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만이 할 수 있는 반도체 분야 찾아야”
“특화단지서 나온 결과물 활용 방안도 제시 돼야”
“광주시장·전남지사, 지역 특장점 적극 알려야”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위원장 인터뷰]
국가첨단산업특별법 제16조는 '산자부장관은 특화단지를 지정하는 경우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수도권 외의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이다.
행정부(정부)와 입법부(국회)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 특화단지 지정시 국가균형발전을 고려해 수도권이 아닌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법률로 명시했다.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산업 육성' 방침에 따라 산자부가 조만간 지정할 '반도체 특화단지'는 국가첨단산업특별법의 이 조항에 따라 지역으로 지정돼야 한다.
민선 8기 상생 협력 사업 1호로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추진 중인 광주·전남 입장에서는 국가첨단산업특별법의 이 조항이 큰 힘이 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광주·전남 뿐만 아니라 '지역'으로 분류되는 전국의 모든 지자체들이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원도는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을 영입해 반도체 전쟁에 뛰어들었고, 대전시는 '나도·반도체산업 육성 비전'을 선포했고, 대구·경북은 관련 기업이 직접화 된 구미를 클러스터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경남도, 울산시, 인천시, 충북도 등도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광주·전남이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을 벌이는 다른 지자체들 보다 입지조건 등이 비교우위에 있어야 된다.
이에 무등일보는 '반도체 전도사'로 불리는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양향자 위원장(무소속·광주 서구을)을 만나 광주·전남이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 지 들어봤다. 양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식당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 방침을 밝혔다. 왜 반도체인가.
▲1977년 PC가 처음 나와 정보 혁명 시대를 열었다. 그로부터 15년마다 새로운 산업 기반의 혁명이 열리고 있다. 모든 정보를 0과 1로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가 개발된 1992년에 디지털 혁명, 이후 2007년 모바일 혁명 시대가 왔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기술이 융합되면서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무너졌다. 이 또한 반도체가 발전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도체는 전기, 공기와 같다. 전기와 공기가 없으면 어떻게 되겠나. 5G, AI(인공지능), 모빌리티, 플랫폼, 에너지, 바이오, 배터리 등 모든 산업에 반도체가 들어간다. 전 세계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광주·전남이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려면.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되려면 광주·전남으로 올 기업들이 있어야 된다. 사실상 기업들이 와야 특화단지 지정에 유리하다. 이를 위해 우리 지역의 특장점, 반도체 특화단지를 만들기 위한 특장점을 기업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는 정말 열심히 기업들을 만나야 한다.
-기업이 안 오면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은 어렵나.
▲기업의 투자 의지가 확인돼야 한다.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정부 예산으로 각종 인프라가 조성되는데, 기업이 오지 않은 곳에 정부가 예산을 쓸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기업이 어떤 투자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투자 로드맵을 가지고 있는지 대강이라도 알아야 된다. 그래야 그 부분을 공략하면 되겠다는 계획이 나온다. 기업 출신들을 부시장, 부지사로 지차제가 모시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도 그래야 된다.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시 정부는 무엇을 우선적으로 보나.
▲역시 기업이다. 기업이 가느냐 안 가느냐이다. 독재시대도 아닌데 정부가 강제로 기업에게 가라고 할 수 있겠는가? 기업의 조건은 딱 하나다. 수익 구조가 나서 다시 투자하는,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어야 된다.
-임금을 낮추면, GGM(광주글로벌모터스) 같은 기업 구조면 광주·전남으로 오겠냐.
▲반도체 산업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임금 비중은 중요하지 않다. 임금은 부차적인 문제 같다. 임금을 낮추면 누가 가겠는가. 또 기업들에게 광주 이야기를 하면, 기업하기 어려운 도시라고 한다. 이런 이미지도 바꿔야 한다.
-광주·전남은 무엇을 해야 하나.
▲반도체와 관련된 광주·전남의 '그랜드 플랜'이 우선 나와야 된다. 광주·전남이 반도체 특화단지를 만들기에 이런 게 좋다는 계획 말이다. 여러 반도체 관련 분야 중 광주·전남만이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거기에 집중해야 된다. 어떤 산업이 들어가는 게 좋을지 파악하는 게 먼저다. 지역 산업들을 파악해 그 산업들이 3년 후, 5년 후, 10년 후 어떻게 갈 것인지 알아야 어떤 반도체 관련 산업을 유치할 수 있을지 가늠하게 된다. 로드맵이 정해져야 되고, 로드맵이 정해지면 거기에 인력을 어떻게 배치 시켜줘야 될지도 나온다. 이런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된다. 우리가 반도체 특화단지 만들겠다고 예산 주세요 하면 누가 주겠는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반도체 기술 영역은 상당히 넓다. 기획부터 시작해 설계, 제조, 패키징, 이를 공정별로 보면 전공정과 중공정, 후공정 등 반도체 생태계는 어마어마하다. 광주·전남 특화단지에 다 들어갈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광주·전남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AI를 지원할 수 있는 설계 클러스터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또한 메모리, 비메모리도 정해야 한다. 비메모리 중에서는 공장과 설계, 패키징 후공정 중에서 어느 분야를 유치할 지도 결정해야 한다.
-광주·전남은 특화단지 입지 요건이 좋다던데.
▲반도체 제조 공장이 들어올 수 있는 용수, 전기 등 입지 요건이 다른 지역에 비해 뛰어나다고 하지만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반도체 제조 공정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반도체 공정이 연결돼 있는데 뭘 때서 광주에 줄거냐, 이것이 중요하다.
-광주·전남이 뭘 할 건지 정해야 된다고 했는데.
▲광주·전남에서 클러스터를 만들었을 때 거기서 나온 결과물을 광주·전남에서 소비할 것인가, 아니면 수출할 것인가 등 상황 파악이 우선 돼야 한다. 국가가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반도체 기업들이 공장을 만들어도 상황 파악이 안 되면 무용지물이다.
-지역에선 국가균형발전 논리도 제기하는데.
▲국가균형발전 논리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광주·전남만의 강점이 아니다는 것이다. 좋은 입지 조건을 설명하고 어필해 다른 지자체 보다 압도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된다. 정부가 특화단지를 (광주·전남에게) 줄 수 밖에 없게 만들어야 한다. 여기에 기업들이 결정할 수 있는 조건도 갖춰야 된다. 입지 좋고 정주 여건 좋으면 기업들이 왜 안 오겠는가. 분명히 온다.
-광주시에 어떤 조언을 했나.
▲광주 산업을 정확히 파악해보라고 했다. 광주는 AI클러스터, 기아자동차, 세방 등이 있다. 이들 산업과 연계한 반도체 관련 분야를 찾아야 된다. 이런 부분을 지자체에 지속적으로 이야기했다. 특화단지를 만들테니까 공장을 여기에 만드시오 하면 기업들이 하겠는가. 국가에서 엄청나게 지원을 해주고 삼성이 공장을 건설 해도, 정주 여건은 또 어떻게 해줄건가. 지자체가 해야 될 일 중에는 교육, 문화, 의료, 교통 등 정주여건 마련도 있다.
-국회 차원의 반도체특위가 구성된다는데.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는 반도체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것으로 종료됐다. 사실상 시즌1이 끝난 셈이다. 이제 시즌2로 여야 의원들이 참여하는 국회 반도체 특위를 구성해 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분배할 지 스크린 할 것이다. 산자부, 과기부 등 여러 부처에 중첩된 사업들이 많은데 국회 차원에서 제대로 컨트롤 해야 한다. 반도체 특위 구성이 급한데 국회 상황은 그렇지 않다. (현재 지도부 구성을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여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전당대회를 앞둔 야당 등 정치권이 반도체 특위 구성에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읽혀졌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난항인데
▲클러스터로 지정될 당시에는 관련 지자체들이 다들 좋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하려니까 여주, 양평에서 '우리는 뭔데'라는 식으로 용수로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양 의원은 이 대화를 이어가면서 휴대폰에 저장된 여주, 양평 주민들의 반대 시위 현수막을 보여줬다-'우리 삶의 터전 훼손하는 용인 하이닉스 용수로 사업 즉각 백지화 하라!') 인허가만 허가해놓고 문제가 생기니까 정부도 책임을 안지고, 지자체도 책임을 안지고 있다.
-광주·전남도 용인과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이런 문제 때문에 조성단계부터 정리하고 출발하는 걸로 관련 법률을 개정했다. 광주도 특화단지 지정 전까지는 지자체들이 다들 좋다고 했는데, 막상 사업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용인과 같은 상황이 일어 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위에서도 말했듯이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는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기업인들을 만나 광주·전남의 특장점을 알려야 한다. 기업에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을 제시하고 올 수밖에 없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산업을 유치하는 것은 오케스트라와 같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힘을 합쳐 공조해야 된다. 저는 어떻게든 도와드려야 되겠다는 생각이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
[양향자 의원은 누구]
양향자의원 '고졸 신화' 주인공에서 현재는 '반도체 전도사'
화순 출신인 양향자 의원은 광주여상을 졸업한뒤 삼성전자에 입사해 고졸 출신으로 상무까지 승진해 '고졸 신화'를 이뤘다.
'고졸 신화'의 주인공인 된 양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민주당 대표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고 정치에 입문했다.
영입 인사로 20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했으나 국민의당의 '녹색 돌풍'으로 낙선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역임했다.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천정배 의원과의 '리턴 매치' 끝에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에서 최고위원 2번,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부위원장,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민주당 공천으로 당선됐으나, 지난 2년여 동안 여러 상황이 발생하면서 현재는 무소속이 됐다.
무소속 신분으로 양 의원은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반도체 관련 입법을 주도했다.
야권에서 활동한 양 의원이 여당 특별위원장을 맡은 것과 관련해 그는 "여야를 통틀어 중립지대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고, 그런 역할이 저한테 주어졌다"며 "중요한 반도체에 있어서 국회의원 중 유일하게 제가 그런 경험과 경력이 있어 이런 일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 의원은 '고졸 신화' 주인공에서 현재는 '반도체 전도사'로 통한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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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윤석열 대통령에 ‘민생 영수회담’ 제안…조건 없이 만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했다.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민생영수회담을 제안한다”며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고 밝혔다.이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민생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들은 누가 더 잘하냐는 선의의 경쟁보다, 민생을 외면한 채 상대를 부정하는 전쟁 같은 정치가 불안하고 불편하다”고 말했다.그는 “민생의 핵심은 경제이고, 경제는 심리다. 대통령과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며 “국민에게 일말의 희망이라도 줄 수 있다면, 국민의 삶이 반걸음이라도 나아진다면, 이 모두가 국정을 전적으로 맡고 있는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성과일 것”이라고 말했다.이 대표는 “이게 나라냐, 정치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국민의 호된 질책 앞에 고개를 들기 어렵다”며 “풍요를 즐기고 기쁨을 나누어야 할 한가위임에도 웃음보다는 한숨이 앞선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정치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고 이 지상과제 앞에선 여야, 진보·보수가 따로일 수 없다”며 “정치는 상대의 다른 생각과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이 공감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대표는 “우리 경제는 빠르게 침몰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은 자국 이익을 위해 발 빠르게 외교 전쟁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는 강대국 종속을 자처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경제 타격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대통령님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 취임 당시와 올해 신년 기자회견 등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거듭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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