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고흥처럼 태양·풍력 배당 혜택
에너지로 증세 없는 복지 실현 가능
광주와 전남, 전북의 미래 먹거리인 '호남권 초광역 에너지경제공동체(호남 RE300) 프로젝트'의 청사진이 공개됐다.
지역 정치권은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호남의 미래를 '재생에너지'에서 찾았다. 호남은 재생에너지 생산이 어느 지역보다 용이하다. 벌써 '3020 목표'도 초과 달성했다. 정부가 제시한 '3020 목표'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올리는 것인데, 호남은 이미 2019년에 26.2%를 찍었다.
31일 열린 용역결과 보고회는 지난해 연말부터 논의된 '호남 RE300'의 시작에 불과하다.
정치권이 재생에너지를 호남의 미래로 선택한 이유와 함께 '호남 RE300' 실현을 위한 과제를 짚어봤다.
■ 왜 'RE300' 인가?
전국 17개 광역단체 낙후도를 보면 광주는 8위, 전북 15위, 전남 17위이다. 전남은 전국 최하위로 강원(16위) 보다 낮다.
25년 후 경제활동 가능 인구가 50% 이하로 떨어진다는 통계도 있다. 광주는 그나마 53.4%를 기록했으나 전남 45.3%, 전북 47.5%였다. 25년 후 전남과 전북 도민 10명 중 5명만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호남의 암울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지역 정치권은 '재생에너지'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호남권 재생에너지 잠재량 1위(태양광, 풍력 각각 1위), 재생에너지 발전량 1위(전국비중 32%)란 객관적 데이터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은 전북의 서해 해상풍력단지와 새만금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전남의 신안 해상풍력 단지, 광주 실증에너지신산업(P2G, P2H, V2G,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등에서 이뤄진다.
'호남 RE300'이 실현되면 에너지기본소득으로 증세 없는 복지 실현 가능해진다.
현재 태양광발전 사업으로 안좌도 주민 1천800명은 향후 20년간 1천328억원 배당금을 수령하고, 수상태양광으로 고흥군 거주 세대 및 고흥군은 향후 20년간 530억원 규모의 배당금 및 발전기금을 수령한다. 호남권 시·도민들도 안좌도, 고흥 주민들처럼 에너지 배당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 초광역에너지망 구축은?
최근 제주도에서는 재생에너지 생산량이 발전 출력량을 감당하지 못해 발전을 제한하는 일이 발생했다. 재생에너지 전원 공급망과 저장수단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생한 사태였다.
'호남 RE300'의 성공 여부는 재생에너지 생산을 제한하지 않아도 되는 '초광역에너지망' 구축에 달려 있다. 이 프로젝트를 최초 제안한 송갑석 민주당 시당위원장은 이를 '에너지 고속도로'라고 명명했다.
이날 용역결과보고회에서는 '초광역에너지망' 구축 시나리오가 공개됐다.
먼저 '호남 RE100'이 달성될 2034년까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내 호남지역 송·배전설비 계획 우선 실행 ▲직·교류 혼합 배전망 확대를 통한 소규모 자원 수용능력 제고 ▲호남지역 내 단위 배전망 자립 및 상호 연계 기반 마련이다.
또한 2050년까지는 ▲대규모 수소연료 공급망 구축을 통한 기존 가스 공급망 대체 ▲전기·열·가스 간 에너지전환(섹터커플링) 인프라 구축 및 확대 ▲호남지역 내 단위 배전망 및 열공급망 상호 연계 완성이다.
초광역에너지망에 대해 발표한 김준하 광주과기원 교수는 2034년까지를 '초광역에너지망 구축', 2050년까지는 '초광역에너지망 구현'이라고 표현했다.
투자 규모도 추산됐다.
태양광 6조4천122억, 육상풍력 1조6천685억, 해상풍력 134조3천410억, LNG 수소전환 2천200억 등은 민간주도로 투자(142조6천417억)된다.
정부 재원은 전원접속설비 38조9천28억, 송배변전 보강 4조3천470억, 전력망 구축 5조4천44억, 유연성 자원확보 12조399억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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