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시평]새해는 '청년희망 생활국토' 만들기의 원년

@박양호 전 국토연구원장 입력 2022.01.02. 19:11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날을 돌아보고 희망을 그려 보자.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우리 모두에게 힘든 시간이었다. 갑작스럽게 코로나 19 팬데믹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엄습해 긴장되고 고통스런 나날을 보냈고 지금도 그 끝을 가늠할 수가 없는 실정이다. 경제활동이 어려워 많은 상점이 경영악화로 폐업하고 수많은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필자가 이용하는 지하철 역사의 내부 공간에서 장사를 해왔던 옷가게, 전통과자점, 꽃가게들이 모두 폐업하고 철문 셔터가 내려진 지 오래되었다.

그 힘든 기간에 특히 2030 청년들은 절망의 일상을 보내왔다. 지방을 떠나 수도권으로 순유입되는 인구의 거의 95% 이상이 2030 청년들이다. 청년들의 수도권 유입 원인의 70%는 취업 때문이며 20%는 교육 때문이다. 코로나 취업 한파로 작년의 대졸 취업률은 65.1%로 2011년 집계이래 가장 낮은 취업률을 보였다. 팬데믹 기간에 기업이 대졸 채용을 줄이고 해외 취업도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업난에 더해 주택난이 다가왔다. 2017년 이래 주택가격이 급상승해 2배 정도 올라, 청년들의 마이홈 꿈이 좌절되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절반 이상은 부모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74%는 내 집 마련은 꼭 해야 한다는 마이홈 꿈을 갖고 있다. 또한 결혼하지 않고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은 30대 미혼 인구의 55%에 이른다. 취업난 및 주택난이 겹쳐 발생되고 있는 현상이다. 작년은 청년들의 불안과 좌절이 피크를 이룬 한 해였다. 청년의 좌절을 희망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우리 모두의 삶이 영위되는 공간이 국토이다. 취업도 주거생활이 이뤄지는 곳도 국토 공간이다. 이제부터는 모두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생활국토'를 잘 만들어 가야 한다. 생활국토 만들기의 우선 과제는 청년이 살기 좋은 청년희망 생활국토를 만드는 것이다. 2030 청년층 인구는 1,360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26%를 차지한다. 이들 청년층의 부모와 식구들, 그리고 그들의 일가친척 등을 고려하면 2030 청년층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와 관계 네트워크를 지니고 있어 그들의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로 연결된다. 따라서 청년희망 생활국토를 만드는 일은 우리 모두를 위한 생활국토를 만드는 일이다.

2030 청년희망 생활국토 만들기의 첫 번째 할 일은 무엇보다도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그들이 직장을 얻어 소득을 창출하는 성취의 기쁨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자면 우선적으로 기업체에서 다양하고도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들의 취업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세계 경제를 주도할 IT, 바이오, 에너지, 문화기술산업 등에 특화되는 기업 특구를 조성해야 한다. 농어촌에서도 농수산축산업에 IT와 생명과학 및 첨단 식품가공 기술 등을 접목하는 새로운 농어촌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및 기업체가 역대급 협력과 정책기획으로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가야 한다. 청년들의 창업 활동을 지원하고 법인세 등의 조세 및 금융지원과 토지이용 규제혁파가 수반되어야 한다. 지역의 대학에서는 특단의 일자리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실용적 고급인재를 배출해야 한다.

그리고 청년들을 위한 저렴하고 스마트한 주택을 다양하게 공급해야 한다. 주택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주택 규모도 초소형을 넘어 청년들이 원하는 추세를 반영하고, 분양, 임대, 임대후 분양 등이 가능한 다양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지금 피크에 오른 주택가격의 흐름을 하향궤도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유연한 토지이용과 행재정 제도 속에서 공공과 민간에 의한 재개발, 재건축, 신도시 개발 등을 통한 주택공급이 전략적으로 잘 추진되어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한 청년들이 스스로 버는 소득으로 장차 내 집 마련의 성취가 가능해지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

새해에는 청년들이 취업기회의 창을 넓히고 취업의 성공으로 장차의 마이홈 꿈이 영그는, 살기 좋고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청년희망 생활국토'의 원년을 함께 만들어 보자. 박양호 전 국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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