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안, 전략산업 입주했거나·예정 지역도 가능
이용빈 의원 “기업들의 수도권 집중 양상 농후”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보호에 관한 특별조치법 일부개정안(K-칩스법)'이 '지역외면법'이란 지적이다. 정치권은 미국 반도체법(칩스법)에 빗대 이 법안을 'K-칩스법'으로 부르고 있다.
2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반도체특별위원회가 발의한 'K-칩스법'은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반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K-칩스법'은 신속한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대상지역을 국가산업단지로 우선 지정하고, 특화단지 지정과 관련된 인·허가 처리를 제출한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사업자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또한 수도 및 전기 등 설치가 필요한 기반시설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전략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학생 정원 확대, 전략기술보유자 지원 등이 포함됐다.
'지역외면법'이란 지적은 제16조 '전략산업 특화단지의 지정'에서 비롯됐다.
현행법은 '산자부 장관은 특화단지를 지정하는 경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수도권 이외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런데 개정안에는 '전략산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와 그 지원시설 등이 입주해 있거나 입주하려는 지역'이란 조항이 신설됐다.
지난달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K-칩스법'을 근거로 한 특화단지 지정은 수도권 이외 지역을 우선적으로 해야 된다.
하지만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수도권 이외 지역 뿐만 아니라 전략산업 시설이 입주했거나, 입주하려는 지역도 특화단지 지정이 가능해진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산업 인프라가 갖춰진 수도권이 개정안의 혜택을 보게 될 것이란 해석이다.
'K-칩스법'이 논의된 지난 19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 문제가 거론됐다.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광산갑)은 이창양 산자부 장관에게 "개정안은 수도권 이외 지역 뿐만아니라 전략산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와 그 지원시설 등이 입주해 있거나, 입주하려는 지역으로 확돼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지역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결국 기업의 요구대로 수도권 집중 양상이 펼쳐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인재 양성'과 '정부의 선제적 투자'를 하겠다지만, 속내는 '수도권 인재 양성'과 '수도권 집중 투자'를 말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K-칩스법'의 취지는 이해하나, 지역 경쟁력은 외면한 채 수도권 규제 완화를 강행하는 '지역외면법'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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