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농촌 2021 리포트 ⑦] 친환경 1번지 명성 그대로···품목 다양화로 소득 UP

입력 2021.08.23. 17:41 도철원 기자
[친환경농업 미래]
인증면적 4만5천928㏊···전국 56% 수준
'화학성분 전혀 없는' 유기 인증 과반 넘어
벼 포함 식량 작물 집중···전체 75% 차지
색깔 쌀을 35년째 생산해 온 유기농 명인 전양순 우리원 대표가 고품격 미질의 쌀 생산을 위해 도정가공과정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전남농촌 2021 리포트 ⑦친환경농업 미래]

#사례1

"40년전부터 생태계 파괴를 막고 환경을 살리자는 마음으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어왔습니다. 관행농법에 비해 인건비도 많이 들고 수확량도 적어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제는 자식들도 함께 참여해 대를 이어 안전한 식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40년간 유기농법의 한길만을 걸어온 보성 벌교읍 우리원농장 전양순 대표(64)는 어린 시절 선배들을 따라 풀무원공동체에서 유기농법을 시작해오다 정농회(바른 농사를 하는 모임)에서 작고한 남편 강대인씨를 만나 고향인 전주를 떠나 벌교에 정착했다.

유기농법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벼농사가 지금처럼 기계화가 이뤄지지 않은 시절이었던 탓에 관행농법을 하는 농가에 비해 일손이 더 많이 필요해 시쳇말로 '풀 맨 인건비도 안나올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흑미와 같은 색깔쌀 재배를 34년전부터 시작하면서 당시 시세로 1㎏당 1만원을 받을 정도로 미질에 대한 인정을 받은데 이어 단순생산이 아닌 가공까지 함께 하면서 소득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 대표의 성공에 주변 농가들까지 함께 참여해 30여년째 작목반을 함께 해오고 있으며 연간 300여톤 이상의 유기농쌀을 생산하는, 친환경공동체를 통해 정직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 만들기에 주력하고 있다.

일찍부터 친환경농업을 시작해오면서 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에게 농작견학을 시켜주는 것부터 시작해 지금은 친환경 농업을 전수하고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관을 운영하는 등 단순 생산을 넘어, 2차 가공, 3차 체험 등 농촌의 새로운 미래로 떠오른 6차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전남을 대표하는 유기농 명인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전 대표는 "오래전부터 유기농법을 실천해오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실패를 다른 이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유기농법 교육도 함께 하고 있다"며 "친환경 농업이 한발짝 더 나가기 위해서는 들쑥날쑥한 가격이 아닌 안정적인 가격이 보장될 수 있는 여건이 먼저 만들어지고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도 지금보다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례2

영암 시종면에서 유기농 배를 재배하고 있는 허정철 새생명농원 대표(65)도 유기농업으로 한길을 걸어왔다.

경남 김해에서 벼농사를 짓다가 집사람이 영암으로 발령나면서 터전을 영암으로 옮긴 허 대표는 2004년부터 유기농법으로 배농사를 지어왔다.

허 대표 역시 안전한 농산물을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배를 재배해왔지만 초창기에 판로가 없어 큰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6년전까지만 해도 직접 판로를 개척해야만 했지만 안전한 먹거리로 인정받으면서 온라인 판매도 꾸준히 늘어난데다 지금은 학교급식을 비롯한 여러 판로가 갖춰지면서 안정적으로 배를 재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관행농법으로 재배한 배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역시 안전한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층이 형성되면서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냉해 피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지만 올해는 예년수준과 엇비슷한 규모로 배를 재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숨을 돌렸다.

허 대표는 "친환경을 하게 되면 우선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관행농법에 비해 생산량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판로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경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부터 시작한 산모 친환경꾸러미 등 여러사업들처럼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점은 친환경 농가들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전했다.


◆최근 5년 유기농 인증 급증…타 시도 비해 압도적

전남의 친환경농업은 우리 나라의 친환경농업의 선도하는 위치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무농약과 유기농 인증을 합한 전국 친환경인증 면적은 8만1천826㏊(유기농 3만8천540㏊·무농약 4만3천286㏊)로 이중 전남의 인증면적은 56%수준인 4만5천928㏊에 달한다.

그 뒤를 잇는 전북 5천633㏊, 경기 5천481㏊, 충남 5천169㏊ 등 2~4위권의 지자체가 5천여㏊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감안했을때 전남의 친환경농업은 타시도에 비해 압도적이다.

특히 무농약과 유기농 단계로 나눠져 있는 친환경 인증에서 전남은 유기농이 무농약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5년간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을 살펴보면 지난 2016년에는 유기농이 6천32㏊로 무농약(3만1천380㏊)의 19.2%수준에 그쳤지만 2017년 7천938㏊, 2018년 1만1천446㏊, 2019년 1만5천722㏊, 2020년 2만3천770㏊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무농약은 같은 기간 3만 1천380㏊→3만4천695㏊→3만1천 810㏊→3만738㏊→2만2천158㏊로 2017년을 제외하고는 갈수록 감소, 지난해 처음으로 유기농보다 면적이 줄었다.

이는 무농약 단계에서 3년의 전환기를 거쳐 유기농으로 넘어간 농가가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2019년 유기농 인증 농가가 8천686가구였지만 지난해에는 1만 3천543가구로 늘어났다.

품목별로 보면 벼가 전체 인증 면적의 66.6%로 가장 비중이 높다.

유기 1만7천671㏊, 무농약 1만2천938ha 등 3만609㏊로 전국 (4만8천591㏊)대비 62.9%를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 임산물(5천831㏊), 콩, 보리, 고구마 등 식량(4천42㏊), 기타(1천858㏊),채소(1천298㏊), 특작(1천259㏊),과수(1천31㏊) 등이다.

영암군 시종면에서 유기농 배를 재배해 온 허정철 새생명농원 대표가 자연의 섭리를 활용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안전한 먹거리 농산물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소비자 신뢰 담보할 품질관리는 필수

'친환경농업 1번지'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는 전남은 올해 인증면적을 4만 6천500㏊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친환경인증단계가 무농약으로 시작하는만큼 새롭게 진입하는 무농약 인증 면적이 572㏊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남의 친환경농업이 벼와 식량 작물에 집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벼와 식량 작물에 대한 유기농 인증이 수월한데다 전남의 농업 구조가 여전히 벼 농사에 집중돼 있어 보다 고부가치를 가진 과일, 특작물 등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낮다.

지난해 품목별 인증면적 현황에서 보듯이 과수 2.2%, 채소 2.82%, 특작 2.74% 등 미비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남도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농업단지조성사업의 경우 벼는 3천평(1㏊)당 120만원, 채소는 160만원, 과수는 180만원의 단지조성지원금을 지급해 타 작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는 그리 크지 않은 실정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쌀소비량 등을 감안했을때 쌀에만 집중하는 것 자체가 경제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안정적인 농가소득 창출을 위해서는 품목을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전문가들은 인증제도를 소비자들이 신뢰를 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잔류농약검사 등을 통해 친환경 농산물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되는 사례가 나오게 되면 소비자들의 신뢰 자체가 사라지게 돼 보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비싼 돈을 주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서정원 광주전남연구원 농어촌활력연구실 연구위원은 "친환경 농산물의 가치는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에 두고 있다"며 "아무리 생산을 잘하고 소비자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홍보를 열심히 했다고 하더라도 인증제도에 대한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판로나 가격 부분에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안정적 시장 위한 전용 판매경로 확보···고차산업 기반 마련도"

서정원 광주전남연구원 농어촌활력연구실 연구위원

전체 경지면적 중 친환경 5% 수준

선진국 수준인 10% 대로 저변확대

농업환경보전 프로그램 확대 통해

치유마을 등으로 소득화해 나가야

서정원 광주전남연구원 연구위원.

"친환경농업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안정적 소득이 가능하도록 전용 경매 등 판로확보가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지역마다 모든 농산물을 생산하기 어려운만큼 이를 수집하고 분산하는 기능을 갖추고 기준가격 역할을 해줘야만 안정적 소득이 이뤄질 수 있습니다."

서정원 광주전남연구원 농어촌활력연구소 연구위원은 국내 친환경농업은 아직 저변확대가 이뤄져야 하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연구위원은 "2004년부터 로드맵을 수립하고 추진해온 전남은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수준이지만 전국 전체 경지면적 중 친환경이 차지하는 비율은 5%정도에 불과하다"며 "해외 선진국들의 인증비율이 10%가량 되는데 우리도 그 정도 수준으로 올라가기위해선 저변확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변확대가 이뤄져야 전체적으로 산업규모도 커질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친환경농산물은 물량이 적다보니 일반도매시장으로 출하될 경우 관행농산물보다 가격이 낮은 경우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도매시장에 친환경농산물 전용 경매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품 구색측면에서 모든 농산물을 한 지역에서 생산하기 어렵가에 이를 수집하고 분산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과정이 기준가격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위원은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 산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신뢰를 담보할 수 있도록 품질관리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현재 유기라든지 친환경성을 담보하는 상품들은 가격을 높이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돼 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위해서는 친환경 농산물에 대한 품질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아무리 생산을 잘하고 유통을 잘 거쳤더라도 잔류농약검사를 하다보면 한번씩 나오기도 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소비자의 신뢰자체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서 연구위원은 집적화 단지를 통한 규모화 역시 친환경농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집적화단지가 돼 있으면 생산하기도 용이하고 규모가 확보될 수 있는데 유통이나 조직화단계 마케팅 단계에서 거래 마진, 거래교섭룍이 생길 수 있다"며 "또 이를 관광이나 체험 등으로 연계하는 융복합산업으로 연관시킬 수 있다. 유기 환경 농법이 탄소배출량도 감소시킬 수 있어 탄소저감 차원에서도 시도해 볼만하다"고 제안했다.

서 연구위원은 현재 1차 생산에 집중된 전남의 친환경농업이 고차산업으로 가기 위해 가공산업 기반을 늘리고 경축전환농법의 실현과 6차산업화가 가능한 농업환경보전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남의 친환경 농업의 문제는 가공산업이 약하다는 것이다. 전체 유기가공품 생산업체 중 15.7%수준에 불과한데다 대부분 영세하고 낙후돼 있어 유기쪽에서 고차원산업하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며 "공공급식이 확대되면서 판로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가공산업의 확충은 고차산업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은 "농촌환경보전프로그램은 화학비료를 덜 사용하고 마을 경관을 개선하고 영농폐기물을 공동으로 수거하는 등 친환경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경축순환모델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하지만 공익직불금제도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기재부에서 중지돼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농촌환경보전프로그램을 통해 고령화가 심한 전남지역 마을의 경관을 개선하고 친환경농업과 연계해 체험이나 교육, 더 나아가 치유마을로 육성해 소득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전남의 친환경농업은 1차 생산 뿐만 아니라 가공, 서비스로 연계되는 고차원산업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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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본격적인 캠핑철 전남 캠핑장 인기몰이
코로나19 여파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이 아닌 내 가족, 지인들과 나만의 공간에서 즐기는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전남지역이 수십만명의 캠핑족들이 방문하는 '캠핑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3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국·공립과 민간 캠핑장 포함 157곳의 캠핑장이 운영 중이다. 지난 2020년(143곳)과 비교하면 14곳이 증가했다.캠핑장이 늘어난 데에는 코로나 여파로 대규모 모임 대신 가족, 연인, 친구끼리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실제 지난해 캠핑장 이용객은 97만7천958명으로 100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이용객이 집계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하면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이처럼 전남이 캠핑족들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전남의 뛰어난 자연경관, 쾌적한 시설이 꼽힌다.지자체가 조성해 운영 중인 장흥의 한 캠핑장은 편백나무, 비목나무, 비자나무 등 400여 종의 수목이 있어 삼림욕을 즐기려는 캠핑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해남의 한 캠핑장은 해변과 갯벌체험장 앞에 위치해 경치가 뛰어나고 매점, 해먹을 비롯해 어린이가 이용하기 좋은 미니풋살장, 레이싱카트 등 각종 편의시설도 캠핑족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주말마다 캠핑을 떠난다는 오모(39·여)씨는 "전남 지역에 인기있는 캠핑장을 예약하려면 '광클'을 해야하는데 그래도 예약에 성공하기는 어렵다"며 "전남지역이 경관이 좋아 전국에서 캠핑족들이 모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처럼 캠핑족들이 증가하면서 부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캠핑을 즐기로 쓰레기 등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가 환경 오염이 발생하기도 한다.또한 캠핑카를 공영 주차장에 장기적으로 주차를 해놓으며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어 캠핑족들의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이에 전남도와 각 지자체는 수시로 관리와 감독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소화기 분전함 미설치, 시설배치도 미비, 안전점검표 미비, 비상용 발전기 미설치 등의 사례를 단속하기도 했다.전남도 관계자는 "전남에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할 수 있도록 더운 많은 인프라와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이에 맞춰 환경 오염 등을 막을 수 있도록 관리, 감독도 철저히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한편, 전남도는 MZ 세대 관광객 유치를 위해 8월 캠핑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지방소멸
제주와 대기업들, 마케팅·도시브랜딩 '찰떡 깐부'
유명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제주의 청정 이미지를 브랜딩해 성공한 사례다. 제주시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의 모습.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온리 제주(Only Jeju)라는 브랜드슬로건을 가진 제주도는 슬로건만큼이나 독보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지역 자체가 강력한 브랜드인 몇 안되는 곳이다 보니 기업들이 오히려 제주의 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지역과 기업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아모레퍼시픽이나, 삼다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데 제주시의 도시브랜딩은 관 주도의 브랜딩이 아닌 지역의 핵심주체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한 다양한 도시브랜딩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힌다. 특히 도시브랜드를 잘 갖추면 이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은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오설록, 이니스프리, 티뮤지엄…'청정' 제주 효과제주 서귀포 안덕면에 위치한 '오설록 티뮤지엄'. 아모레퍼시픽 그룹 계열사이자 차 분야에서 강한 시장경쟁력을 가진 차 브랜드 '오설록'이 운영하는 차 박물관은 한해 15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하는 제주 최고 명소이자 문화공간이다. 단지 차 전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연친화적인 휴식공간과 '차 클래스'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취재를 위해 찾은 지난 6일 10만평이 넘는 끝없이 펼쳐진 녹차밭을 배경으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이니스프리 제주하우스'는 최고의 인기 장소다. 국내 대표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소비자라면 꼭 찾게 되는 이곳에는 제주도에서만 살 수 있는 다양한 제품, 기념품 등을 팔고 있었다. 또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비누만들기 체험에 집중하고 있거나 연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스탬프 엽서를 만들기도 하고 있었다. 같은 건물 안 카페에는 한라산 모양을 한 한라산 케익과 제주의 풍경을 담은 티라미수 등도 인기 상품이었다.자녀와 함께 찾은 박지원씨는 "평소 이니스프리 제품을 이용하다 보니 궁금하기도 해서 오설록티하우스에 온 김에 들렀다"면서 "제주매장답게 제주다운 인테리어와 제주에서만 파는 기념품이 있어 좋고 스탬프 엽서 꾸미기 같은 것도 있어서 놀다 가는 기분 낼 수 있다"고 말했다.이니스프리는 '청정 제주' 이미지를 적극 브랜딩에 차용해 성공한 브랜드다. 지난 2008년 제주 이미지를 연계한 브랜드 마케팅이 성공한 것이다. 이니스프리는 제주 녹차뿐만 아니라 제주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식물을 이용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제주 그린 뷰티 연구소'를 두고 따로 제주 특화 제품을 개발할 정도다.SPC그룹의 파리바게뜨와 스타벅스 등 기업들은 제주도에서만 파는 제품을 통해 자사의 수익과 제주의 지역 관광 매력도를 동시에 올리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토종 삼다수·외인 카카오 본사도 제주 명소로같은 날 제주 조천읍 '삼다수 숲길'. 바로 옆에는 국내 대표 생수업체인 '삼다수' 공장이 있다. 사려니숲길 등 숲길 탐방로가 많은 제주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생긴 '삼다수 숲길'은 그 독특한 이름때문에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30m 남짓한 삼나무가 빼곡하게 채운 숲길은 지난 2018년 제주도의 13번째 지질공원 대표명소로 지정되기도 했다.지난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삼다수숲길 걷기대회가 열리고 있던 덕분에 볼거리가 풍부했다. 특히 인기 연예인 '아이유'가 출연해 관심을 받은 '아이유 포토존'은 최고의 사진 장소였다. 또 숲길 인구에는 수공예품과 먹을거리를 판매하는 장터도 열려 즐거움을 더했다. 특히 숲길 시작점에 있는 제주 삼다수 '물 홍보관'은 생수 제조 과정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수 있었다.또 제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은 '카카오'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 IT기업인 '카카오' 본사가 제주도에 있게 된 건 카카오와 기업합병됐던 포털업체 '다음'이 지난 2012년 제주로 본사를 이전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본사인 '스페이스 닷원'은 제주의 땅을 형상화한 건축물로 가치를 인정받아 한국건축가협회상 본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대상을 수상했는데, 이 건물을 보기 위해 또 무수히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특히 카카오는 제주도의 돌하르방, 제주감귤, 한라봉, 현무암 등을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에 활용하기로 유명하다. 제주에 와야만 살 수 있는 카카오프렌즈 상품들을 사기 위해 소비자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외에도 파리바게뜨 또한 제주도에서만 파는 상품을 개발·판매하면서 제주 관광 매력을 높이고 있다.제주 브랜드슬로건 온리제주(Only Jeju).◆기업들이 제주도를 광고한다아모레퍼시픽이나 카카오 외에도 스타벅스 등 유명 기업들은 앞다퉈 제주도의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제주도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화산, 섬, 독특한 지질구조, 오름 등 제주의 천연 자연에서 비롯된 이미지를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딩에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소비된 제주도 이미지는 제주도의 도시브랜드를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삼다수, 카카오 등의 기업들이 광고를 통해서든 상품을 통해서든 제주도라는 브랜드와 관광객(또는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는 것이다.제주도 또한 지자체가 적극 나서면서 기업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 도시 브랜드슬로건을 각종 상품이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제주시 자연환경에 맞는 테마파크 등을 적극 육성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있다.이 같은 제주도 사례는 지방자치단체가 홀로 도시브랜딩을 끌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민간과 더 다양한 협력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광주·전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보해양조의 경우 '여수밤바다'라는 여수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여수밤바다' 소주를 여수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특히 자사 대표 소주인 잎새주 알코올 도수인 17.8도보다 조금 더 부드러운 16.9도로 낮춰 여수를 여행하는 주 관광객인 젊은층들을 공략하고 있다.특히 한 지역에 탄생한 브랜드는 그 지역을 대표할 수도 있고 최고의 관광상품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형성된 브랜드는 지자체가 열심히 홍보하는 브랜드슬로건보다 때론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