 사업이 충분한 논의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불쑥 발표되었기에 하는 말이다.

앞으로 2년 더 대학과 지자체가 경험을 쌓은 후 RISE 사업을 펼쳐도 늦지 않을 터인데 서둘러 발표되어 버렸으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초광역권으로 묶어 펼치고 있는 현재의 광주전남혁신 플랫폼사업이야말로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하며 동반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닌가. 그런데도 RISE 사업은 하나의 지자체에 하나의 법인을 고집하고 있는지라 양 지역 상생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거두어 가고 있는 현 RIS 사업이 위축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요즈음 광주전남연구원 분리문제까지 끼어들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박성수 광주전남지역혁신플랫폼 총괄운영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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