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거리·볼거리·즐길거리 '3無 도시'
삶의 질 떨어지고 도시경쟁력 없어
탈광주 청년들 여가 일자리도 필요
[스페셜기획ㅣ노광탈 프로젝트 ①프롤로그]
광주지역의 어른들은 광주를 '의예미'의 도시로 부른다. 의향·예향·미향이 살아 숨 쉰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같은 구호가 무색하게 요즘 젊은 세대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장년층조차도 광주를 '3무(無)의 도시'라 한다. 놀거리·볼거리·즐길거리가 없다는 뜻이다.
젊은이들은 광주를 어른들의 도시라고 한다. 차를 가지고 주말마다 광주 근교권으로, 목포·순천·여수로 놀러다니며 '남도의 맛'을 향유하지만 젊은이들은 갈 데라곤 낮엔 카페, 저녁엔 술집이 전부다. 어른들조차도 30~40여년 전과 다름이 없는 '패밀리랜드'와 '지산유원지' 같은 곳을 가라고 못한다.
광주는 '노잼(재미가 없다는 뜻)도시' 중에서도 전국 1순위로 꼽힌다. 노잼도시 전통 강자인 대전시조차도 광주 앞에 한수 접는 추세다. 지역 청년들은 '터미널만 보고 돌아가는 곳', '코로나에도 안전한 노잼도시'라며 자조 섞인 불만을 털어놓는다. 한국갤럽 2019년 조사에서 호남거주민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지역민만이 광주를 살고 싶은 도시로 꼽았다.
명심해야 할 일은 '노잼도시'를 관광 측면에서만 접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시민들의 '삶의 질'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광주를 등지고 다른 도시로 떠나가는 요인이 된다. 그렇기에 놀거리·볼거리·즐길거리는 '도시경쟁력'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국내외간 이동이 활발한 요즘, 사람들은 더 큰 만족을 주는 도시로 향한다. 주민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더욱 다양해지고 그 다양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를 찾는다. 이런 측면에서 광주는 아쉽게도 '오는 도시'가 아닌 '떠나는 도시'다.
실제 지난해 광주에서만 6천여명의 인구가 순유출됐는데 대부분 청년이다. 일자리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삶의 질' 또한 무시하지 못할 이유다. 청년들은 삶의 질을 더 높여줄 수 있는 도시로 향한다. 또 다른 지역 인재들은 광주에 정착하려 하지 않는다. 기성세대들도 불만은 크지만 마지못해 있는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여가시간이 늘고 있지만 광주시내에는 갈 데가 없다. 광주시민도 그럴진데 타지역 주민들이 광주를 찾을리 만무하다. 이 때문에 광주의 관광경쟁력 순위는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여러 가능성과 매력 있는 자원이 있음에도 이를 활용하고 마케팅하지 못한 채 방치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볼거리·놀거리·즐길거리는 일자리 창출과 긴밀할 수밖에 없다. 4차산업혁명으로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가 부문에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떠나는 청년들을 막고 그들이 '삶의 질'까지 높여질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이 같은 이유로 무등일보는 '꿀잼도시' 광주로 … '노광탈(노잼도시 광주 탈출) 프로젝트' 기획연재를 시작한다. 지역민들이 살고 싶고 다른 지역에서 오고 싶은 '재미가 있는 도시 광주'를 향한 고민을 독자들과 함께할 생각이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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