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이태원 압사 참사'에 따른 조문 정국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여야 의원들은 1일 국가적 대형 참사 앞에서 정쟁(政爭)을 자제하자는 공감대 속에 대거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을 비롯한 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조문에는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권성동·조경태·안철수·송언석·임이자·박대출·윤재옥·최형두·허은아·김미애·박형수·윤영석·김형동·장동혁·최재형 의원 등 40명 이상 동행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조문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두 번 다시는 이런 소중한 생명이 희생을 당하는 안전사고가 우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필요한 여러 조치들이 촘촘히 되고 두 번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면 당과 국회 차원에서 전문가들을 모시고 어느 부분이 부족하고 모자란 지 촘촘히 챙기고 필요한 입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책임을 지는 관계자가 없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애도 기간이 끝나면 그 점에 관한 논의가 있을 거다. 그 기간만은 조금 자제해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일선 경찰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사고 원인과 대책 책임에 관해서는 애도 기간 끝나고 나서 얘기하도록 하십시다. 그건 좀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재난 기본 관리법 개정과 관련해서는 "주최가 없는 모임에 대한 대책, 다중이 모이는 경우 꼭 필요한 절차를 어떻게 밟아야 하는지 등 집회 허가 단계에서부터 촘촘히 챙겨지는지를 보는 법안들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차원 논의가 되면 같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방명록에 '비통하고 죄송하고 부끄럽습니다.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 전원도 오후 같은 곳을 방문했다.
민주당 소속 백혜련 국회 정무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체 회의에서 "국가 애도 기간인 만큼 (기관장에게 하는) 질의도 예산과 민생 현안 위조로 차분하게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민주당은 국가 애도 기간인 오는 5일을 전후로 정부와 여당을 상대로 한 책임 추궁 등의 과정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선 벌써 날 선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사망자 발인과 국가애도기간이 끝나는 대로 본격적인 야권의 책임론 공세가 시작고될 것으로 보이면서 여야 간 힘 겨루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참사로 닷새 연기돼 오는 8일 개최되는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대상 국정 감사에서는 여야의 불꽃 튀는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등일보는 이번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이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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