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사육' 진돗개 구조 동물단체 고발한 진도군

입력 2022.09.16. 19:05 나호정 기자
식용개 농장서 구조해보니 '천연기념물'
진도군,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형사고발
식용개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었던 천연기념물 진돗개 '봉자'의 모습.

식용개 농장에서 사육되던 진돗개를 구조한 동물단체가 오히려 지자체로부터 고발을당해 논란이 되고 있다.

동물단체는 진도군 한 개 농장에서 사육된 65마리의 개를 구조해 외지로 반출했는데, 진도군이 이 중 4마리가 천연기념물 진돗개라며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16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와 진도군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해 8월31일 진도군 한 개 농장에서 사육된 진돗개 4마리를 포함 총 65마리의 개를 구조했는데, 진도군이 천연기념물 무단반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라이프는 학대 동물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사육되고 있는 개들을 농장주와 격리해 달라고 진도군에 협조를 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개 농장주와 협상을 통해 2천만원을 주고 65마리의 개들을 구조해 진도군 밖으로 반출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구조된 개들 중 4마리가 천연기념물인 진돗개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진도군은 허가를 받지 않고 천연기념물을 반출한 것이라며 진돗개 4마리를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라이프는 반환 조건으로 '진돗개 관리계획 및 개선 방안', '그동안 들어간 비용 보전' 등을 내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진도군은 이 동물단체가 반환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판단, 천연기념물 무단 반출 혐의로 라이프를 4월 경찰에 고발했다. 라이프는 최근 경찰조사를 마친 상황이다.

식용으로 사육되던 개들이 우리에 갇혀있는 모습.

동물단체도 진도군과 문화재청 담당 관련자들을 천연기념물 관리 부실 등의 혐의로 고발할 방침이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학대받은 동물을 구조했던 것일 뿐 천연기념물이었던 것을 알았다면 반출하지 않았다"면서 "식용으로 사라질뻔한 천연기념물을 구조해놨더니 반환을 하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오히려 천연기념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관련자들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도군 진도개축산과 관계자는 "진도군은 라이프가 구조한 동물을 반출하기 전 진돗개 1마리가 포함됐다는 사실을 인지해 외부반출을 금지를 경고했으나 무시했다"면서 "반출된 이후 3마리가 추가로 진돗개로 밝혀졌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만하게 반환이 될 수 있도록 공문을 두 차례나 보냈으나 라이프가 불응해 고발한 사안이다"고 밝혔다.

나호정기자 hojeong9983@mdilbo.com·진도=박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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