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위해 상임위 분리한 광주와 대조
"농어업 이외에 다른 현안도 많은데"
21대 전반기 국회 때 전남 국회의원 10명 중 5명이 농해수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농해수위는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농촌진흥청·산림청·해양경찰청 소관의 법률안, 예산안·결산·기금운용계획안 등의 심사, 국정감사·조사 실시 및 국무위원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등의 직무를 수행한다.
농림부와 해수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협은행, 산림조합중앙회, 여수광양항만공사,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수협은행 등은 농해수위 국정감사 대상 기관이다.
이런 농해수위에 전남 의원 중 절반이 배정되자, 전남도 등 지역 관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다양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려면 여러 상임위에 의원들이 고르게 분포돼야 한다는 의견에서다.
그런데 21대 후반기 국회에서도 전반기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3일 현재 전남 의원 10명 중 5명이 농해수위를 희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승남(고흥보성장흥강진), 서삼석(영암무안신안), 신정훈(나주화순), 윤재갑(해남완도진도), 주철현(여수갑) 의원이다.
이들 중 신정훈 의원을 제외한 4명은 전반기에도 농해수위 소속이었다.
통상 의원들의 희망 상임위는 국토위, 산자위 등이다. 그런데 전남 의원들은 노른자위 상임위로 불리는 국토위, 산자위 보다 농해수위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퇴직한 전남도 고위 관계자가 전반기 때 지역 의원들에게 '농해수위 쏠림'을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헌법기관인 의원들에게 상임위를 왜 강요하느냐는 면박만 당했다고 한다.
전남은 농어업 이외에 흑산공항, 해상풍력, 의과대학, 첨단반도체 특화산단 등 현안이 수두룩하다.
특정 상임위 쏠림 현상으로 지역 현안을 다뤄야 할 다른 상임위에서 전남도 의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수도 있다.
"지역구가 전부 농어촌인데", "농촌 문제에 관심이 많다", "해양 관광을 발전시키겠다" 등으로 농해수위를 선택한 의원들은 저마다 논리는 있다.
하지만 전남의 상임위 쏠림 현상은 광주와 극명하게 비교된다.
광주는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의원 8명이 각각 다른 상임위를 선택했다.
전반기에 윤영덕(동남갑) 교육위, 이병훈(동남을) 문체위, 송갑석(서구갑) 산자위, 양향자(서구을) 기재위, 조오섭(북구갑) 국토위, 이형석(북구을) 행안위, 이용빈(광산갑) 과기정통위, 민형배(광산을) 정무위였다.
광주는 후반기에도 8명의 의원이 각각 다른 상임위에서 활동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들의 상임위 쏠림 현상으로 가장 답답한 곳은 전남도이다.
전반기 때 의원 설득에 실패한 전남도는 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민주당 원내대표실에 특정 상임위 쏠림을 막아야 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의 호소가 어느 정도 먹힐지 주목된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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