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법 통과 불구 ‘반쪽 짜리’ 비판 제기
왜곡·날조 부분 심의과정에서 삭제
대구 매일신문 만평 사건 허점 노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호남동행 의원들과 함께 또다시 광주를 찾으면서 그가 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의 이번 광주 방문은 지난해 6월 제1야당 대표로 취임한 후 세 번째다.
첫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무릎 사과'와 함께 국회에 계류 중인 5·18 법안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지역민들에게 약속했다.
정치권은 김 위원장의 광주 방문을 국민의힘의 '호남 구애'로 해석했다. 호남(광주·전남·전북)에서 표를 얻지 못하면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판단해 호남에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당시 김 위원장을 면담한 5월 단체는 '5·18 역사왜곡처벌법'과 '5·18 진상규명법', '5·18 민주유공자예우법' 등의 국회 통과를 요청했다.
'5·18 역사왜곡처벌법'은 2019년 3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의 5월 망언에서 비롯돼 더불어민주당이 20대 국회에서 당론으로 발의했으나 국민의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한 채 임기만료 폐기됐다. '5·18 진상규명법'은 20대 국회에서 통과돼 진상규명위원회가 출범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진상조사위원 추천이 늦어지면서 위원회 출범이 상당기간 지체된 바 있다. 21대 발의된 법안은 진상조사위원회의 수사권 강화가 골자다.
김 위원장이 전향적 검토를 약속한 3개 법안은 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5월 단체와 한 약속을 지킨 셈이다.
하지만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로 원안에 있던 일부 조항이 삭제되면서 법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쪽 약속'이 됐다는 것이다.
최근 대구 '매일신문 만평 사건'에서 보듯 법의 허점이 노출된 '5·18 역사왜곡처벌법'이 대표적 사례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을)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 원안에 있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인·비방·왜곡·날조' 부분이 심의 과정에서 삭제됐던 것이다.
국민의힘이 이들 조항이 너무 광범위하고, 표현의 자유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허위사실'만 처벌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 인사들은 '부인·비방·왜곡·날조' 조항이 삭제되지 않았다면 대구 매일신문 만평을 '5·18 역사왜곡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5·18 유공자 연금 지급 법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은 곧바로 5·18 유공자 중 생계곤란자에 대해 생활조정수당을 지급하는 '5·18 민주유공자예우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해 생활조정수당 지급 조항은 삭제되고, 공법단체로 등록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데 그쳤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 여야, 13일간 총선 레이스 돌입···'거야 심판' vs '정권 심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문시장사거리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용산살리기' 지원유세에서 권영세 용산구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여야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4·10 국회의원 총선거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각기 '거야 심판'과 '정권' 심판'을 명분으로 총력전을 시작했다.국민의힘은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함께 선거운동이 허용된 28일 오전 0시 서울 가락 농수산물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전 0시 행사를 거르고 오전 10시 대통령실 인근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선대위 출정식을 진행했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내 최대 규모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가락시장에서 "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됐다"며 "국민의힘은 땀 흘려 일하는 생활인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그런 분들이 더 잘살기를 바라는 정당"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곤경해질 것인가 불리해질 것인가를 결정하는 대단히 중요한 선거"라며 "그 전제로 범죄 세력을 심판하겠다. 그걸 넘어서야 민생과 경제를 제고해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한 위원장은 곧이어 같은날 오전 서울 한강벨트 등 수도권 격전지를 찾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심판이 곧 민생이라고 역설하고 있다.한 위원장은 한강벨트인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 거리인사에서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범죄자 세력이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해야 한다. 그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이라고 강조했다.인 위원장은 한 위원장과 함께 가락시장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인 위원장은 같은날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5·18을 폭동으로 비하하는 것은 광주시민을 두 번 죽이는 것으로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날 오전 7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출근길 인사에서 "지금 정치가 잘못됐다면 바꿔야 하고, 정치를 바꾸는 일은 결국 국민들이 해야한다"며 정권 심판 동참을 호소했다.이 대표는 이어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선대위 출정식에서도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 열차가 국민 승리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지금 출발한다. 윤석열 정권 심판은 대한민국 정상화와 민생 재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배반한 윤 정권에게 이제 주권자가, 민주 공화국의 주인이 심판할 때가 됐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압도적 심판 의지를 확실하게 실천하는 유용한 도구가 되겠다"고 지지를 요청했다. 이 대표는 한강벨트인 서울 중·성동갑 등에서 지원유세에 나선다.민주당은 범야권 200석 전망을 일축하며 지지층 이완과 보수층 결집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범야권 200석' 전망에 "불가능한 얘기"라면서 "(과반인) 151석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민주당 주도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대표를 맡고 있는 윤영덕 의원은 같은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은 시대적 과제"라며 "모든 걸 걸고 압도적으로 승리해 민주주의, 민생, 평화, 미래의 퇴행을 막아야 한다"고 지지를 요청했다.제3지대 정당들도 일제히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녹색정의당은 같은날 오전 0시 이태원 참사 현장인 서울 용산구 해밀턴 호텔 골목을 방문한 뒤 서울시청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개혁신당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소방서를 찾아 지역 치안과 소방관들의 근무 환경 등을 살펴보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새로운미래 지도부도 같은날 오전 0시 가락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후 대전 대덕구 박영순 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선대위 출정식 및 출근인사를 진행했다.조국혁신당은 같은날 오전 조국 대표의 고향인 부산에서 출정식을 개최했다. 조 대표는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부산에서부터 동남풍을 일으켜 전국으로 밀고 올라가겠다"고 선언했다. 서울=강병운기자 bwjj238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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